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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②

(Tartaros)

南台祐 교수의 특별기고

술의 신(酒神) 디오니소스(Dionysos) 신화 이야기②

 

서양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시작은 대지의 신 가이아(Gaia)로부터 시작된다. 가이아는 자신이 낳은 하늘의 신 우라노스(Uranus)와 결합해서 크로노스와 제우스에 이르는 그리스 핵심 계보를 형성한다. 제우스를 기준으로 크로노스(Kronos), 우라노스는 각각 아버지, 할아버지에 해당된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우라노스는 매일 지상을 덮어 가이아와 관계를 가졌다. 그래서 우라노스(Uranus, 하늘)와 가이아(Gaia, 대지) 사이에 태어난 자식들로는 티탄(Titan, 거대한) 12남매와 외눈박이 거인 퀴클롭스(Cyclopes) 3형제, 팔이 백개나 달린 거인들인 헤카톤케이레스(Hecatoncheires, 백수거인) 3형제를 출산하였다.

퀴클롭스 또는 싸이클롭스(cyslops)라는 말은 ‘퀴클(cycle)’과 ‘옵스(ops)’라는 말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이미 한복판에 동그란 외눈 알이 박혀 있어서 이렇게 불렀다. 퀴클롭스 3형제 중 맏이의 이름은 브론테스(Brontes)로 ‘천둥’이라는 뜻이며, 둘째의 이름은 스테로페스(Steropes)로 ‘번개’라는 뜻이다. 셋째는 아르게스(Arges)로 ‘벼락’이라는 뜻을 갖는다. 뒷날 이 3형제가 힘을 합해서 제우스에게 무시무시한 무기를 만들어 주는데, 그것이 바로 제우스의 ‘불벼락’이다. 그래서 ‘천둥번개벼락’은 늘 함께한다.

헤카톤케이레스(Hecatoncheires)는 ‘100개’를 뜻하는 ‘헤카톤(ἑκατόν)’과 ‘손’을 뜻하는 ‘케이르(χείρ)’가 합쳐서 이루어진 이름인데, 이들은 100개의 팔과 50개의 머리를 가진 거인 족이었다. 3형제의 첫째는 ‘돌진하는 자’라는 코토스(Cottus)이며, 둘째는 ‘강한 자’라는 브리아레오스(Briareus), 또는 아이가이온(Aegaeon)이라고도 하며, 막내는 기에스(Γύης, Gyes) 또는 기게스(Gyges)라고도 하는데 ‘손을 함부로 놀리는 자’라는 뜻이다. 이들의 힘은 팔과 머리로부터 생성된다.

Hecatoncheires
Polyphemus(1802) by Johann Heinrich Wilhelm Tischbein,

신화에 따르면 우라노스는 밤마다 가이아에게로 와서 자식들에게 권좌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서 자식들을 가이아의 자궁 속으로 집어넣으려고 했지만, 가이아의 거부로 번번히 실패했다. 우라노스는 자식들이 자신의 권력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티탄족 자식들이 대부분 아름답기는 했지만, 그는 퀴클롭스 3형제와 헤카톤케이레스 3형제의 괴물 같은 외모가 너무 싫어 그들을 가이아의 자궁 속으로 다시 밀어 넣으려고 했고, 이것은 끔찍한 사태를 야기시키고 만다. 결국 우라노스는 무한지옥인 지하 세계인 타르타로스(Tartaros)에 퀴클롭스와 헤카톤케이레스 형제들을 감금시키게 된다.

