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록담의 복원 전통주 스토리텔링(54번째 이야기)
‘두려운 것이 없고, 추위를 타지 않는다’ 천문동주(天門冬酒)
‘천문동주(天門冬酒)’는 천문동(天門冬)이라는 한약재를 주원료로 하여 발효시킨 약주이다. <攷事新書> <攷事十二集>, <農政會要>, <達生秘書>, <東醫寶鑑>, <蘊酒法>, <林園十六志>, <酒饌>, <鶴陰雜錄>에 11차례나 등장하는 것을 찾아 볼 수 있는데, <攷事十二集>에서는 ‘문동주(虋冬酒)’라고 하여 표기가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천문동주(天門冬酒)’에 대한 기록은 <東醫寶鑑>이 시대적으로 가장 앞서 있어, <東醫寶鑑>의 보급과 함께 대중성을 띤 주품으로 자리를 잡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東醫寶鑑>에 “천문동을 껍질과 심(거목)을 제거한 후, 절구에 찧어 그 즙 2말을 준비한다. 누룩 2되를 즙에 담가 놓는다. 누룩이 발효를 시작할 때 찹쌀 2말을 가양법으로 술을 빚는다. 술독을 밀봉하여 28일간 발효시켜 채주한다. 떠낸 술을 정치시켜 맑아지기를 기다려 마신다.”고 하고, “이 술에 천문동을 가루로 만들어 오래도록 복용하면 더욱 좋다.”고 하였는데, 대부분의 문헌에서도 <東醫寶鑑>의 주방문과 같이 주원료의 비율로, 찹쌀 2말, 천문동즙 2말, 누룩가루 2되가 사용된 것과 주방문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東醫寶鑑>보다 400년 후의 문헌인 <酒饌>에는 3가지 주방문을 수록하고 있는데, 다른 문헌들과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천문동 30근, 찹쌀 2말, 누룩가루 10근, 천문동 달인 물 1섬으로 빚는 방법과 천문동을 짓찧은 즙으로 빚는 법 등을 함께 수록하고 있는데, 쌀과 누룩의 양이 달라진 사실과 관련하여 세월이 흐르면서 주방문도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또한 <鶴陰雜錄>에서는 “술은 가양주법으로 빚는다.”고 하고 “천문동을 얻게 되면, (씻어 말린 후) 가루 내어 술에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고 하여 <東醫寶鑑>과는 사용방법이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東醫寶鑑>에서는 ‘천문동의 술을 빚고, 익은 후에 천문동가루를 섞어서 마시면 좋다.’고 하였는데, ‘천문동을 얻게 되면, 가루 내어 술에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고 하여 약식방법으로 변화한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천문동주(天門冬酒)’는 분명한 목적으로 양주된 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술이라고 하기보다는 건강도모와 질병예방을 목적의 약주 개념이 강한 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酒饌>의 주방문 말미에 “하루 3잔씩 마신다. ‘천문동주(天門冬酒)’는 오장(五臟)을 윤택하게 하고, 혈맥(血脈)을 순하게 하며 오래 복용하면 오로칠상(五勞七像)과 전간(癲癎)과 같은 악질(惡疾)을 없앤다. 술기운을 더하게 되므로 많이 취하도록 마시지 말 것이며, 날것과 찬 것을 피한다. 10일이 되면 풍진(風疹) 독기가 없어지고, 30~50일이면 겨울에 찬바람이 불어도 이를(추운 줄) 모른다.”고 하였다.
‘천문동주(天門冬酒)’의 효능에 대한 사실여부를 떠나서 “과음(過飮)은 몸을 망친다.”는 것이 철칙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을 다시 새겨 볼 필요가 있다.
