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16.9% ‘참조은’ 名品안동소주…국 내·외서 대박 조짐

명품 안동소주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생각을 바꾸면 증류쥬 소주도 잘 팔수 있다는 것이 증명 되었다.

‘名品안동소주’ 尹 鍾 林 대표이사

16.9% ‘참조은’ 名品안동소주…국 내·외서 대박 조짐

의제(擬制)면허 받아 정육점·미용실에서도 인기리에 판매

 

“술을 많이 팔고 싶어도 세금 때문에 더 못 판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정부가 전통주를 육성시키겠다고 하면서 소규모맥주보다 불리하게 주세정책을 펴면 전통주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습니까”

불원천리 마다 않고 찾아간 기자에게 ‘名品안동소주’ 尹鍾林(51) 대표는 “현 주세정책이 바뀌어야 전통주가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래야만 양조장들이 더 많은 전통주를 생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양의 쌀이 소비되고 일자리도 더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전통 증류주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名品안동소주의 윤종림 대표. 그는 자칭 ‘술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산다.

안동시 풍산읍 유통단지길에 자리 잡고 있는 ‘名品안동소주’는 대리점들이 더 많은 술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아주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생산이 문제가 아니라 세금 때문이라는 것이다. 팔면 팔수록 엄청나게 세금이 불어나서 어쩔 수 없이 공급을 조절하고 있다고 윤 대표는 설명했다. 여타 증류주업체들이 들으면 부러움을 살만한 이야기다.

‘名品안동소주’가 오늘 날 국내·외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윤 대표가 일찍이 안동소주의 고급화와 대중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효과라는 것이 업계의 정평이다.

현재 안동에는 명품 안동소주를 비롯, 민속주 안동소주, 명인 안동소주, 일품 안동소주, 로얄 안동소주 등 5개 브랜드의 안동소주가 생산되고 있어 가히 증류식 소주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을 만하다.

이 가운데 ‘名品안동소주’는 비교적 후발주자인데도 불구하고 국내는 물론 수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윤 대표에게 그 비법을 들어 본다.

술 대통령 되는 꿈은 아직도 진행 중

명품 안동소주 윤종림 대표

기자가 윤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5년 전쯤 이맘때다. 당시 윤 대표는 “전통주가 잘 안 팔리는 것은 개념 없이 상술 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라면서 “대기업과 싸워도 자신감 있게 밀고 나가면 전통주는 반드시 승산이 있다”고 하면서 “나의 꿈은 술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했었다.

-지금도 술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은 계속 꾸고 있습니까?

“진행형입니다. 그런데 주세가 바뀌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현재 증류주류 주세율 경감은 직전년도 250㎘이하 제조업체로서 먼저 출고한 100㎘까지는 50%세율을 경감해주고 100㎘이상부터는 경감이 되지 않습니다.”

윤 대표는 “이를 테면 50%세율을 경감해 줄 시기에 구입했던 고객이 이 시기가 지나면 주세 경감조치가 없어져 100% 세금을 내야 하므로 가격이 배로 오르게 됩니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구입하겠습니까. 양조장 보고 문 닫고 있으라는 것과 같습니다.”

때문에 윤 대표는 세정당국이 현재 소규모맥주업체에 부과하는 경감조치를 전통 증류주조업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소규모맥주업체에 부과하는 과세표준은 먼저 출고된 200㎘ 이하는 60%경감을 받고, 200㎘초과 500㎘이하는 40% 경감 받으며 500㎘초과는 20%를 경감 받는다. 또, 쌀 20% 이상을 사용하면 출고수량 모두 70%까지 경감을 받는다.

전통주 공장으로는 규모가 크다.
양조 도사가 따로 있나. 윤 대표는 매일같이 술이 익어가는 모습을 관찰한다.

그리고 전통주는 상당수가 인터넷 등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중개업자의 수수료, 택배비 등이 포함된 가격이 출고가로 적용되어 세수가 높아지는 것(종가세)도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했다.

전통주 육성에 지장을 주고 있는 정책 가운데는 원산지 주원료 표시도 한몫 한다.

이를테면 지역특산주 추천시 원료사용은 해당 시·군·구 또는 인접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임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해야 지역특산주로 추천받을 수 있다.

이 조항 때문에 인접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예:커피, 바나나, 유자, 허브식물 등) 농산물은 우리 농산물임에도 불구하고 사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신제품 개발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특히 쌀 20%만 사용해도 70%를 경감 받는 맥주에 비해 쌀 100%를 사용하는 전통주 업체는 지나친 역 차별을 받고 있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조항이라고 윤 대표는 목소리를 높였다.

