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전통주 연구의 지속적인 필요성

우리술의 품질 고급화 위한 전통주 연구는 기본
막걸리?약주?증류식소주 등에 대한 기초연구 필요

논문을 검색하는 사이트인 NDSL(National Digital Science Links, www.ndsl.kr)에서 우리술 관련 키워드(전통주?막걸리 약주 증류식소주)로 자료를 찾으면 막걸리 53개, 약주 72개, 전통주 25개, 증류식소주 5개의 논문이 검색된다. 같은 사이트에 사케(sake)라는 키워드로 자료를 찾으면 국내 논문 358개, 해외 논문 5469개가 검색된다.(2010년 4월 24일 현재) 물론 단순히 키워드만으로 조사한 것이라, 이 안에는 과학적인 논문도 있을 것이고 정책적인 것이나 다른 분야(인문학)의 논문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전통주는 다 합쳐서 155개, 사케는 해외만 5469개의 논문 수는 누가 봐도 많은 차이다.
일본의 주류 연구 기관 중 대표적인 곳으로 주류종합연구소(www.nrib.go.jp)가 있다. 이곳에선 양조(釀造)에 적합한 품종과 쌀누룩의 개발, 청조효모의 특성 규명 및 육종, 술의 생리기능성 검토, 주류의 안전성 확보, 주류의 품질평가법의 체계화, 주류 제조업의 개량 및 신제품 개발, 미생물을 활용한 폐수처리와 환경보전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매년 신주(新酒)품평회도 개최하고 있다. 또 일본양조협회에선 그동안 연구를 통해 육종된 청주용 효모를 판매를 하고 있다.(www.jozo.or.jp)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주류종합연구소와 같은 연구기관과 연구 인력을 갖고 있지 못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효모 역시 갖고 있지 않다.
그동안 전통주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돼 왔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전통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과제에 지원을 해오고 있다. 많은 연구 중에서도 누룩으로부터 유용한 누룩균과 효모균의 분리 연구나 전통주의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 그리고 기능성에 대한 연구들은 계속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일부 대학에서도 전통주에 대한 연구는 소규모이지만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허나, 그 기간이나 연구비 규모, 내용을 보면 일본에 비해 부족한 게 많은 건 사실이다.
지금껏 전통주 중에서도 막걸리에 대한 연구개발사업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막걸리의 품질 표준화와 유통기한 연장’을 선정하고, 앞으로 3년간 10억 원 가량을 지원한다고 한다. 주요 연구 내용은 유통기한의 연장 기술 개발과 막걸리 생산기반에 대한 표준 생산 공정 등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여러 조건이 같지 않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아직까지 전통주 연구에 대한 지원은 일본에 비해 확실히 부족해 보인다. 특히, 하나의 균주를 개발하기 위해선 상당히 오랜 기간이 필요하고, 주류의 다양성을 위해선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 균주의 육종도 필요하다. 최근 들어 다양한 막걸리들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은 일부 첨가물을 첨가해서 신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지 연구에 기초한 제품은 나오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올 8월부터 시행되는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보면 우리술 품질 고급화가 들어있다. 우리술 품질 고급화를 위해선 전통주의 연구는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진행돼야 하겠지만 아직까지 각 주류별 기초 연구는 부족해 보인다. 막걸리뿐만 아니라 약주, 증류식소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유용한 주류 균주뿐만 아니라 품질관리, 생리기능성, 품질평가법 등 아직 연구자들이 연구하지 못했던 부분들은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결국 중단기적인 투자와 연구 인력의 확충, 그리고 꾸준한 전통주의 관심에 의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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