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들 컴퓨터 빨리 배우세요

데스크 칼럼

조상님들 컴퓨터 빨리 배우세요

 

배움에는 나이도 상관이 없다. 80먹은 노인이 세살 먹은 손자한테라도 배워야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다. 값비싼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도 이를 제대로 다룰 줄 몰라 전화기로밖에 활용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전자기기를 손쉽게 다룰 줄 안다. 한편으로는 신기하다. 인간의 본능이 작동하는 것일까.

대표적인 것이 스마트폰이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오는 전화 받고 거는 정도로 만족한다. 좀 더 발전하면 사진 찍어 보내고 받는다. 그러다가 카톡도 하고 유튜브도 본다. 좀 더 발전하면 영상통화도 한다. 궁금한 점 있으면 검색창 열어 지식을 찾는다. 이 정도면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꿀릴 것 없다고 자부할 줄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통사 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탑재 앱이 설치되어 있다. 나이든 사람들이 이 앱의 기능을 전부 작동할 수 있다면 이는 스마트폰의 귀재란 소리를 들을 만하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은 깔려 있는 앱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별별 기능을 이용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부럽다.

어찌어찌 하여 새로운 기능을 배워보지만 금세 까먹기 일쑤다. 하기야 어떤 때는 집 전화번호도 생각나지 않는데 스마트폰 기능까지 기억한다는 것은 무리다.

자식들이나 지인들 전화번호를 단축 기능으로 저장하여 전화를 걸게 되고부터 전화기를 분실한다는 것은 큰 낭패다. 모든 이와 단절이 된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전화번호부라도 작성해야 할 판이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컴퓨터도 그렇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비밀번호를 까먹으면 그만이다. 현관문에 설치된 스마트키의 비밀번호를 잊으면 내 집도 못 들어가는 세상이 좋은 세상인가.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번 설 연휴에 ‘승화원 추모의 집’ 등 서울시가 운영하는 봉안당 5곳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대신 온라인으로 성묘하고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사이버 추모의 집’을 운영한다.

서울시설공단은 “2월 6~7일과 11~14일, 총 6일간 실내 봉안당 5곳을 폐쇄한다”고 밝히면서 서울시립승화원 홈페이지를 통해 접속할 수 있고, ‘추모의 방’에서 고인의 영정 사진을 보고, 추모의 글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오프라인 즉, 산소나 집으로만 찾아 오실 줄 아는 선조들이 온라인 접촉을 모르신다면 어떻게 접속하여 후손들을 찾아오실까 걱정이다. 꼰대의 지나친 노파심일까.

코로나 펜데믹이 새로운 풍속도를 그려가고 있다.

‘코로나 학번’이라는 유행어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로 집합 금지로 대면 강의를 할 수 없게 되자 온라인 강의를 할 수밖에 없게 된 20학번이 코로나 1년이 된 것이다.

1학년 새내기 시절은 대학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의 전화점이 되는 시기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서 엠티(MT:Membership training)도 가고, 오티도 즐기는 시기다. 좋은 친구 만나 평생을 같이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중요시기를 랜선으로 세월을 보내다니 코로나 학번들은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군 입대 환송회도 랜선으로 하고 있다니 또 하나의 추억이 날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0학번 312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 종식 후 캠퍼스에서 꼭 이루고 싶은 것으로 ‘대학 축제(52.6%)’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 뒤를 OT 및 MT(48.7%), 개강 및 종강 파티(31.1%), 과팅·소개팅·미팅(30.4%), 선배·동기와 친목(27.6%)이 이었다.

한창 즐겨야 할 청춘을 코로나가 집어 삼키고 있다. 누구한테 보상을 받아야 할까.

국방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서는 실전 같은 훈련을 해야 한다. 훈련에서 흘린 땀 한 방울이 실전에서는 피 한방을 대신한다고 한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군의 훈련에도 차질을 초래하는 모양이다.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한미) 연합 훈련이 컴퓨터 게임처럼 돼가는 건 곤란하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야외 기동훈련 없는 컴퓨터 훈련으로는 연합 방위 능력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2018년 트럼프·김정은의 ‘비핵화 쇼’ 이후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기동훈련은 대부분 없어졌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대체돼 왔다. 그나마도 코로나를 이유로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낮에만 훈련했다고 한다. 지난 3년간 연대급 이상에서 총 한 발 같이 쏴 본 적이 없다. ‘게임 동맹’이 될 판이라고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 강연에서 “(6·25 때 맨 처음 투입된) 스미스 대대의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당시 스미스 대대는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참전했다가 큰 희생을 치렀다. “실탄(實彈) 훈련을 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부하들의 피를 부른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라고 한다. 컴퓨터 훈련만 하면 “실전에서 혼비백산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IT강국이라고 해도 코로나 핑계를 대고 실전훈련을 게을리 했다가 참패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하늘에 계신 조상님들 차례에 오시려면 설전에 하루 빨리 컴퓨터 배우셔야 갰습니다. 거기에도 컴퓨터 학원이 있겠죠.

<교통정보신문·삶과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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