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전통주도 살리고 농민도 살리는 일석 정책이 필요하다(上)

귀담아 들어야 할 전통주 현장의 목소리

전통주도 살리고 농민도 살리는 일석 정책이 필요하다(上)

 

                                                임 헌 창 대표(농업회사법인 사곡양조원)

전통주를 빚는 일선 양조장들이 겪고 있는 현실과 주류 정책을 다루는 정책당국과의 괘리는 얼마나 큰가. 이 거리를 좁히면 쌀을 생산하는 농민도 좋아지고 양조장들도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통주 유통에서 생산 판매까지 25년간 종사해온 임헌창 대표가 쏟아내는 목소리는 정책 당국자들이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편집자 주>

◇ 우리의 전통주 산업이 왜 발전하지 않는가!

88 올림픽을 전후로 전통주 보존 발굴 사업이 시작되었다. 정부의 많은 예산이 지원되어 민속주 명인 업체들이 생겨났다. 외국인에게 좀 더 한국적인 전통주를 소개하고 알리고자 정부에서 그동안 외면했던 전통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 한 것이다.

그 이후로 많은 발전도 이루었지만 지원에 비해 많은 발전이 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수천억 원이 지원되었을 것이다. 어느 나라를 가 봐도 그 나라 농산물로 만든 술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국민이 음용하지만 대한민국은 그렇지 않다.

밀가루, 수입 쌀, 주정, 맥아 등 모든 게 수입으로 만든 제품이 많다.

맥주를 보더라도 국산원료는 전무하고, 물만 국산이라고 봐야한다.

소주 또한 타피오카라는 사탕수수종류의 나무를 효모와 고온발효 하여 알코올을 빼낸 것이 우리가 마시는 희석식 소주이고, 요즘에는 주정도 수입이 이뤄진다. 왜 한국은 한국 땅에서 자란 곡물로 술이 대중화가 되지 않는 것인가?

일제 강점기 일본이 한국 쌀 식량을 군량미로 쓰기 위해 주세령을 선포해 일반인은 쌀로 술을 못 빚게 했다. 그리고 면허를 받은 자만이 술을 제조하였고, 세금을 내도록 했다. 맥주공장도 일본인들이 운영하였고 소주공장도 그 당시 생겨났다고 봐야 한다. 해방이후로 한국은 눈부신 발전이 이뤄졌고 식생활, 주류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되었으나 유독 전통주는 영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에는 밀가루로 빚은 막걸리, 주정으로 만든 희석식 소주 등이 오랜 세월 한국인 입맛에 길들여졌고,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도 값싼 원료로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이미 맥주 시장은 수입맥주로 시장이 바뀌었고, “국산맥주는 맛이 없다”, “싱겁다”라는 것이 주당들이 평이다. 모 맥주회사는 매년 수백억원씩 적자가 난다고 한다.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그것은 주류공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제일 큰 잘못이고 정부 또한 잘못이 많다. 경쟁업체 없이 몆 개의 소주·맥주 주류회사들이 시장을 독점하다 보니 맛을 개선하기보다는 값싼 원료로 이익을 내는 데만 급급했을 것이다.

그동안 올림픽을 계기로 수천억 원의 정부 예산이 전통주 기금에 사용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실망 그 자체다. 왜일까, 그것은 국내 술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술 문화와 시장이 저급 시장으로 되어 있는데 원인이 있다고 본다.

값싼 원료로 만든 맥주는 물만 국산이다. 세금도 너무 비싸다. 소주 세율과 같으니 말이 안 되는 것이다.

72% 주세와 교육세 30%가 붙는다. 과거 맥주는 고급술이라는 미명 하에 비싼 세율을 적용했다고 하나 만드는 업체도 오비맥주와 하이트 2군데가 국내시장을 독점했다.

그러다 보니 맛을 개선하기 보단 이익을 추구하기에 앞섰다고 볼 수 있다. 지금 국내 맥주 시장은 수입맥주로 전환되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 정부 보조금의 여러문제점과 개선할 점

수많은 전통주 업체들이 정부 보조 사업에 욕심을 낸다, 공짜니까 받고 보자는 속셈이다. 난 이것이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꼈다고 본다.

사업이란 게 내 돈, 내피와 땀이 들어가야 정열과 끈기가 들어간다, 근데 보조 사업을 하게 되면 “모랄 해저드(도덕적으로 해이해진다)로 내 돈 아니니까 까먹어도 본전이다”라는 생각들을 한다.

