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口二言 二父之子라

김원하의 데스크 칼럼

一口二言 二父之子라

 

“민주당의 내로남불이라고 해도 저는 욕먹어도 싸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말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등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피의사실공표에 대한 민주당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자 “(민주당이)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감옥에 가든지 벌금을 내던지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 대신 욕만 먹고 끝나는 일은 얼마나 수월한가. 그래서 욕먹어도 싸다는 말이 나옴직 하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혀를 찰 일이 한 둘이 아니다. 국민이 보는 앞에서 진실 보다는 거짓을 말한다. 금새탈로날 일들을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보통 사람들은 거짓을 말하면 얼굴이라도 불거지기 마련인데 높은 벼슬자리 하겠다고 청문회장에 나온 인사들은 거짓말을 하면서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아마 인두겁이 두꺼워서 그런가 보다.

우리 속담에 ‘일구이언은 이부지자(一口二言 二父之子)’란 속담이 있다. 즉 이 말은 한입가지고 두말을 하면 아비가 둘이라는 말로, 자기를 낳아 주신 어머니가 샛서방을 둔 화냥년이란 아주 험악한 말이다. 아비가 둘이라는 이 말의 깊은 뜻은 누구를 막론하고 한번 한 말은 책임을 지고, 말 바꾸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말이다.

또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란 말도 있다. 남자의 한마디의 말은 천금같이 무겁고 조심스럽게 하라는 말일 것이다.

뱀의 혓바닥은 둘이다. 그래서 성경에 ‘뱀은 간교하다’라고 말한다. 한 입에서 나온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른 이중성과 표리부동은 그 사람이 아무리 성인군자, 고관대작, 영웅호걸이라도 그는 소인배이고 잡놈이지 고매한 인격과 품성을 지닌 대인은 아니다.

최근 조국(曺國) 때문에 조국(祖國)이 시끄럽다. 조국 씨가 서울대 교수로 있을 때 숱한 글을 남겼다. 글은 말 보다 훨씬 신뢰를 줄 수 있고, 길이 보존(?)되기에 그가 청문회 장에서 자신이 한 말로 인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었다.

이런 저런 사유로 그의 부인 정경심 교수는 결국 구속되었다. 이 또한 진실을 숨기고 거짓을 꾸민 것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언변이 좋고 필력이 좋아도 언행이 일치 않는 자들은 누구나 두 얼굴을 지닌 야누스다.

일반 소신민들도 한 입가지고 두말을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정치가들이 국민을 상대로, 성직자가 신도를 상대로 교육자가 학생들을 상대로 일구이언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거짓을 밥 먹듯 하면 나라 질서가 서지 않는다. 전쟁 통에 대통령은 도망가면서 서울을 지키겠다고 했던 이승만 대통령의 거짓방송이나 현재의 문재인 대통령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공약은 과연 지켜지고 있는 것일까.

일찍이 공자도 “나라가 망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정직’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치자나 백성이 일구이언, 즉, 언행일치가 없는 거짓된 사회나 국가는 결국 도덕이 붕괴되고 망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을 거치면서 보수에서 진보 정권, 또는 반대의 경우로 바뀐 뒤 말이 180도 달라지는 ‘영혼이 없는 공무원’들이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정권이 바뀌면 국회의원들은 과거 야당시절 혹은 여당시절에 했던 공약이 하루아침에 바뀐다.

모두가 일구이언 하는 사람들이다.

열녀 ‘춘향수절가’에 “‘二父之子’ 아니어든 ‘一口二言’ 죽어도 못하겠소”하는 대목이 나온다.

춘향이 변사또의 숙청을 거절하면서 이 도령과의 약속을 상기하는 대목이 있다. 아녀자도 이럴진대 내로라 하는 인사들이 들통날 거짓말을 해서 쓰겠는가.

최근 국내 경기가 어려워진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노동시간 단축 같은 것이 핵심요소라고 경제전문가들의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노동연구원은 ‘文정부가 최저 임금을 결정 한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왜냐하면 위원들이 전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는 괴변을 늘어 놓는다. 누구 말처럼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다. 만약에 최저 임금을 많이 올린 결과 경기가 좋아 졌어도 전 정권 탓을 할까. 예로부터 “小人은 탓을 남에게 던지고, 大人은 탓을 자기 안에서 찾는다”고 했다.

좌든 우든 자기가 한말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세 불리하다고 우왕좌왕 하면 국민들은 어쩌란 말인가. 국민들은 눈여겨봤다가 ‘一口二言’ 일삼는 정치가는 퇴출시키자는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교통정보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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