◈ 天門冬酒 <攷事新書>, <攷事十二集>
◇술 재료:찹쌀 2말, 천문동즙 2말, 누룩가루 2되
◇술 빚는 법:① 찹쌀 2말을 백세 하여 물에 담가 하룻밤 불려 놓는다. ② 천문동을 물에 깨끗하게 씻어 이물질과 잔뿌리, 물기를 제거한 뒤, 껍질을 벗기고 중심부의 심을 제거한다. ③ 준비한 천문동을 절구에 넣어 짓찧고, 즙을 낸 뒤 2말을 소독하여 준비한 술독에 담아 안친다. ④ 천문동 즙 2말에 누룩가루 2되를 넣고, 고루 버무려 누룩을 불려 놓는다. ⑤ 불린 찹쌀을 다시 씻어 헹궈서 건져낸 후, 소쿠리에 밭쳐 물기를 뺀 다음, 시루에 안쳐서 고두밥을 짓는다. ⑥ 고두밥이 익었으면 돗자리에 퍼내고 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 ⑦ 고두밥에 누룩 불린 천문동 즙을 한데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 ⑧ 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밀봉하여 28일간 발효시킨다. ⑨ 술이 익었으면, 술을 체에 걸러 낸 후 맑아지기를 기다려 마신다.
* 주방문 말미에 “술은 가양주법으로 빚는다.”고 하였고, 또 “천문동을 얻게 되면, (씻어 말린 후) 가루 내어 술에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 인용하기를 “<열선전>에 천문동을 복용하고 나서 빠진 이가 다시 나고, 가는 머리카락이 다시 굵어지고 다시 났으며 사람들이 300여년을 살았다고 한다. 천문동을 비롯 복령 등을 분말로 하여 날마다 복용하면 두려운 것이 없어지고, 추운 겨울에도 홑옷을 입고 밖에 나가도 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였다.
◈ 天門冬酒 <農政會要>
◇술 재료:천문동 (30근), 찹쌀 2말, 누룩 2되, (물 4말)
◇술 빚는 법:① 6월 6일에 순주(진한 청주) 1말을 준비한다. ②천문동 (7근)을 껍질과 속(심)을 제거하고 절구에 찧어 놓는다. ③ 솥에 물(1말)을 붓고 천문동과 함께 끓여, 찌꺼기를 제거한 달인 천문동즙 5되를 만들어 놓는다(차게 식힌다). ④ 찹쌀 5되를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시루에 안쳐서 고두밥을 짓는다. ⑤ 고두밥이 익었으면 시루에서 퍼내고, 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 ⑥ 순주 1말에 누룩가루 1되를 담가서 주곡을 만들어 놓는다. ⑦ 천문동 달인 즙 5되에 고두밥과 주곡(누룩가루 1되, 순주 1말)을 한데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 ⑧ 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봄과 여름에는 7일, 가을과 겨울에는 10일간 발효시켰다가, 익으면 채주하여 마신다.
*중국 시인 소동파 시에 “천문동주가 새해에 익으니, 누룩과 쌀이 한데 어우러져 봄의 향기가 난다는 말을 듣는구나)’라고 하였다.”고 하였다.
◈ 天門冬酒 <達生秘書>
기혈을 보하고, 수명을 늘린다. (처방은 신형문에 나온다.)
◈ 天門冬酒 <東醫寶鑑>, <鶴陰雜錄>
◇술 재료:찹쌀 2말, 천문동즙 2말, 누룩가루 2되
◇술 빚는 법:① 찹쌀 2말을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 헹궈서 물기를 뺀 뒤, 시루에 안친다. ② 천문동을 물에 깨끗하게 씻어 이물질과 잔뿌리, 물기를 제거한 뒤, 껍질을 벗기고 중심부의 심을 제거한다. ③ 준비한 천문동을 절구에 넣어 짓찧고 즙을 낸 뒤, 2말을 소독하여 준비한 술독에 담아 안친다. ④ 천문동즙 2말에 누룩가루 2되를 넣고, 고루 버무려 누룩을 불려 놓는다. ⑤ 고두밥이 익었으면 돗자리에 퍼내고 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 ⑥ 고두밥에 누룩 불린 천문동즙을 한데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 ⑦ 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밀봉하여 28일간 발효시킨다. ⑧ 술이 익었으면, 술을 체에 걸러 낸 후 맑아지기를 기다려 마신다.
◈ 천문동주 <蘊酒法>
◇술 재료:천문동 (30근), 찹쌀 2말, 참누룩(진곡) 2되, (물 4말)
◇술 빚는 법:① 천문동 30근을 껍질과 속(심)을 제거하고 절구에 찧어 놓는다. ② 솥에 물 4말을 붓고 천문동과 함께 끓여, 2말의 달인 즙을 만들어 차게 식힌다. ③ 천문동 달인 즙에 참누룩(분곡) 2되를 섞어 불린다. ④ 누룩 불린 즙액을 짜내고 찌꺼기는 버린다. ⑤ 멥쌀 5말을 백세 하여 물에 담갔다가, 다시 씻어 물기를 뺀 후, 시루에 안쳐 고두밥을 짓는다. ⑥ 고두밥이 무르게 익었으면, 시루에서 퍼내고 고루 펼쳐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 ⑦ 고두밥에 누룩불린 천문동즙을 한데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 ⑧ 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발효시켰다가, 28일후 채주하여 마신다.