다른 전스에는 헤카톤케이레스의 아버지인 우라노스는 자신의 자식들인 헤카톤케이레스와 퀴클롭스 3형제들을 태어날 때부터 아주 싫어해서 어머니 가이아(대지)의 깊은 곳 타르타로스에 강력한 사슬로 묶고 감추어 두고 햇빛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타르타로스는 2군데를 의미한데 전자인 경우에는 모성애로, 후자는 자신의 괴로움으로 그 자식들을 해방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렇듯 우라노스는 부인 가이아와의 사이에서 퀴클롭스와 헤카톤케이레스가 태어나자 이들을 싫어하여 이들 각각이 태어나는 대로 그 즉시 타르타로스에 감금했는데, 이로 인해 가이아는 큰 슬픔과 분노를 가지게 되었다. 괴물의 자식들이지만 모성애의 전형이 엿보인다. 그리하여 가이아는 우라노스를 응징하고 이들 감금된 자식들을 구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가이아가 감금되지 않은 아들들 즉 감금되지 않은 티타네스(Titanes)들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하자 모두가 겁을 먹고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러다 마침내 ‘12명의 티탄 자녀’들은 우라노스를 두려워했지만, 막내인 크로노스(Krónos)가 가이아의 계획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어머니 가이아는 크로노스에게 ‘스퀴테(schythe)’라는 거대한 낫을 건네주며 우라노스의 성기를 제거하라고 사주했다. 가이아의 계획에 따라 밤에 크로노스가 우라노스를 거세한 후 타르타로스에 감금시키고, 자신의 친동생들인 퀴클롭스와 헤카톤케이레스를 구출하였고, 이 결과 크로노스는 신들의 왕이 되었다. 우라노스는 자기가 만든 무한지옥인 타르타로소에 갇히게 된 것이다.

크로노스의 이미지. 양손에 시간의 신을 상징하는 모래시계와 티탄의 왕을 상징하는 스퀴테(Schythe)를 들고 있다.

타르타로스는 지하의 명계(冥界) 가장 밑에 있는 나락(奈落)의 세계를 의미하며 지상에서 타르타로스까지의 깊이는 하늘과 땅과의 거리와 맞먹는다고 한다. 주신(主神) 제우스의 노여움을 산 티탄신(神) 일족이나, 대죄를 저지른 탄탈로스, 시시포스, 익시온 등과 같이 신을 모독하거나 반역한 인간들도 이곳에 떨어졌다고 한다. 나중에 어머니인 가이아와 관계를 맺어 거인 티폰과 괴물 에키드나의 아버지가 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후 크로노스도 아비와 똑같이 퀴클롭스와 헤카톤케이레스를 타르타로스에 다시 감금했는데, 헤시오도스는 <신들의 계보>에서 크로노스가 헤카톤케이레스를 가둔 이유는 이들이 “너무 뛰어나게 남자답고 잘생겼으며, 신체가 거대하여서(exceeding manhood and comeliness and great size)”라고 표현하였는데, 크로노스가 이것을 질투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헤카톤케이레스는 티타노마키아(Titanomachia), 즉 크로노스가 이끄는 티탄들과 제우스가 이끄는 올림포스 신들 간의 전쟁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티타노마키아는 서로의 세력이 팽팽하여 10년간이나 싸움이 지속되었는데, 올림포스 신들은 크로노스가 다시 가둔 헤카톤케이레스를 가이아의 조언에 따라 타르타로스로 부터 구출하여 자신의 편에 서게 하였다.

구출된 헤카톤케이레스는 올림포스 신 진영의 사기를 북돋우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기세가 충천하였으며, 또한 헤카톤케이레스가 구출된 바로 그날 양측의 온 힘을 다한 총력전이 일어났는데, 제우스와 헤카톤케이레스는 눈부신 활약을 하였다. 이 전투의 결과, 10년간의 전쟁, 티타노마키아(Titanomachia)가 올림포스 신들의 승리로 종결되었고, 제우스가 모든 신들과 인간들의 왕이 되었다.

제우스는 패배한 티탄들을 타르타로스에 가두었고, 헤카톤케이레스는 이들을 감시하는 교도관의 역할을 맡게 하였다. 이로써 그리스 신화에서 티탄의 시대가 끝나고 제우스를 주신(主神)으로 하는 올림포스 신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The Mutilation of Uranus by Saturn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라내는 크로노스와 그를 지켜보는 가이아. 그의 쿠데타는 그리스 신화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어머니에게 우라노스를 처단하면 타르타로스에 갇힌 다른 형제들을 해방시켜주겠다 약속을 했는데 배반한다. 그리고 본인이 신들의 우두머리가 된다. 막내가 이렇게 어머니와의 약속을 어기니까 당연히 그 어머니 가이야는 배신감으로 앙심을 품으면서 어떻게 저주할까? “아비를 내친 자식 또한 그 아비의 뒤를 따르리라”며 자기 막내아들 크로노스를 저주하게 이른다.

