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술의 발전은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전통주의 발전은 관계자들의 협력이 중요하다/ 출처-픽사베이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 152

지역 술의 발전은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전통주 발전에서 중요한 요소는 전통주를 업으로 하는 생산자, 양조장들의 의견을 대신하는 협회, 양조장을 지원 하는 지자체, 그리고 전통주 전반의 정책과 방향을 정하는 정부가 자신의 맡은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인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영동와인은 지속적인 지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출처-영동군

전통주에 대한 정부의 진흥 정책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10년 2월에「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통계조사, 술 품평회, 술 교육훈련기관, 술 품질인증 등의 규정이 세워졌다. 이후 ‘11년 9월 전통주 등의 산업발전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3대 전략에 따른 25개 과제를 마련했다. ‘우리 술 대축제’, ‘찾아가는 양조장’, ‘전통주갤러리’ 등의 사업은 그 성과나 만족도도 좋다. ’19년 4월에는 2차로 ‘2018 전통주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새로운 전통주 발전 방향을 발표 했다.

2018 전통주산업 발전 기본계획 / 출처-농림축산식품부

앞에 열거한 정책 대부분은 정부에서 시행하는 것들이다. 지방자치단체(도, 광역시 등)와 연관되어 시행되는 정책 내용은 많지 않다. 간혹 지자체가 관여 되어도 그 역할은 중앙에 올라갈 양조장 또는 주류에 대한 선발 또는 추천일 뿐이다. 일부 특화된 지역(한산소곡주, 고창 복분자, 진도 홍주 등)을 제외하고는 전통주에 대한 사업을 하는 곳이 많지 않다. 특히, 전통주 연구에 관심을 갖는 지자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소곡주 교육 포스터 / 출처-한산소곡주명품화 사업단

하지만 전통주에서 지자체의 역할은 크다. 경기도는 2007년도부터 지속적으로 다양한 전통주 진흥 사업을 해왔다. 경기도의 사례를 보면서 전통주발전을 위한 지자체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경기 쌀 소비 활성화 및 우리 술 축제 지원 등의 행정적 지원을 통해 전통주의 확산에 기여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영세한 경기도 양조장 업체에 신제품을 개발하고 기술이전을 했다. 업체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연구 및 컨설팅을 통해 전통주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개발 전통주 특별 시음회 / 출처-경기도농업기술원

지자체 마다 전통주의 활성화를 위해 ‘전통주 조례’가 만들어진 곳이 많다. 대부분 지역에서 생산되는 술 판매를 끌어올려 농산물 소비를 확산 시키려는 의도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례 제정에서만 끝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전국에는 800여 곳의 양조장이 있고 이 모든 양조장을 정부에서 관리할 수 없다. 지역 양조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 양조장을 가장 가까이서 관리 할 수 있는 지자체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전통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지역이 있다. 충청남도이다. 충남도는 전통주의 우수성을 알리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충남술 Top-10’을 선정·홍보했다. 충남술 Top-10 선정은 충남 술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고, 판매 활로를 개척하기 위하여 2018년부터 시행한 사업이다. 이밖에 충남도의회는 한산 소곡주를 지원하기위해 나섰다. 도의회 ‘농수산업의 6차 산업 활성화 방안 연구모임’에서 한산소곡주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충남술 Top 10 선정 평가 시음회

지자체의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몇몇 양조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 지역 술을 되살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지역 농업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야 한다. 쌀 소비 확대 및 특산물 소비를 통해 농민 소득 증대가 가능하다는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 관광과의 연결을 통해 양조장 방문 및 이를 지역의 축제로 발전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지역 관광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지역술
찾아가는 양조장(좌) 한산소곡주 축제(우)

전통주 산업 발전은 정부에서 큰 틀을 만들고 이끌어 가야 한다. 하지만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 양조장은 대부분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노력에 정부의 도움만 있다면 지역 전통주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두 번의 단기 지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술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초사업을 실행해야 한다. 전통주의 발전은 지자체의 관심만큼 비례적으로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형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직물연구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한국술 연구를 하는 연구원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 연구사.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 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 했다. 개발한 술들이 대통령상(산양삼 막걸리), 우리 술 품평회 대상 (허니와인, 산양삼 약주)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매체에 한국술 발전을 위한 칼럼을 쓰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로

www.koreasool.net 운영 중이다.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