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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음주문화와 알코올 정책(中)

주류산업과 정책이야기(32)

독일의 음주문화와 알코올 정책(中)

조성기(아우르연구소 대표/경제학박사)

 

여성음주와 청소년 음주는 독일에서도 큰 문제로 증가 중

독일 남성들의 음주량과 음주빈도는 사회경제적 요인들과 관계가 없지만 음주선호도는 사회경제적인 계층과 관련이 있다. 가격이 비싼 술이나 수입주는 소득이 높은 사람들의 차지다.

독일의 음주연구자들은 그 이유를 비싼 술이나 수입주가 독일인에게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득과 음주와의 관계는 여성들에게서 분명히 나타난다. 고소득자이면서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정기적인 음주기회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술은 역시 와인이다.

◇ 음주자 유형별 남녀비교(단위 : %)

남성(100)

여성(100)

금주 또는 가끔 음주

13

32

적정음주(1주일에 140g 이하)

43

55

과음자(1주일에 280g 이하)

20

9

고도음주자(1주일에 280g 이상)

24

4

독일의 주점에서는 마시고, 떠들고, 카드놀이를 하거나 친구들과 사교생활을 하게 된다. 이 때 여성은 남성과 같이 오지만 취한 남편을 집으로 데리고 가거나 술이 깨도록 돕는 것이 그들의 임무가 된다.

물론 일부 여성들의 경우 그러한 전통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적어도 1990년대 중반 때 까지 확인된 자료에서는 그러한 역할이 일반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이후는 물론 변화가 크다. 독일 남성과 여성의 음주유형자 비교 결과를 보면 그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술을 안 마시는 여성이나 1년에 1-2잔정도 입에 대는 여성은 32%, 남성은 그러한 사람이 13%에 불과하다. 한편 과음하는 남성은 44%이고 4명 중 1명이 매우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다. 15세 이상 음주자들의 음주량을 보면 총음주량이 16.9리터인데, 남성은 24리터이고 여성은 8.3리터다. 8.3리터는 결코 적은 량이 아니다. 지난 1년간 술을 안 마신 자에 대한 조사도 전체가 20.6%인데, 남성은 11.5%, 여성은 29.4%이다. 여성의 70.6%가 지난해에 술을 마셨다는 것이다.

독일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적정하게 마시고 있다는 사실은 독일 남성에 비해 그렇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독일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맥주, 와인, 증류주 모두 적게 마신다. 그렇지만 여성문제 음주자가 13%나 되는 자료도 있어 여성들의 술 문제가 문제수위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여성음주 문제를 지적하지만 독일 남성들이 주종에 상관없이 과음을 하는 사람이 많고, 폭음자도 상당수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술 마시는 남성들이 필름이 끊어지는 현상을 자주 경험한다고 호소한다. 필름이 끊어진 경험은 여성이 6%지만, 남성은 33%가 넘는다.

문제음주자로 사용장애자(alcohol disorder) 통계를 보면 15세 이상 인구의 6.8%가 문제로 조사되었다. 남성의 9.8%가, 여성의 4.0%가 문제였던 것이다. 남성은 10명중 1명이 문제고, 여성은 25명 중 1명이 문제다. 어느 나라나 상습음주자 들이나 문제음주자 들은 조사할 때 음주량을 낮게 적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문제음주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알코올의존자는 남성이 5%, 여성이 2%다.

결국 독일 남성들이 술을 많이 마신다는 것이 분명하지만 여성들의 음주량과 문제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 음주문제 관리에서는 독일이 성공적이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음주량이 유럽전체 평균보다 2-3리터가 많은데도 사용장애자는 2%포인트 낮은 것이 그것이다.

많이 마시는데도 문제가 적다는 것은 오랜 기간 집중해 온 도덕재무장운동의 결과일까? 맥주를 많이 마시고 독주를 덜 마신 결과일까? 아직 독일학계에서 그 사실에 대한 정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독일 법에서의 알코올 사용과 판매 규제는 대부분 청소년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법적 규제는 청소년들이 술로부터 벗어나 술을 마시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 주로 적당한 음주습관에 대해 알리고 가르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청소년은 어린 시절부터 어른과 마찬가지로 또래들의 음주강요 압력에 시달린다. 독일에 “일생에 한 번도 취하지 않은 사람은 진정한 사나이가 아니다”라는 금언이 있을 정도이다. 즉, 독일청소년들의 과음은 성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가 된다.