가이아는 덩치 큰 자식들이 자신의 몸 안에서 요동치는 바람에 견딜 수가 없었다. 원하지 않던 자식을 낳게 한 우라노스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 가이아는 몸속에 있는 아다마스(Adamas)라는 금속으로 큰 낫을 만들고, 막내아들 크로노스(Cronos)에게 우라노스의 성기를 낫으로 잘라 버리라고 했다. 밤이 되어 우라노스가 가이아의 옆에 누웠을 때, 몰래 침실에 숨어있던 크로노스는 준비한 낫으로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라 바다에 던졌다. 힘을 잃고 달아나던 우라노스는 자기 자식들을 ‘깡패’나 ‘불한당’을 뜻하는 ‘티탄’이라 부르고 비난했다. 그리고 크로노스에게는 ‘언젠가 반드시 후회할 날이 있을 것이다’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한편, 크로노스가 우라노스의 성기를 자를 때 핏방울들은 가이아의 몸 위로 떨어졌고, 성기는 가이아의 몸을 감싸고 있던 바다에 떨어졌다. 아들의 저주로 아버지 자리에서 쫓겨 날 것이라는 예언은 그리스 전신화를 감싼다. 아들의 저주로 아버지의 위치를 잃은 제1-3세대의 모형은 ‘우라노스→ 크로노스→ 제우스’로 이어진다.

가이아의 몸 위에 떨어진 우라노스의 핏방울에서 복수의 여신들인 에리뉘에스(Erinyes) 자매, 거인족 기간테스(Gigantes) 형제가 태어났다. 또한, 바다위로 떨어진 성기는 바다를 떠돌아다니며 흰 거품을 만들어냈고, 이 거품에서 사랑과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거품에서 태어난 신)가 탄생했다.

우라노스에게 통치권을 주었던 가이아는 이렇게 하여 그를 권좌에서 내쫓았고, 크로노스가 천상의 최고의 신이 되었다. 이후로 부부였던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영원히 갈라서게 되어, 하늘과 땅은 멀리 떨어져 있어 더 이상 섞이는 일이 없게 되었다.

흔히들 ‘크로노스’ 하면 어떤 신을 떠올리게 될까. ‘시간의 신’, ‘제우스의 아버지’, ‘티탄의 왕’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이 신의 존재를 회상할 것이다. 사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크로노스’의 이미지이다. 다음 그림의 이미지가 보통 사람들이 떠올리는 ‘크로노스’의 이미지일 것이다.

위 그림에서 시간의 신을 상징하는 모래시계와 함께 우라노스(Uranos)의 거세를 상징하는 낫을 들고 있다. 우라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하늘의 화신이다. 가이아(Gaia)의 아들이자 남편이다. 크로노스의 아버지 이자 제우스의 할아버지이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Theogony)〉에 따르면 태초의 카오스(Chaos)에서 가이아가 나왔고, 가이아는 우라노스 및 산과 바다를 낳았다. <다음호 계속>

남태우 교수

남태우 교수

▴문학박사/중앙대학교 명예교수▴전남대 교수▴중앙대학교 도서관장▴중앙대학교 교무처장▴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한국정보관리학회장▴한국도서관협회장▴대통령소속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

◇ 필자 남태우 교수 경력:▴전남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중앙대학교 중앙도서관장▴중앙대학교 교무처장▴중앙대학교 문과대학장▴한국정보관리학회장▴한국오픈엑세스포럼회장▴한국 문헌정보학교수협의회장▴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한국도서관협회장▴중앙대학교 명예교수(현재)▴현재 건전한 음주문화 선도자로 활동하고 있음

◇ 음주관련 저작리스트:▴비틀거리는 술잔, 휘청거리는 술꾼이야기(1998)▴주당별곡

(1999)▴술술술, 주당들의 풍류세계(2001)▴알코올의 야누스적 문화(2002)▴음주의 유혹, 금주의 미혹(2005)▴주당들의 명정과 풍류(2007)▴홀 수배 음주법의 의식과 허식(2009)▴술잔의 미학과 해학(2013)▴은자의 명정과 청담세계(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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