보통의 아침처럼

교통정보신문 發行人 新年辭

보통의 아침처럼

애독자 여러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댁내 편안하시고 사업성취 하시길 바랍니다. 지난해는 황금 개띠 해 이었고, 올해 역시 60년 만에 온다는 황금 돼지띠인 기해년(己亥年)입니다. 누군가 황금이 좋아 붙여진 것이겠지만 ‘황금 보기를 돌 같이 여기’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최영(崔瑩) 장군도 생각게 하는 해입니다.

최영 장군이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던 것은 최영 장군의 부친인 최원직(崔元直:고려 말 문신)이 16세의 최영 때 유언으로 남긴 말이라고 합니다.

이후 최영은 ‘견금여석(見金如石)’ 네 글자를 띠에 적어 평생 품속에 지니고 다니며 아버지의 유훈을 죽을 때까지 잊지 않고 살겠다는 최영 장군의 의지였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들이 황금을 좋아하는 것은 변치 않는 물질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변치 않는 다는 것은 결국 오래 간다는 뜻입니다. 권력을 잡았던 황제들이 장신구를 황금으로 치장했던 것이나 혼인날 금가락지를 끼워주는 것 또한 변치 않고 오래오래 사랑하라는 것이겠지요.

황금으로 온 몸을 치장했던 황제도 천년만년 살자며 금가락지 끼워 주던 신혼부부도 세월이 가면 변하는 것을 우리는 무수히 보아왔습니다. 성군이 될 것을 기대했던 황제는 폭군으로 변해가고 있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자던 부부는 남남이 되어 원수처럼 살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황금을 지나치게 쫓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황금 같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입니다.

지난 해 연말 참으로 훈훈한 기사를 읽고서 새삼 또 하나의 최영 장군을 떠 올렸습니다.

현금 300만원을 주운 초등생이 파출소 달려가 “주인 찾아주세요”하며 현금과 통장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는 기사를 읽고 희망의 빛을 보았습니다.

지난 12월 28일 오후 1시 30분 부산 사하구 장림초등학교 4학년 유창복 군이 부산 사하경찰서 장림파출소에 찾아와 “제가 길에서 돈을 주웠어요. 주인을 꼭 찾아주세요!”하며 길에서 주은 쇼핑백을 건넸다는 겁니다.

날씨만큼이나 얼어붙은 우리들의 마음을 녹인 이 미담이 널리널리 전파되길 바랍니다.

한국인에게 있어 돼지는 없어서는 안 될 가축입니다.

특히 근자에 들어와 삼겹살을 즐겨 먹게 되고 나서 돼지고기는 쌀만큼이나 중요 한 식자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뿐인가요, 돼지꿈을 꾸면 재수가 좋다하여 복권 집으로 달려가고, 돼지는 부(富)와 복(福)을 상징하며 다산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고사를 지낼 때는 돼지 머리가 올라가야 하고, 동전을 모으는 저금통도 돼지가 상징입니다.

그런데 욕심 많은 사람을 욕할 때는 돼지 같은 놈이란 말을 서슴없이 내 뱉습니다. 돼지가 듣는다면 섭섭할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는 황금 개띠라고 했지만 나라 안팎이 뒤숭숭하고 경기는 날개 없이 추락하는 형상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의 취업난, 자영업자의 폐업속출이 유행병처럼 번졌습니다. 정치가들은 국민의 안위나 경제 사정은 제쳐두고 남 탓하기에 급급했고, 자고 나면 트럼프가 또 무슨 정책을 내 놓을까 노심초사하며 한 해를 보냈습니다.

올해라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저 마음 편히 잠들고 깨어날 수 있는 나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소시민들은 신델라처럼 아침에 깨어나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어제처럼 건강하게 눈뜨고 일상이 시작되기를 바라는 보통의 아침처럼 말입니다.

중국의 문학가겸 사상가 루쉰(魯迅)은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갈파했습니다.

미국의 월트디즈니도 “꿈꿀 수 있다면, 그 꿈을 이룰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돼지꿈을 꾸었다고 복권에 당첨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희망이란 꿈은 꾸며 살아야 됩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푸슈킨은 절망, 고통, 이별, 희망, 기쁨, 재회가 공존하는 삶의 본질을 받아들여 순응하지 않으면 인간은 균형을 잃고 죽음을 만나게 된다고 노래했습니다.

지금의 절망이 내일의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돼지꿈 꾸고 하루아침 부자가 되기를 바라지 말고 차근차근 쌓아야 부를 일룰 수 있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아야 하는 새해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

己亥年 元旦

발행인 金元夏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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