청년이 군대에 가게 되면 대부분 정기적으로 음주를 하게 된다. 군대에서의 음주는 물론 ‘단지 즐기기 위한’ 수단이고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것이지만 이 때 가지게 되는 음주습관이 평생을 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 술을 한잔 사는 것이 남자세계의 덕목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청년들은 음주기술을 자랑하려고 음주게임을 일삼아 과음에 시달린다. 그리고 군대가 아니더라도 학생클럽이나 기숙사에서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 많은 청소년이 알코올을 오용하게 되고, 일부는 알코올에 중독된다.

다행스럽게도 독일 소녀들은 소년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또래 압력도 많지 않고 마시더라도 대부분은 단기적으로 그렇게 할 뿐이다. 적정한 음주를 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는 것이 남학생들과 다른 점이다. 특히 여학생이 만취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다. 독일의 음주연령제한은 맥주와 와인은 16세 증류주는 18세다. 고등학생이상이면 모두에게 음주가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다.

노동의 피로를 풀고 정치적 최전선이었던 독일의 술집들

맥주의 나라 독일 내에서도 음주문화는 확실히 지역별로 다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지역 간 음주패턴과 음주습관이 다르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가만히 관찰해보면 지역마다 다른 점도 있고 전국 어디를 가나 비슷한 것도 많다.

목로주점(Kneipe), 여관겸용 주점(Wirtshaus), 작은 주점(Weinstube), 비어가든(Bier

Garten)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주점들은 맥주, 와인, 증류주나 칵테일 등을 마시는 다양한 장소들이다.

독일 공공음주장소의 다양성을 더 알아보려면 중세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독일 전역에 퍼져있는 펍(Pub)이나 바(Bar), 살롱(Saloons), 볼룸(Ballrooms), 비어홀(Beer Hall) 등은 19세기에 대다수가 생겨났기 때문에 과거의 역사를 전부 살펴 볼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그 당시 하층민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서 모여서 놀고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데 술집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엥겔스의 자료를 보면 산업혁명 초기의 노동자의 생활조건은 매우 나쁜 상황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노동자들은 집보다는 밖에서 퇴근 후의 자유 시간을 보내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집의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격을 해오자 도시의 좁은 공간에서 살던 일부 시민들이 지방이주를 생각하는 이유도 큰 맥락에서는 마찬가지다. 개인 방이 없는 청년들이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대화하는 것도 그렇다.

약삭빠른 부자들은 그 시절에도 많았다. 돈이 보이자 사장들 중 일부는 공장 근처에 주점을 차렸다. 공장에서 일하며 이윤을 남겨준 노동자들이 퇴근 후에 마실 술집을 소유하고 술값을 시장가격보다 더 높게 받아 추가 이윤을 챙겼다는 것이다.

낮이나 밤이나 끊임없이 돈벌이의 대상이 되는 것이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노동자들이다. 즉, 독일의 펍은 산업화가 진전된 이후 노동자들의 휴식 장소이자 자본가들의 돈벌이 장소였던 것이다. 펍이 ‘가난한 자들의 사교장소’라는 것은 영국이나 독일에서 모두 유사한 상황이었다.

술은 노동 뿐 아니라 정치와도 관련성이 컸다. 1869년에서 1900년 사이에 사회민주당이 강력한 정치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펍은 사민당원들의 집회장소가 되었다.

이러한 일은 1878년- 1890년 까지 사민당이 문을 닫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남성들은 펍에서 ‘맥주’를 주문하였고, 정치에 대해 논의하였다. 경찰들은 사민당원들이 자주 모이는 펍을 기습하였으나 일반 손님과 사민당원을 구분하기는 어려운 노릇이었다. 이렇게 펍은 노동자들의 피로회복처이자 정치적 은신처로서 기능하였다.

그 이후 시대가 바뀌면서 독일의 펍은 일반적인 파티장소로 변화해 갔다. 독일의 사민당은 펍의 태동에 관여한 셈이 된다. 지금은 펍이 정치가 논의되는 곳이 아니다. 다만 술을 마시기 위해 오는 곳일 뿐이다.