“고장관념을 깨야 새로운 것이 보인다”는 신념

미장원에서도 정육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16.9%의 참조은 명품안동소주.

상당수 전통 증류주 업체들은 연간 100㎘도 팔지 못해 ‘名品안동소주’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名品안동소주’ 역시 16.9%(360㎖) ‘참조은’을 출시하기 전까지는 주세 경감에 대해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증류주를 저도주로 생산하는 것은 속된 말로 미친 짓이라고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윤 대표가 밀어붙여 16.9% ‘참조은’ 안동소주를 출하 하자 예상을 깨고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6.9%의 ‘참조은’ 개발을 밀어붙인 동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느 날 뉴스를 보다가 인도네시아 저가항공 라이온에어(Lionair)가 항공요금을 버스요금 수준으로 내리고 나서 대박을 터트렸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 때 번개처럼 내 머리를 스친 것이 바로 증류소주의 저 도주 개발이었습니다.”

때맞춤 국내 소주시장이 저 도주 판매정책을 펴고 있는데 전통 증류주업체도 저도주로 승부수를 띄우면 될 것 같아 주병도 일반소주병처럼 녹색 병을 택했다.

윤 대표는 “고장관념을 깨야 새로운 것이 보인다”는 신념으로 밀어붙인 결과 현재 16.9% ‘참조은’은 인구 5만 명도 안 되는 예천군에서 월 2천 박스(1박스 당 20병)가 팔릴 정도다.

16.9%인 ‘참조은’을 처음 마셔본 사람들은 ‘도수가 너무 낮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다가 다시 일반 희석식 소주를 마시면 ‘참조은’이 더 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 기자 역시 이 같은 느낌에 동의 한다.

일반적인 희석식 소주가 이런저런 첨가물로 예쁘게 치장한 얼굴이라면 ‘참조은’은 소주의 민낯 이랄 수 있다. 때문에 ‘참조은’은 담백해서 소주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술 마신 다음날 주취가 없는 것도 ‘참조은’을 찾게 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미장원에서도 정육점에서 소주를 판다

2010년 청와대에 납품 할 때의 주병.

작은 도시 예천에서 어떻게 월 2천 박스 정도의 안동소주가 팔릴 수 있을까?

이 역시 윤 대표가 고정관념을 깬 전략이 먹혀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첫 번째 전략이 대리점을 내 줄 때 주류유통을 했던 유경험자에겐 대리점을 내주지 않는다. 그들은 과거의 경험처럼 영업을 하려들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예천의 경우 미장원에서도 정육점에서도 ‘참조은’을 판매한다. 물론 이들 업체는 술을 팔 수 있는 의제(擬制)면허를 받아서 술을 판매한다.

미장원에 소주박스가 쌓여 있다. 손님들은 당연히 물을 것이다. “웬 소주에요?” 주인은 이렇게 대답한다. “마셔보니 ‘名品안동소주’가 너무 좋아서 손님들에게 권하려고요.” 본인이든 남편이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저 않고, 몇 병 사가지고 간다는 것이다. 어떤 정육점에선 월 4백 박스 이상 판매를 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名品안동소주’ 아프리카에도 간다… 年 40억 수출 협약

지난 1월 24일 경북도 도청 회의실에서 名品안동소주판매(주)와 기니비사우의 비사우 그룹 간에 안동소주 수출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H마트는 미국 내 최대 한인마트(1982년 설립)다. H마트의 강평모 부회장이 우연한 기회에 ‘참조은’을 마셔보곤 ‘名品안동소주’ 양조장을 찾아왔더란다. 윤 대표에게 “이 술(참조은)을 누가 개발했느냐”고 묻곤 “참 좋은 술이다. 당장 수입해서 미국 각 지역의 마트에서 판매하겠다”고 해서 미국으로 수출이 이루어졌다. 뿐인가 영국, 뉴질랜드, 중국 등지로도 수출이 되고 있다.

1월 24일 경북도 도청 회의실에서 名品안동소주판매(주)와 기니비사우의 비사우 그룹 간에 안동소주 수출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기니비사우는 남·북한 동시 수교국으로 3만6120㎢의 면적에 인구가 180만여 명으로 아프리카의 소국이지만 해산물과 어류 등 수산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수출 규모는 연간 60여만병(30%, 느낌), 350만 달러(40여억 원)에 달한다.협약 체결 식에는 기니비사우 마리아 아디아투 잘로란디그나 수산장관, 파올로 바란사오 차관, 헨리크 실바 국장, 조아오 베르나르도 비에이라 비사우 그룹회장, 아밀카 사우데 마리아 기코오션 대표와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 윤종림 대표, 강원석 명품안동소주판매㈜ 부사장과 김동원 이사 등이 참석했다. 윤 대표는 앞으로 “베트남, 러시아 등의 국가들과도 명품안동소주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와 지속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사우 그룹은 세네갈, 감비아, 기니비사우, 기니코나크리 등 서아프리카 연합 6개국에 명품안동소주 ‘느낌’을 유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아프리카 지역은 디스코텍 등이 활성화 돼 있고 고도주 알코올 소비가 많은 지역으로 기니비사우가 인근 국가 중 주류세가 가장 낮은 지역이다.

