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만 서면

김원하

데스크칼럼

그대 앞에만 서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정권 말기라 국민의 여론도 존중하고 야당이 주장하는 문제에 대해 귀를 기우릴 줄 알았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온갖 비리가 쏟아져 나와 이번에는 비리가 많은 후보자들을 거둬들일 줄 알았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보여줬던 방식대로 자진사퇴자를 제외하고 장관 임명을 강행하고 말았다. 청문회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한 장관 후보자를 그대로 임명하기를 32번 째 시행 한 것이다.

그동안 인사문제뿐만아니라 부동산, 교육. 경제, 원전, 노동정책 등 정부가 정한 문제에 대해선 국민의 어떤 여론도 듣지 않고 강행한 결과 부동산 가격은 급등했고, 경제는 피폐해져가고 있다.

불과 70여 년 전 나라경제는 세계에서 꼴찌를 맴돌았다. 그러던 나라가 지금은 전 세계 경제적인 측면에서 10위권을 유지하는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다.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국민 모두가 피땀 흘리며 일한 덕분이다. 외국에 나갔을 때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제 전 세계인들이 한국을 부러워하고 있다.

이런 대한민국을 깡그리 무시하고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미국산 앵무새’라고 조롱하기도 했고, ‘떼떼(말더듬이)’니 ‘태생적 바보’라는 막말도 해 댔다. 이쯤 되면 북한은 우리 대한민국을 자기들 졸개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우리 당국자도 그런 자들을 향해 그의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 하지 않는가.

과거 정권에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 보다 많은 수의 미사일로 맞대응했다. 나라와 나라는 도덕적이기 이기보다 강력한 힘으로 대항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의 자부심을 키워주어야 한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김여정이 문 대통령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라고 하는데도 이렇다 할 대응을 보이지 않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담화 공세’와 관련해 “북한 눈치를 보며 평화를 가장한 굴종적 태도로 일관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집중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 정부가 북한문제에 대해선 한 없이 작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화가 치솟는다.

국민은 김장수 前 국방부장관이 2007년 10월 평양에서 김정일을 만났을 때 조금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던 모습에 환호했다. 그래서 김장수 전 장관은 ‘꼿꼿장수 김장수’란 별명을 얻었다.

2007년 11월 28일 오후 북한 평양 송전각 초대소의 1호각(귀빈각)에서 당시 제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위해 평양에 왔던 김장수 국방장관이 김수희의 ‘애모’를 피아노로 연주 한 적이 있다.

​1990년대 초반에 유영건이 작사·작곡한 애모는 김수희가 불러서 크게 히트했던 노래다.

노랫말 가운데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현 정부에서 대북문제를 다루고 있는 위정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아닐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월 14일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엄정한 대처를 사법 당국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히는 것을 보고, 이 지사 역시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문 정권과 다를 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의 자부심(自負心)과 국가적 자존감(國家的自尊感)마저 무너져 내려가는 문제에 대해선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이와는 반대로 지난 13일 미국 국가정보기관(DNI) 수장인 애브릴 헤인스 국장은 비무장지대(DMZ)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시찰했다. 여봐란 듯이 공개적으로 헤인스 국장이 비무장지대를 공개 시찰한 것은 北을 향해 ‘경거망동 말라’는 메시지는 아니었을까. 우리의 지도자들도 이 정도는 돼야 하는 것 아닌가.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박세리가 멋진 벙커샷을 쳤을 때 김연아가 금메달을 들어 올렸을 때 국민은 열광하며 시름을 덜어냈다. 10만원 20만원을 뿌린다고 시름이 덜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오케스트라의 콘닥터다. 신나는 음악을 지휘하면 국민들은 그렇게 따라간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북한이 요구만 하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는 나약한 정부로 비치고 있다.

6.25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젊은 나이에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용사들이게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말아야 되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나서서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는 대통령으로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자부심과 자존심을 갖도록 해야지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하는 식이면 대통령도 국민도 비참해진다.

<교통정보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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