독일 음주문화의 역사적 현장은 ‘펍(Pub)’

독일의 펍과 음주문화를 완전히 이해하자면 역사적인 자료를 찾아 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펍은 노동자들의 숙소에 가깝게 위치해 있었다. 당시의 펍은 멋진 가구 장식 인테리어가 없는 단순한 장소였다. 구조는 대체로 입구에 바가 위치해 있고, 속에는 테이블, 의자, 벤치 등이 있는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었다. 실내조명은 어두운 편이었고 맥주잔의 높이를 확인 할 수 있는 정도였다.

맥주는 펍에서 가장 일반적인 주류였다고 한다. 물론 나중에는 증류주도 팔았던 것은 물론이다.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의 펍에서 와인이 판매된 것은 물론이다. 와인의 산지인 팔라티네이트 지방, 라인계곡 지방에서는 펍에서 와인을 팔지만 다른 지방에서 와인을 마시려면 레스토랑으로 가야 한다. 독일의 술 마시는 곳에는 대체로 여성들을 위한 시설이나 특별한 자리는 지정되어 있지 않았다. 대부분의 손님이 남성이기 때문이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최근에도 독일의 펍에는 단골손님들이 있다. 어느 나라 술꾼들이라도 저녁시간에 휴식하기 위해 단골 술집을 하나쯤은 만들게 된다. 일본의 직장인들이 집 앞 동네 선술집을 늘 방문해서 부인들의 눈총을 산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독일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 술집의 단골손님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 들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술꾼은 어디나 있다. 일부 손님들은 거의 매일 와서 술을 마신다는 것이다.

독일의 노동자들은 직장 일이 끝나자마자 단골집에 와서 맥주 한두 잔을 마신다. 주로 바에 둘러서서 마시거나 바텐더나 다른 손님들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혼자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오후 5시에서 6시 정도까지는 술집 안이 조용한 편이다.

독일의 술집에서 여성손님들은 환대를 받지 못하는 편이다. 바는 대체로 남성들의 차지가 되고 용감하게 술집으로 들어선 여성 고객은 적대적인 상황에 놓이거나 일종의 성과 관련된 부당행위를 당할 수도 있다.

사회학적 용어로 설명하면 그 경우 여성들이 남성의 영역을 침범했거나 허용되지 않은 일을 시도한 것이 된다. 그러니 술집 공격은 페미니스트인 여성은 일부로라도 시도할 일이 된다. 독일의 펍에는 문자화되지 않았지만 지켜지는 법칙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중 금기들은 대체로 여성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통상 일찍 온 손님들은 30분정도 술을 마시고는 떠난다. 그 중 일부는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그 때 혼자 오는 사람, 친구들이나 부인과 오는 사람 등 다양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독일의 펍에서는 일반적으로 음식을 많이 팔지 않는다.

주로 술을 마시는 장소이다. 저녁 8시나 9시가 되면 술집은 많은 손님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 때 술집 속은 큰 소음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진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술을 마시게 되므로 술집 안은 매우 혼잡하다. 코로나 바이러스시대 거리두기 규제로 술집이 문제가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더욱이 담배를 피는 것도 일상적이다. 상상만 해도 어지러울 것이다. 처음에는 대체로 웃음소리도 가득 찬다. 취기가 돌면 분위기가 상승하고 목소리는 점점 커진다. 급기야는 가끔 더 큰 아우성이 벌어지기도 한다. 독일에서도 일부 펍에서는 싸움이 자주 벌어진다.

또한 어떤 펍에서는 그런 일이 매우 드물다. 그러한 차이는 주로 바텐더가 취객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보이는가에 달려있다. 독일의 음주문화를 가름하는 주인공이 바텐더라는 해석도 가능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손님을 조금 잃더라도 취객에 대해 엄격하게 하는 자기만의 비공식적 규칙 가져 술집을 우애와 평화의 장소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가지는 바텐더가 있다. 그 술집의 단골손님들은 그 분위기를 좋아하여 그의 술집에 자주 들르고, 오히려 오래 머문다.

어쨌거나 독일에서도 술꾼마다 선호하는 술집의 유형은 각각 다르다.

<다음호 계속>

趙 聖 基 (아우르연구소, 대표. 한국대학생알코올문제예방협회 회장/경제학 박사)

조성기(趙聖基, Surnggie Cho, PhD. of Economics. MPH.)

한국대학생알코올문제예방협회, 회장

원주한살림, 이사장

살림농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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