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알코올과 건강의 상관관계는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기사다. 그럼에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해마다 들춰내고 또 들춰낸다. 그만큼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증거다. 아래의 얘기들은 단지 알코올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는 진부한 표현이 아니다.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참고 (재)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우리나라의 음주문제 해결법 가운데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바로 건전한 술 상식을 알리는 것이다. 건전한 술 상식의 부재(不在)로 인해 동석자의 잘못된 술 상식에 쉽게 함몰된다.
건전 음주관리법을 숙지하고 마실 경우 ‘건강을 찾게 되고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며,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수명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지나친 주장이 아니다. 술에 대한 무지(無知)를 제거하고 음주관리법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술 문제가 많다고들 하지만 알고 보면 대부분의 음주자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면서 사고 없이 마신다. 술이 오랜 역사를 두고 사회적 용인을 받아 온 뒤에는 그러한 배경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일부 불건전한 음주자들이다.
건전하게 마시는 음주관리법을 제시해 음주자가 ‘술의 노예’가 되지 않고 술을 ‘인간의 노예’로 만들어야 한다. 아래에 ‘일반 음주자’를 대상으로 한 건전 음주관리 10계명과 ‘문제 음주자’를 대상으로 한 음주량 줄이는 법을 동시에 소개한다.
① 술을 마실 때에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동료와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마신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마셔서는 안 된다.
② 술을 억지로 마시지 않으며, 동료에게 억지로 권하지도 않는다.
③ 급히 마시지 않고 시간을 갖고 천천히 마신다.
④ 1차에서 끝내자. 2차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일 땐 중간에 1시간 이상 비(非)알코올 음료를 마시며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⑤ 안주가 없는 음주는 삼가야 한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술 마시기 전에 먹거나 먹으면서 마셔야 한다.
⑥ 음주량은 가능한 한 각 주종별 표준 잔으로 한두 잔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이는 맥주, 소주, 와인, 양주 모두 마찬가지다.
⑦ 늦어도 마지막 대중교통수단으로 집에 갈 수 있는 시간 안에 술자리를 끝내도록 한다.
⑧ 매일 계속해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 최소한 1주일에 2일은 ‘술 없는 날’로 정한다.
⑨ 다른 약물(진통제․수면제․안정제․당뇨병 약 등)과 함께 마시지 않는다.
⑩ 독한 술은 희석시켜 마신다.
술을 정상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적정 음주법을 지키는 게 중요하지만, 일정량 이상으로 술을 많이 마시는 ‘문제 음주자’는 음주량을 줄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건전한 음주관리법은 문제 있는 음주자가 술을 줄이는 방법도 포함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문제 음주자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먼저 다음의 질문에 대답해보자.
• 화가 나거나 기분이 언짢을 때, 또는 슬플 때 혼자 마시는가?
• 음주로 인해 해야 할 일들이 자주 지체되는가?
• 가족이 음주문제를 걱정하는가?
•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에도 술 마실 기회가 생기면 마시는가?
• 술 마시면서 한 일을 자주 잊어버리는가?
• 술 마신 뒤에 두통이나 숙취에 자주 시달리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어느 하나라도 ‘그렇다’고 대답한 경우에는 ‘문제 음주자’일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에는 술을 줄여야 하는지, 금주해야 하는지를 전문 상담자나 의사에게 물어봐야 한다. 알코올중독자이거나 다른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사람은 단순히 줄이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 경우에는 술을 끊어야 한다. 전문 상담자나 의사가 술을 줄이거나 끊으라고 하면 다음의 순서대로 실행해 음주관리를 해보자.
문제 음주자의 음주량 조절법
첫째, 술을 줄이거나 끊어야 하는 이유를 적어본다. 술을 줄이거나 끊으려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더 잘 자기 위해서, 가족과의 행복을 위해서 등의 목록을 작성한다.
둘째, 음주 목표를 세운다. 얼마나 마실 것인지 목표를 정하고, 적정 음주 가이드라인을 숙지한다. 더불어 의사와 적정 음주량을 의논하고, 종이에 음주 목표를 작성한다.
셋째, 음주일지를 기록한다. 음주일지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1주일별로 술을 마시는 날마다 기록한다. 3~4주 동안 계속해서 기록해 언제 얼마나 마셨는지 알아본다. 처음에 정한 목표와 실제로 마신 양을 비교해 본다.
끝으로, ‘문제 음주자’가 음주량을 관리할 때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항목이 더 있다. 먼저 집에 술을 많이 두지 말아야 한다. 가능하면 아예 놓아두지 않는 게 좋다. 또 안 마신다고 의사를 분명히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한 사회기술 훈련이 필수적이다. 술 마시게 하는 모든 유혹에서도 벗어나도록 한다. 술 마시는 데 사용하던 시간과 돈을 가족과 재미있게 보내는 일에 투자해본다. 맛있는 것을 먹고, 영화도 가고 스포츠를 즐긴다. 술은 혼자서 줄이거나 끊는 것이 쉽지 않다. 자신의 절주나 금주 목표를 가족과 친구에게 밝히고 도움을 청하는 게 좋다.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한 번에 되는 일은 없으며, 모든 변화란 어려운 법이다.
단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뇌 중추신경의 억제로 숨이 멈추거나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낮은 농도의 술(맥주)에 반응하다 갑자기 높은 농도의 술(위스키․고량주)이 들어오면 우리 몸의 세포는 제대로 대응을 못하게 된다. 일례로, 맥주나 소주, 맥주나 위스키 등 소위 ‘짬뽕주’ 또는 ‘폭탄주’ 등은 신체 세포의 반응에 더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심하면 혼수상태나 심장마비, 심지어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 경우 우리 몸은 반사적인 작용으로 구토를 하게 된다.
술집 화장실 주변이나 길가에 해놓은 구토는 비위생적이고 종종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술을 먹은 사람에게 구토는 제일 좋은 생명의 자구책이다. 해(害)나 독이 될 수도 있는 술을 위장에서 흡수되기 전 구토해 버림으로써, 급성 또는 만성적인 술의 영향을 미리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어떤 사람이 술에 취해 혼수상태가 됐다면 손가락을 그 사람의 입에 집어넣어 인공적으로 구토를 유도해, 빨리 술의 농도를 줄여 혼수상태에서 벗어나게 하고 심장마비도 예방해야 한다. 술을 토해내면 조금 있다 정신이 차려지는데, 이때 따뜻한 커피(중추신경촉진제)나 과당이 많이 들어 있는 꿀물 또는 과일류를 먹게 해 안정시키고, 술로 인한 심한 탈수현상을 막는 것이 좋다.
사람을 살리는 길이 바로 이 간단한 구토 방법과 사후처리임을 명심해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