도수 높은 45도 증류주 소주 판촉용으로 탈바꿈

45% 소주가 들어가 있는 도자기병을 판촉용으로 제작하자 주문이 쇄도 하고 있다.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名品안동소주’는 이미 2010년 청와대에 추석 선물로 첫 납품 할 정도로 정평이 나 있는 술이다. 2013년에는 우리나라 최초 주한 미8군에 납품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名品’ 안동소수 맛의 비결은 술맛을 잡아 주는 증류주 기계 때문이라고 했다. 명품에는 현재 증류주기가 2대 설치되어 있는데 윤 대표가 직접 설계한 기기들이다.

“증류기기가 궁금했습니다. 8천만 원을 들여서 설치한 증류기를 갈라봤습니다. 8천만 원은 날아갔지만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윤 대표는 막상 증류기를 갈라 봤지만 속은 허무할 정도로 텅 비어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그래서 윤 대표는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더 이상적인 증류기(감압식)를 직접 만들어 가동해 보니 술 맛이 더 좋더란다.

윤 대표의 지론은 이렇다. 대부분 증류주 양조장들은 마지막 단계까지 기계를 제작한 기술자들에게 거의 의존한다. 기계를 만드는 기술자들이 마지막 술 맛을 기계로 잡다보니 대형기계에서 만들어 내는 술 맛은 똑같아 진다. 기술자들은 기계를 딱 세팅시키는 것 밖에 모른다. 가정집에 에어컨이나 보일러 기술자들이 와서 설치하면 막상 소비자들은 속 사정을 잘 모르는 거와 같다는 논리다. 옛날 안동소주를 마셔보면 이른바 화독 냄새가 강하게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열교환기에 물의 온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향이나 향취가 달라지는 원리를 조절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술 맛을 좌우하는 데는 물맛을 빼놓을 수 없다. ‘名品안동소주’는 지하 158m에서 암반수를 끌어 올려 술을 담근다. 물맛이 기가 막힐 정도로 좋다.

증류기가 궁금해 8천만 원을 날릴 정도인 윤 대표는 45도 증류식 소주가 제아무리 좋다고 한들 소비자가 다가오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엉뚱한 생각을 해낸 것이 45도소주를 판촉용으로 개발해낸 것이다.

도자기 술병에 사진을 인쇄하기도 하고 상패나 좋은 글귀를 담아서 선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만들어서 몇 군데 샘플을 보였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는 것이다.

술병에 사진(받는 이든 주는 이든)을 인쇄하다보니 받는 사람은 술을 마시고도 기념품으로 소장가치가 있어 보관하더라는 것이다.

증류주는 기계가 좌우한다. 윤 대표가 직접 설계해서 제작한 감압식 증류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名品안동소주’에서는 저도주 제품으로 360㎖ ‘참조은’(16.9%), ‘느낌’(19.8%), ‘느낌’(30%), 등 3종류를 생산한다. 고도주 ‘필(feel)’은 500㎖ 주병에 40% 소주다. 명품 안동 소주 선물세트로 45% 술이 350㎖, 400㎖, 800㎖로 나온다. ‘하회탈 3종 세트’는 200㎖로 만들고 면세점에 들어가고 있다. 도수 30% ‘끌림’은 페트 포켓용으로 등산용이나 해외에 나갈 때 사용하기 편하다.

안동이 이른바 ‘안동소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은 고려 말 홍건족의 침입으로 공민왕이 안동지방으로 몽진했을 때 왕께 안동소주를 진상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후 고려시대에 권문세가 사이에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의서’에서는 상처나 독충에 물렸을 때 소주를 바르고(지금의 알코올 소독), 배앓이, 식용증진, 소화불량에 소주를 사용 했다고 한다.이런 안동소주를 더욱 발전시키고 세계화에 이바지 하고 있는 ‘名品안동소주’는 2007년 7월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윤 대표는 “‘名品안동소주’는 알코올 희석식 소주와는 태생부터 다른 증류방식의 술로써 화학적 쓴맛이 없고 맛이 인위적이지 않아 속이 편하고 숙취가 적은 장점을 지녔다.”면서 마셔 보길 청했다.

글·사진 김원하 기자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