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디지털 아카이브 술(sool)을 기록하다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 K’는 우리 대중음악 역사를 디지털화 하는 작업이다/ 출처-방송 홈페이지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 157

전통주, 디지털 아카이브 술(sool)을 기록하다

 

최근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 K’라는 방송 프로가 시선을 끌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음악방송의 하나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기획 의도를 들으면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획 의도는 다음과 같다. “명반이 나오기까지 어떤 노력이 있었으며, 뛰어난 아티스트는 어떻게 배출되었는지, 어떤 음악을 통해 눈부신 성과를 낼 수 있었는지, 명료하게 정리해 놓은 기록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여, 우리는 대한민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신(Scene)의 주인공들을 한 자리에 모아 당사자들의 기억과 의미 있는 자료를 ‘보존(Archive)’ 하고 역사적 변곡점을 만든 ‘전설의 무대’를 기록하여 누구든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사에 대해 알고자 할 때 먼저 펼쳐볼 수 있는 책갈피를 만들고,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정리하면 대중음악 역사 자료를 한곳에 정리하고 디지털화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과거의 기록을 수집하고 보관하는 일을 우리는 오래전부터 해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박물관이 그러하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박물관이 아닌 온라인상에서의 자료를 모으고 기록하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바로 ‘디지털 아카이브(archive)’이다. 아카이브는 ‘기록 보관소’, ‘기록 보관소에 보관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하여 한데 모아서 관리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손쉽게 검색하게 만든 것들을 이야기 한다.

오래전부터 역사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들은 진행이 되어왔다. 고문헌을 스캔해서 디지털화 하거나 번역 등의 작업들이 그러하다. 조선왕조실록은 전체가 디지털화 되어 있으며 번역도 되어 있다. 승정원 일기는 20% 정도 번역이 되어 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 하고 있다(한국역사정보 통합시스템, www.koreanhistory.or.kr). 이밖에도 많은 고문헌들이 디지털화 작업이 이루어져 있으며 신문들도 디지털 아카이브가 진행되어(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www.nl.go.kr/newspaper) 필요한 자료들을 외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많은 자료들이 디지털화 되어있는 한국역사정보 통합시스템, www.koreanhistory.or.kr

전통주의 디지털 아카이브도 많은 음식 고문헌 속 자료로서 진행이 되었다. 일부 자료들은 현대적으로 번역이 되어서 새로운 전통주를 만드는데 아이디어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자료들은 단순한 번역일 뿐이다. 당시의 시대상에 따른 누룩과 도량형 변화에 따른 문제 등 당시 사회상과 연계된 다양한 부분을 포괄적으로 담아 연구되어 못하고 있다.

우리 술 학교 이상훈 대표는 “아카이빙(아카이브를 하는 과정)은 기록을 통해 완성되지만, 단순한 기록의 수집만으로 그 목적을 이룰 수 없고 전략적 방법론, 즉 도큐멘테이션 전략이 필요하데 이를 위해 재료, 원리와 역사 그리고 변화와 문화 등 포괄적 기록을 가지고 다양한 기관과 분야의 연구자들이 협력해야 한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단순한 기록의 수집만으로는 전통주를 제대로 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고문헌에 비해 근현대 전통주 또는 우리 술의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 까지 많은 자료들이 전쟁이나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소실되어 기록이 남아있지 못하다. 문헌 자료뿐만 아니라 양조와 관련된 다양한 물건(술병, 발효조, 포스터 등)에 대한 수집도 필요하다.

‘인천 소성주 막걸리병 변천사’도 우리 술의 아카이브이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온라인 특별전

최근 제천의 누룩공장인 중앙곡자가 철거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많은 분들이 반대서명을 했지만 결국은 주차장을 건립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듯하다. 건물 안에 있던 일부 물건들이 박물관으로 보내진다고 하지만 결국 많은 것들은 버려질 것이다. 근현대의 전통주 아카이브 하나가 제대로 된 기록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중앙곡자의 누룩 제조 공간 / 출처 – 제천시

반면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현대생화문화조사로서 ‘양조장과 술 문화 조사보고서’라는 책이 만들어 졌다. 이 책에는 설립 시기별로 양조장의 공간과 구조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일제강점기 때 설립된 5곳의 양조장을 비롯하여 총 11곳의 양조장을 비교 조사하고 디지털화 했다. 또한, 양조장의 시간(물건)·공간(지역사회)·사람(양조장 운영자) 이야기를 에피소드로 풀어냈다. 몇 년 후 이 기록은 전통주 및 양조장을 연구하는 중요한 디지털 아카이브가 될 것이다.

우리 양조장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근현대 전통주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몇 년 후 전통주 자료들의 상당수가 사라질 것이다. 현재도 개인이 전통주와 관련된 자료들을 모으기도 하고 전통주 박물관에 많은 자료들을 수집되고 있다. 자료가 모아지기만 할 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근현대뿐만 아니라 고문헌 등 많은 전통주 자료들이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외부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이 부분을 연구하는 사람도 많아 질것이다. 전통주의 제조 발전만큼이나 잊혀져가는 전통주의 디지털 아카이브도 중요하다. 미래에 우리 전통주 역사를 연구하는 일이 상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이루어 졌으면 한다.

안성의 술 박물관이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자료가 디지털 아카이브화 되었으면 한다.

이대형 박사의 우리 술 바로보기

이대형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한국술 연구를 하는 연구원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 연구사.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 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 했다. 개발한 술들이 대통령상(산양삼 막걸리), 우리 술 품평회 대상 (허니와인, 산양삼 약주)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매체에 한국술 발전을 위한 칼럼을 쓰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로

www.koreasool.net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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