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친환경 와인에 대한 ‘EU 집행위원회 정책’

유럽 친환경 와인에 대한 ‘EU 집행위원회 정책’

한관규 원장(와인마케팅경영연구원)

최근에 EU 집행위에서는 유럽 와인 라벨에 사용하는 내추럴 와인 문구 사용을 금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와인 산업계도 이 결정에 동의하였고 환영하고 있다. 친환경 와인과 ‘내추럴 와인’이 어떻게 구분하고 있는지 요약해보고자 한다.

◇친환경 와인 분류

친환경 와인은 유기농 와인과 바이오다이나믹 와인, 내추럴 와인으로 구별된다. 그리고 국가마다 친환경와인에 대한 정의가 조금씩 다르다. EU 현행법은 유기농 와인에 대한 정의를 포함하지 않고 있으며 와인 라벨에 유기농 와인이라는 표기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법적인 측면에서 유기농 와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기농 와인(Organic Wine)은 보통 유기농법으로 어떠한 화학분말 제품도 사용하지 않고 무농약 재배를 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바이오다이나믹 와인(Biodynamic Wine)은 우주의 주기 변화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기본철학, 화학물질을 전여 사용하지 않고 소의 뿔거름, 애기 쐐기풀, 서양민들레 등 각종 천연 혼합물을 사용하여 행성의 위치에 따라서 포도 수확시기와 와인의 병입시기 등을 천체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하여 생산한 것이다.

이처럼 유기농 와인이라고 불리는 거의 모든 와인이 와이너리에서 화학적 또는 기술적인 처리가 이루어진다. 유기농 와인이 양조 과정에서 첨가물이 전혀 없다고 잘못 믿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유럽에서 이런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자연 와인, 내추럴(Natural Wine)이라는 용어가 나타나게 되었다.

내추럴 와인은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해 만들 뿐 아니라 가장 친환경적으로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런 연유로 내추럴 와인은 유기농 와인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내추럴 와인은 유기농 와인과 바이오다이나믹 와인을 합친 양조방식에 자연효모사용, 논 필터링, 아산화황무첨가 등을 더 강조한 가장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것을 뜻한다.

◇EU 집행위, 유럽 와인 라벨에 내추럴 와인 문구 사용 금지

유럽에서 생산되는 와인 레이블에 ‘내추럴 와인’ 문구를 공식적으로 붙일 수 없게 되었다. EU 집행위원회는 ‘내추럴’이란 어휘가 갖는 논란과 개념의 모호함으로 인한 부작용이 큰 만큼 향후 라벨에에 명기할 수 없도록 결정하였다.

EU집행위 결정 과정에는 CEV (유럽 12개국 23개 와인 생산자 협회의 대표기구) 대표가 참여했다. 이그나시오 산체스 레카르트 이탈리아 와인 연합(UIV) 부회장, 산드로 사토르 페데르비오 총서기, 스페인 와인 연맹(FEV)의 호세 루이스 베니테즈 등이다.

결정의 요지로서 내추럴이란 문구는 매우 모호하고 논쟁적이며, 가장 근원적인 문제로 ‘Natural Wine’ 이라는 표시가 붙으면 포도 품질에 대한 평가를 은연중에 오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그 표현이 붙지 않은 와인은 자연적이지 않은 매우 인공적이거나 품질 수준이 떨어진 와인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와인협회 파올로 카스텔레티 사무총장은 ‘내추럴이라는 형용사는 기만적인 표현이다. 왜냐하면 내추럴이란 문구를 읽으면 소비자가 핵심적인 특성을 본질적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와인 품질에 대한 잘못된 평가의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어, 와인 전반에 대한 잘못된 소통, 오해를 부르는 표현이므로 ‘내추럴 와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페더비니의 오타비오 카기아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먼저 ‘내추럴 와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와인은 수 십 년 동안 보다 훌륭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와 관련해 전문가, 농학자가 합심해 빚어낸 기술력의 산물이다. 따라서 내추럴 와인이란 표현으로 특정 와인의 레이블을 덮는다면 나머지 와인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고 그것은 커다란 잘못을 범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혼란을 쉽게 일으킬 수 있는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바로 ‘내추럴’이다.”라고 반대 이유를 피력하였다.

FIVI(이탈리아 소규모 와인 재배자 연맹)의 마틸드 포기 회장 역시 레이블에 ‘내추럴 와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는 와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협회에는 와인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재래식 와인, 유기농 와인, 내추럴 와인 제조사가 두루 있으며 각자의 와인 제조 방식은 고유한 가치를 지니는 만큼 오해를 부를 수 있는 독점적 표현은 지양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까지 그들 ‘내추럴 와인업자’들만이 독단적으로 마케팅 차원에서 붙이는 표현인 만큼 그러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표기는 타당하지 않다는 게 포기 회장의 생각이다. 마틸드 포기 회장은 “더 나아가, 내추럴의 개념이나 의미를 명확히 하고 그것을 토대로 표준화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면서 먼저 그러한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단 ‘내추럴 와인’이란 레이블 표기는 불허하기로 했지만, 전반적으로 업계의 의견은 명확하고 조정된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모아졌다. 유럽의 법률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내추럴 와인을 제시하는 적절한 용어를 포함한 구체적인 규칙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지다. 새로운 규칙이 정해지기 전까지 적어도 유럽에서 생산되는 와인 병에 ‘내추럴’이란 표기는 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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