필자는 “그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가졌더라면 그 사람은 그 사업이 망할 활률이 높다.”고 생각된다. 사업이란 게 정말 엄청난 노력과 연구, 영업 등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도 될까 말까한데 “내 돈이 아니라 괜찮다”라는 생각은 너무 잘못된 것이다. 어느 양조장은 정치인, 군수, 시장,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 등을 앞세워 정부 보조금 받으려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물론 그 돈은 받아 처음에는 조금 잘 될 수 있으나 후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 대부분 어느 선에서 발전하지 못한다. 그리고 망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마치 로또 복권에 당선된 사람들의 말로라고나 할까.(다는 그렇지 않겠지만)

사람은 각자 갖고 있는 자기만의 능력이 있다. 우리가 지게로 표현한다면 내가 질 수 있는 짐을 짊어져야 하는데 무리한 짐을 지면 일어나지도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진다.

사업도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야 무리가 안 되지 갑자기 사업을 너무 키우고 확장하면 큰 탈이 나고 부도날 확률이 높다.

내 돈으로 사업하고, 중고 기계도 찾으면 좋은 게 너무 많다, 얼마 쓰지 않은 기계가 중고시장에 많이 나와 있다.

◇ 남아도는 쌀 문제

정권이 바뀌고 쌀값이 많이 올랐다. 필자도 농부의 아들로써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좀 씁쓸하다. 왜냐면 그 쌀값이 오른 이유가 조금 실망스럽다.

3년 동안 150만 톤 이상을 정부 공매로 사료공장에 80㎏ 한가마를 15,000원에 공급했다. 80㎏를 165,000원에 수매해서 15,000원에 팔았으니 얼마나 세금이 낭비되는 것인가. 쌀값 수급조절을 하려고 국민 세금 2조원 가까이 쏟아 부은 것이다.

필자는 이런 방법을 제시하고 싶다.

그 남아도는 쌀로 증류식소주를 만들면 2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쌀값 안정도 되고 국민들은 양질의 소주를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장에 판매되는 희석식 소주를 증류식 쌀 소주로 시장을 바꾸는 것이다.

도에 1나씩 있는 희석식 소주 공장에 증류식 소주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현재 희석식 소주공장 12군데 이상 업체가 운영되는 걸로 알고 있다.

이 희석식 소주공장에 쿼터제를 만들어 최근 3년 출고량을 조사해 그 수량을 나눠 30%만 희석식 소주를 만들게 하고 그 나머지 출고량은 증류식 쌀 소주로 만들게 법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향후 100% 증류식 쌀 소주가 자리가 잡히고 국내 쌀 소비량은 엄청나게 늘 것이라 본다.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어마 어마한 세금 낭비를 줄일 수 있다. 80㎏ 한가마를 15,000원에 사료공장에 파는 것을 6만 원대에 판매하고, 그 쌀로 증류식 소주를 만든다면 양질의 쌀 소주를 국민주로 바꿀 수 있다. 국민주라 함은 그 나라 농산물로 술로 만들어야 정답이지 물만 국산인 맥주, 희석식 소주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희석식 소주공장들이 해마다 양질의  쌀 소주를 생산하므로써 쌀 소비량이 극대화 되고 쌀값 안정에 엄청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전통누룩 놓고 싸우지 말자

요즘 전통주업계에서는 전통방식의 누룩을 써야 전통주지 입국을 쓰면 전통주가 아니라든 등 말이 많다. 필자는 이런 논쟁은 정말 한심한 논리라 생각한다.

사케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데 전통 누룩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효모와 입국도 구입하는 업체가 많다. 전통누룩은 아예 만들지도 않고 사용도 하지 않는다.

현대인들 가운데는 누룩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외국인도 마찬가지이다.

차라리 개량입국으로 만든 술이 깔끔한 맛이 나고 누룩 없이 효모만으로도 술을 만드는 업체가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는 전통누룩으로 해야 전통주라고 우기는 사람이 많다. 일테면 요즘 옛날 전통 한복을 입는 사람 많지 않다. 현대인들은 전통한복을 현대인들의 유행에 맞게 개량한복 입는 걸 좋아한다.

필자도 그런 생각을 한다. 전통누룩을 쓰는 업체는 그 누룩을 쓰고 개량누룩을 쓰는 업체는 개량 누룩을 쓰게 해야 한다. 그걸 갖고 개량누룩은 전통주가 아니다 논리를 펴는 사람들은 잘못이라 생각한다.

