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중국기행…구향동굴

동굴 규모에 놀라고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중국 서남쪽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삼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운남 성(云南省)은 소박한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성도인 곤명(坤命, 쿤밍)은 해발 1,895m의 운귀(云貴)고원 중부, 아열대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가장 좋은 기후 조건을 가지 있다는 평을 받는 곳이다.

윈난 성은 ‘칙색윈난(七彩云南)’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성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석림(石林)을 비롯한 자연이 아름다운 곳으로 어디를 둘러봐도 절경이 눈에 들어온다.

윈난 성에는 땅 위에 솟은 바위나 숲뿐만 아니라 땅 밑에도 아름다운 구향동굴(九鄕洞窟, 주샹동굴)이 관광객들을 황홀케 한다.

이번 쿤밍 CITM 팸투어시 잠시 짬을 내어 구향동굴을 찾아 본 것은 참으로 기억에 남는 추억이었다. 필자는 국내 유명하다는 동굴은 거의 돌아봤는데 구향은 재미와 황홀경, 그리고 그 규모에 놀랐다. 물론 제주의 만장굴도 규모면에서는 뒤지지 않겠지만 석회암 동굴로서 구향은 대단한 규모였다.

 

◇ 동굴 탐험은 래프팅으로 시작

구향동굴은 윈난 성 쿤밍에서 동쪽으로 100km 쯤 떨어져 있어 버스로 대략 2시간 남짓이면 닿는다. 국가지정 풍경명승지구로 지정되어 있는 명승지다.

구향동굴은 일반 가이드 책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낯선 곳이다. 중국인들조차도 잘 모른다는 명승지다. 쿤밍에서 석림으로 가는 도중에 석림을 30㎞ 남겨 놓고 좌회전 하면 구향동굴로 가는 길이다.

구향동굴은 산에 나무를 하러 갔던 농부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후 관광지로 개발해 놓은 곳이다. 개발된 지가 오래지 않아서인지 인공적이지 않으면서 깔끔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입구로 들어가면 2000년 4월 준공한 높이 53m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는데, 잔잔한 협곡에서 10인승 배로 래프팅 하는 곳이 나오고 간단히 래프팅을 하고 나서는 동굴로 들어가면 된다. 래프팅을 하는 이 협곡은 총 길이가 약 600m로 왕복 약 20분이 소요된다. 마치 필리핀의 팍산한폭포를 연상케 한다.

래프팅을 마치고 되돌아와 다시 작은 길을 따라 좁은 길로 들어서면 높이 80m의 절벽이 이어지고, 그 길을 따라 가면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추울 정도로 시원한 동굴 안에는 종유석과 석순들이 연출하는 장관이 펼쳐지고, 곧이어 이곳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선녀 동이 나오는데, 선녀궁(神女宮)은 선가(仙家)가 거주하던 동굴부로 원명은 선인동(仙人洞)이다. 이곳은 선량한 선녀가 살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는데, 그 선녀의 모습이 지금은 석화로 굳어져 있다.

◇ 아직도 동굴 안은 일부만 공개

구향동굴은 울창한 삼림 속에 자리 잡은 석회암 동굴지대로 총면적 200㎢에 66개의 종유동굴로 이루어져 있으나 일부만이 일반에 개방되고 있다고 한다. 구향동굴은 길이가 3000m가 넘고 옥주동, 백옥동 등 크고 작은 방이 1000개 이상 있으며, 동굴은 30m 높이의 자웅폭포(雌雄瀑布), 계단식 논처럼 생긴 연못 신전(神田), 혼협(魂峽), 웅사대청(雄獅大廳), 신녀궁(神女宮), 이가채(彛家寨), 지하도림석(地下倒林石), 취협(翠峽), 여유(旅遊) 등 9개 지역으로 나뉜다. 웅사대청은 거대한 소용돌이형 지형으로 기둥이 없으며 1999년 세계 최초로 동굴음악회가 열렸다. 동굴 안에는 그림벽화나 사냥을 하고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지역은 2000년대 들어 관광지로 개발되었고 최근 쿤밍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동굴 밖으로 나오는 길에는 300개의 계단이 있고, 가마꾼들이 있어서 흥정해 이용할 수도 있다.

이곳 안내자들은 관광객이 가마를 타야 이 사람들도 생활이 될 수 있다며 탈 것을 권유한다. 몸무게가 좀나가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50元을 주고(팁은 40元정도) 타보니 그 또한 재미있다. 이래서 옛날 양반들이 가마를 타고 다녔나보다.

마지막으로 출구 앞에는 리프트가 있어서 스키처럼 타고 출구로 나오면 되는데, 신미한 동굴과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재미있다.

<현지에서 김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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