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고전적 술 그리고 잡담

◆ 오래 사는 법

백 살 먹은 노인에게 신문기자가 그 오래 사는 법을 물었다.

“요컨대 나는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마시고, 폭식도 않고, 아침에는 꼭꼭 여섯시에 일어나거든.”

“그렇지만 그 정도는 저의 아저씨도 그와 마찬가지로 했는데, 여든 살에 돌아가셨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처럼 계속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 술은 약이야

구식 할머니가 우연한 기회에 생전 처음 맥주를 한 모금 맛보았다. 맛보고 나더니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상도 하네요. 우리 집 영감이, 20년 동안이나 매일 마시는 약과 똑 같은 맛이네요.”

 

◆ 나가고 싶다

카바레 주인이 곤히 자고 있는데, 새벽 3시가 되어서 전화가 걸려왔다.

“가게는 몇 시에 여나, 영감.” 상당히 취한 목소리다. 주인은 주정꾼이려니 생각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랬더니 또 전화가 걸려왔다. 아까 그 목소리로, “가게는 몇 시에 열지?” 했다.

“낮 열한시에요. 일분만 일러도 안 들일 테요.”

“누가 들어가겠다나.” 주정꾼이 대답한다.

“나는 나가고 싶어서 그래.”

 

◆ 세 번씩은 곤란하다

평소에 의협심이 많기로 이름난 사나이가 한 밤중에 어떤 아파트 앞을 지나치려니까 문어귀에서 한 주정뱅이가 갱신을 못하고 있다.

“여보슈 취했구려.” “응.” “여기서 사시오?” “응.” “날 붙드슈. 내 데려다 줄게.” 간신히 2층까지 끌어 올렸는데 그 사람 부인한테, 술친구로 오해 당할까 봐 문을 열고 주정뱅이만 밀어 넣고나 서 어두운 층계를 내려와서 보니, 아까 그 친구보다 더 녹초가 된 사나이가 있다.

“여보슈, 취했구료” “응.” “자, 날 붙드슈. 내 데려다 줄게.” 간신히 2층까지 끌어 올려다가 아까 그 문으로 밀어 넣고 내려오니 , 또 한 사람이 정신없이 주저앉아 있다. 그가 다가가서 또 도와주려니까, 그 주정뱅이는 비틀거리며 마침 지나가는 순경에게 안기며 외쳤다.

“살려주시오! 저 녀석이 밤새껏 날 2층으로 끌어다간, 엘리베이터 구멍으로 떨어뜨린단 말이오.”

 

◆ 여자란 것

허름한 술집에서, 중년 남자가 술잔을 기울이며, 젊은 사나이에게 하는 말이다.

“여봐, 자네 아까부터 계집 얘기만 하는데, 계집이란 게 그렇게 좋은 줄 아나”

“그야 좋구 말구요. 술 보다 좋지요.”

“당찮은 소리! 계집, 계집 해 봤자 별 것 아냐. 고작 넝마를 걸친 비계와 뼈다귀와 머리털 한 줌이 아닌가.”

“거 너무한 말이군요. 도대체 직업이 뭡니까?”

“나 말인가? 난, 폐차 해체공이라네.”

 

◆ 여자와 술 없이는

미국의 글렌 중령이 우주여행 성공 후의 일이다. 어딜 가나, “맨 먼저 달에 착륙할 자는 남자냐, 여자냐” 하는 얘기로 떠들썩했다. “역시 남자일거야, 뭐니 뭐니 해도 남자는 대담하고 모험심이 강하고 과학에 밝거든.” “아냐, 여자야, 여자는 참을성이 있고 환경 변화에 대한 순응이 빠르기 때문에 맨 먼저 달나라에 착륙할 거야.” 모두들 와글와글 시끄럽게 얘기하고 있자니까, 나이 지긋한 사나이가 침착하게 끼어들었다.

“여러분, 그건 우주국에서 이미 결정되어 있단 말이오. 양쪽이 다 처음에는 열사람쯤 잇달아 달나라에 보낸단 말이오.” “건 또 왜요?” “뻔한 일 아뇨. 바가 없으면 뭘 먹겠다고 남자들이 그런 먼 데까지 가겠소.”

 

◆ 남편의 시세

마누라한테 “이 망나니 주정뱅이야! 당신 따윈 서푼짜리도 못되는 인간이에요” 하는 소리를 듣던 남편이, 술에 취해서 자동차에 치어 죽었다. 단박에 굴러 들어온 위자료가 5만 달러. 아내는 눈물이 글썽해져서 말했다.

“여보 미안해요, 서푼짜리도 안 된다고, 늘 바가질 긁어서…….”

“5만 달러나 나갈 줄 알았으면, 진작 술이나 많이 먹여 줄 걸……

 

◆ 파리

“이봐 보이, 내 와인 속에 파리가 한 마리 수영하고 있지 않아!”

“손님도, 그렇게 작은 파리가 마시면 얼마나 마시겠습니까.”

 

◆ 당신이 두 사람으로……

거리의 창녀에게 한 술꾼이 싸게 흥정을 붙였다.

“그런 돈으로 호텔에 들어갈 수 없어요.”

“아무데나 좋아, 사람 없는 어둑한 곳으로 가면 되지 않아.”

그래서 센 강 다리 밑으로 손님을 데리고 갔다. 그곳엔 고장 난 수도꼭지가 있어 거기 기대면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무슨 생각이 떠올라서 손님의 그것을 자기 몸으로 안내하지 않고 물이 조금씩 흐르는 고장 난 수도꼭지에다 넣어 주었다.

“당신 것은 왜 이리 차가워.”

“그야 그렇지요. 요즘 그런 돈으로 기름 한 통도 못사요, 그러니 참을 수밖에 없어요.” 어쨌든 술에 취한 그는 그곳에서 만족을 하고는 비틀비틀 걸어갔다.

“지금 그 여자 그 곳이 차기는 하지만 값이 싸고 애교가 있어 좋았어, 귀여운 놈이야.” 이런 생각을 하며 걸어갈 때 저쪽에서 오는 신사와 맞부딪히고 말았다.

“이놈의 주정뱅이 눈이 없나!”

“눈이 있어도 너무 좋은 눈이 있지.”

“그럼 왜 부딪혀.”

“당신이 두 사람 걸어오는 것 같아서 그 사이를 빠져 나가려다 부딪혔지.”

◆ 금주

아내가 남편에게 말한다.

“당신 조심해야 되지 않겠어요? 당신이 얼마나 중한 병인지 알아야 해요. 의사가 하루에 포도주 한잔만 먹으라고 했는데 석잔 씩 잡수시고….”

“그래 세 사람의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거든, 모두 한잔씩만 먹기를 권했으니 석잔을 마셔야 하지 않소.”

 

◆ 계속 나오는 오줌

순찰 경관에게 길가 공동 수도에 매달려 있던 술꾼이 “날 병원으로 좀 데려다 주오”하고 말했다.

“왜요?”

“사실 여기서 소변을 보았는데 계속 나와서…….”

순경이 전등을 켜고서 남자의 물건을 보니 이상이 없고 그 옆 수도꼭지에서 계속 물이 나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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