공장을 운영하다 보면 누룩도 만들고 술도 만들고 배달도 하고 작업도 하는 업체가 가족 기업이 많다. 차라리 누룩은 양질의 누룩 업체에서 구입해서 사용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대부분 전통주 업체들이 영세하다. 그러다 보니 누룩 발효에 관리가 소홀하고 위생도 엉망이 업체가 많다.

그 반면에 누룩전문 생산 공장은 위생적이고 항상 균등한 제품을 생산하기에 누룩전문 생산업체에서 구입하는 게 좋고  양조장 업자들도 그 시간에 영업도 다니고 박람회도 다니고 여러 판매에 신경 쓸 수 있는 장점이 많다.

앞으로는  자가 생산누룩과 개량누룩 논쟁 싸움은 고만 하길 바란다. 전통주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싸우는 논리밖에 안 된다.

◈ 막걸리 부흥에 개선해야 할 여러 방법

현재 탁주 주세는 5%이다. 요즘 불경기에 음주단속 강화에 식당영업도 안되고 주류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필자는 이런 방법을 제시 하고 싶다.

국산쌀, 국산밀가루로 제조하는 술에 부과(탁주,약주,청주) 하는 주세를 100% 감면하는 제도를 5년 한시적으로 시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막걸리는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생산하기에 FTA 접촉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프랑스도 자국 포도주는 주세가 없는 걸로 안다.

국산쌀, 국산밀가루로 막걸리를 만들어 쌀과 밀을 소비한다면 쌀값이 안정되고 지금처럼 가축사료공장에 헐값에 판매되어 억지로 쌀값을 올려 세금을 낭비하는 그런 일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3년에 2조 원어치 세금을 쌀값을 올리기 위해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

차라리 국산쌀, 밀을 100% 사용한 제품에 한해서 탁주, 약주, 청주 등에 주세를 100% 감면하고 현 농민주, 민속주 공장 20만 리터(발효주기준) 주세 감면 수량을 50만리터로 풀어주어야 한다.

5년 한시적으로 제도를 해보고 그 제도로 좋은 효과가 나타나면 5년 추가 연장하는 것이다.

연간 정부미 보관창고비가 2,000억 원 이상 들고 가축사료공장에 헐값에 판매되는 연간 세금 분담금이 년 5천억 원 이상 든다. 전통주 주세 미치는 것은 200억 원 안쪽이다. 하지만 국산쌀, 밀로 술로 만들어 쌀값이 안정이 되면 수천억 원 이상의 세금을 줄이고 양질의 전통주를 생산할 수 있기에 새로운 전통막걸리, 청주가 국민주로 인기가 높아지리라 본다. 좋은 농산물, 우리 땅에서 자란 쌀, 밀로 술을 빚으면 얼마나 국민들에게 건강에 좋겠는가.

지금의 맥주, 소주처럼 수입되어지는 원료, 주정으로 국민이 마시는 것 보단 우리 땅에서 건강하게 지은 농산물로 전통주를 만든다면 앞으로 우리 주류문화는 눈부시게 발전 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해마다 수천억 원의 수입되어지는 밀가루 등 세금을 줄 일수 있고 국민들은 맛있는 전통주를 마실 수 있고 일거양득이라 볼 수 있다. 농민들이 피와 땀을 흘려 농사지은 귀한 쌀은 가축이 먹고, 해외에서는 잘 안 마시는 주정으로 만든 소주는 국민이 마시는 아이러니 한 술 시장을 이제 바꿔야 한다.

100년 동안 잘못 이뤄진 술 문화를 이제 바꾸자.

그 농산물로 전통주를 만들면 농민들은 소득이 안정이 되고 그 농산물로 가공업이 발달되어 고용창출과 세금납부 등 여러 좋은 장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 필자 임 헌창 대표는

▴1994년 막걸리 도매업▴97년 사곡양조원 운영▴2013년 제 2공장 준공▴15년 국내 최초 밤증류주 제조▴16년 국내 최초 대만 밤증류주 수출▴16년 농림축산부 6차산업 인증업체▴17년 브랜드파워 대상 수상▴18년쿠팡,11번가, 옥션 등 12 개 온라인 쇼핑몰 입점▴18년 충남 도시사 우수기업 표창▴18년 충남 10대명주 선정 왕율주▴19년 캄보디아 오디과실주 수출▴19년 제 1공장 노후화로 신공장 이전 설계용역 착수 2020년 10월 준공예정

◎ ISO 14001, ISO 22000 국제인증서 취득

▴막걸리 협회 이사▴공주시 기업유치 위원 ▴공주시 지역봉사단 회장

<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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