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성 누룩마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되도록 추진

유청길 대표가 모친(전남선 여사)과 누룩방에서 누룩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500여년 이어온 전통누룩이 금정산성 막걸리 맛의 핵심

‘금정산성 누룩마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도록 추진

 

막걸리 맛의 절반은 누룩이 좌우 한다. 얼마나 질 좋은 누룩을 사용했는가에 따라 술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양조장들은 좋은 누룩을 빚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도 해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개량 누룩인 입국(粒麴)을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막걸리의 주원료인 쌀이 아니고 누룩이 술맛을 좌우하는 것은 누룩은 단순한 발효제가 아니고 다양한 미생물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금정산에 터 잡고 있는 ‘금정산성막걸리(대표이사 劉淸吉, 63)’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은 바로 5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누룩으로 막걸리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금정산성은 금정산성 막걸리로 통한다. 누룩과 식초가 있기 때문이다. ‘금정산성 누룩마을’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 금정산성 누룩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전통누룩

금정산성 마을에서는 500여 년 전부터 누룩을 빚어 왔다고 한다. 산성에 있는 마을이라 별다른 농토가 없어 생계수단으로 누룩을 빚어 팔아서 생계를 유지해 왔다.

그래서 누룩이 주요 소득원이 되었고, 세무당국의 밀주단속에서도 꿋꿋하게 누룩을 지켜왔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누룩마을인데 현재는 금정산성양조장 외에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누룩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낸 네모진 누룩과 금정산성 누룩은 모양부터가 다르다. 금정산성 누룩은 피자처럼 원형이다. 그러면서 가운데는 얇고 가장자리는 두툼하다.

피자처럼 생긴 금정산성 누룩은 과학적으로 생산된 것으로 좋은 술을 만드는데 근본이 되고 있다.

10여 년 전 일본의 효모를 연구 하는 학자들이 금정산성 양조장을 방문 한 적이 있었다한다. 그 때 일본 학자들이 금정산성 누룩을 보고는 참으로 과학적으로 만들었다고 감탄했다고 한다.

가장자리가 두툼하여 수분을 더 많이 간직할 수 있어서 누룩균을 전체적으로 골고루 생성될 수 있도록 한 것이 결국 좋은 술맛을 내고 있다고 본 것이다. 500여 년 전 우리의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자랑스럽기도 하다.

금정산성누룩은 통밀(주로 경상도 지방에서 재배한)을 굵게 갈아서 틀에 넣지 않고, 베보자기에 싸서 딛는다. 숙련공이 2-3분 딛어야 누룩 안에 있던 공기층을 없앨 수 있다. 그래야 누룩이 잘 뜬다.

6-7일이 지나면 누룩이 완성되지만 1개월 이상 건조해야 군내가 없어지고 토착균이 더 많이 붙어 좋은 누룩이 된다.

누룩은 누룩방의 선반위에다 짚을 깔고 보름 정도 띄운다. 그리고 숙성단계를 거쳐야 사용이 가능하다. 누룩은 오래 묵을수록 좋은 술 맛이 난다.

금정산성막걸리에서는 하루 500여장의 누룩을 만드는데 하루에 막걸리를 빚는데 필요한 량이다. 그래도 만약을 위해 항상 2만여 장의 누룩을 비축해 둔다고 했다.

전통누룩으로 빚은 전통 막걸리

◇ 민속주 1호로 허가 받은 금정산성막걸리

금정산성 막걸리는 일제 강점기에는 만주와 일본까지 건너갈 정도로 명성을 떨쳤다고 한다. 1960년대부터 정부의 누룩제조 금지조치로 시련이 있었으나,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80년 전통 민속주 1호로 지정받아 오늘에 이른 곳이 산성막걸리다.

일반적으로 소주를 빚을 때는 흑곡(黑麯)을 막걸리를 빚을 때는 백곡(白麯)을 사용하지만 전통주를 빚을 때는 황곡(黃麯)을 사용한다. 그런데 금정산성막걸리를 빚을 때 사용하는 누룩은 이 세 가지 누룩이 가지고 있는 당화효소와 효모가 고루 들어 있는 누룩이기 때문에 술맛이 독특하다.

특히 산성마을의 누룩이 세간의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은 환경적인 영향이 크다. 오염되지 않은 좋은 물, 그리고 누룩이 잘 숙성 될 수 있는 기후 조건 등이 좋은 누룩을 만들 수 있게 했고, 이 누룩을 사용한 막걸리가 맛이 좋아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닐까.

기능공이 2-3분 디디면 피자처럼 생긴 누룩이 만들어진다.

금정산성막걸리 발전 과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인물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이 부산군수사령관 시절 당시 밀주였던 금정산성막걸리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그 후 대통령이 되고 나서 박 전 대통령은 막걸리를 합법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 한데서 나온 것이 대통령령(제9444호)이다. 이 영으로 1979년 ‘금정산성막걸리’는 민속주 1호로 허가 받은 것이다.

유청길 대표는 초창기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견디어 내고 전통주 생산에 외길을 걸어왔다. 이런 공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2013년 12월3일 대한민국 최초 막걸리분야 식품 명인(제49호)으로 유청길 대표를 선정했다.

유 사장은 “막상 명인으로 선정되고 나니까 각종 분야에서 제제를 받는 것이 많지만 자긍심만은 대단하다”고 했다.

유 사장은 “전통누룩으로 빚은 막걸리는 우리의 혼이 들어 있는 고유의 문화유산입니다. 이를 보존하고 더욱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 ‘금정산성 누룩마을’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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