* 주방문 말미에 “많이 유익하니라.”고 하였으나, 구체적인 재료의 양이나 방법이 언급되지 않아 <酒饌>의 주방문을 참고 하였다.
◈ 천문동주(天門冬酒) <林園十六志>
천문동주(天門冬酒)는 오장을 원활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오로칠상 및 간질을 치료한다. 방법은 보양지를 참조하라. <천금요방>을 인용하였다.
◈ 天門冬酒 <酒饌>
◇술 재료:천문동 30근, 찹쌀 1말, 누룩 10근, 물 20말
◇술 빚는 법:① 천문동 30근을 껍질과 속(심)을 제거하고 절구에 찧어 놓는다. ② 솥에 천문동 찧은 것과 함께 물 20말을 붓고 끓여, 10말의 달인 즙을 만들어 차게 식힌다. ③ 찹쌀 1말로 술거리를 만든다. 백세 하여 물에 담갔다가, 다시 씻어 물기를 뺀 후, 시루에 안쳐 고두밥을 짓는다. ④ 고두밥이 무르게 익었으면, 시루에서 퍼내고 고루 펼쳐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 ⑤ 고두밥에 천문동즙과 누룩 10근을 한데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 ⑥ 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발효시켰다가, 익기를 기다려서 채주하여 하루에 3잔씩 마신다.
* 주방문 머리에 “오장을 윤택하게 하고, 혈맥을 순하게 하며 오래 복용하면 오로칠상(五勞七像)과 전간(癲癎)과 같은 악질을 없앤다. 술기운을 더하게 되므로 많이 취하도록 마시지 말 것이며 날것과 찬 것을 피한다. 10일이 되면 풍진 독기가 없어지고 30~50일이면 겨울에 찬바람이 불어도 이를 모른다.”고 하였다. <千金方>, <本草綱目>을 인용하였다.
◈ 天門冬酒 <酒饌>
◇술 재료:찹쌀 2말, 누룩 2되, 천문동즙 2말
◇술 빚는 법:① 찹쌀 2말을 준비한다(백세 하여 물에 담가 하룻밤 불려 놓는다). ② 천문동을 물에 깨끗하게 씻어 이물질과 잔뿌리, 물기를 제거한 뒤, 껍질을 벗기고 중심부의 심을 제거한다. ③ 준비한 천문동을 절구에 넣어 짓찧어 2말의 천문동즙을 낸 뒤, 소독하여 준비한 술독에 담아 안친다. ④ 천문동즙 2말에 누룩 2되를 넣고, 고루 버무려 누룩을 불려 놓는다. ⑤ 가양주법으로 술을 빚는다. 불린 찹쌀을 다시 씻어 헹궈서 건져낸 후, 소쿠리에 밭쳐 물기를 뺀 다음, 시루에 안쳐서 고두밥을 짓는다. 고두밥이 익었으면 돗자리에 퍼내고 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 ⑥ 고두밥에 누룩 불린 천문동즙을 한데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 ⑦ 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밀봉한 후, 28일간 발효시킨다. ⑧ 술이 익었으면, 술을 체에 걸러 낸 후 맑아지기를 기다려 마신다.
박록담은
* 전통주 관련 저서 : <韓國의 傳統民俗酒>, <名家名酒>, <우리의 부엌살림(공저)>, <우리 술 빚는 법>, <우리술 103가지(공저)>, <다시 쓰는 酒方文>, <釀酒集(공저)>, <전통주비법 211가지>, <버선발로 디딘 누룩(공저)>, <꽃으로 빚는 가향주 101가지(공저)>, <전통주>, <문배주>, <면천두견주>, 영문판 <Sul> 등이 있으며,
* 시집 : <겸손한 사랑 그대 항시 나를 앞지르고>, <그대 속의 확실한 나>, <사는 동안이 사랑이고만 싶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