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막걸리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쌀의 대부분은 국가에서 공급해주는 정부미(나라미)였다. 기본적으로는 정부미 중 일부를 가공용 쌀로 판매를 하는 것으로써 그 가격은 일반 쌀에 비해 낮게 공급을 해서 막걸리를 생산하는 업체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특히 수입쌀을 사용해서 막걸리를 만들던 업체들도 수입쌀 보다 저렴한 정부미를 사용함으로써 국산 쌀 막걸리를 만들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미 비축분이 부족해지면서 가공용으로의 공급이 어려워지고 또한 소량 있는 정부미의 가격이 오르게 되면서 대부분의 업체들이 정부미를 이용한 국산쌀 막걸리 생산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쌀 막걸리 생산 가격은 700-800원(정부미 기준) 전후이며 판매가격은 1,000-1,300원 정도이다. 예전 주류별 생산 단가를 계산했던 것에 의하면 맥주 500ml 한 병의 세금을 뺀 순 매출 단가는 478원, 소주 360ml 1병은 394원인데 막걸리 750ml 1병은 693원 정도이다. 이처럼 생산가격만 본다면 막걸리는 다른 술에 비해 상당히 비싼 술인 것이다. 맥주와 소주 등은 세금이 72%나 되는데 막걸리는 5%의 주세가 부가된다. 만약 막걸리에도 세금이 72%가 부가 된다면 가격은 2,000원-2,500원 선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걸리가 서민층이 마시는 걸로 인식되면서 세금 감면의 혜택을 준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 막걸리의 가격은 1,200-1,300원 전후이며 몇 년 동안 조금씩 상승하기는 하였지만 물가 상승률을 생각한다고 해도 막걸리의 가격은 동결이 되어왔다. 예전에도 지방의 막걸리업체가 가격을 올린 적이 있었으나 바로 판매부진과 가격 상승에 대한 반발로 다시 가격을 환원 한 적도 있었다. 물론 서민층이 대표적으로 마시는 술이기에 가격 상승이 서민들의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낮은 가격으로 인해 막걸리의 발전 역시 늦어지고 있는 부분도 상당부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마시는 생수 500ml의 가격을 살펴보면 차이는 있지만 약 700원 정도를 받고 있는 것에 비해 쌀을 찌고 가공 하는 막걸리의 가격이 약 1,200원 으로 막걸리 업체들의 자조석인 농담으로 “물 값보다 싼 것이 막걸리 값이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막걸리는 저렴하게 판매가 되고 있다.
항상 막걸리 제조장의 문제를 이야기 할 때 양조장의 영세성을 이야기 한다. 물론 막걸리의 가격을 100원, 200원 올린다고 해서 이러한 양조장들이 자신들의 양조장에 투자를 한다거나 신제품 개발에 재투자 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하지만 산업이 크려면 사람이 모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산업이 돈벌이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이익이 별로 없는 저가 막걸리 시장 형태로 계속 간다면 막걸리 산업은 돈 벌이가 되지 않는 산업이 될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박리다매 형태의 시장 구조는 업체들끼리의 저가 과다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 막걸리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반갑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다른 방향에서 본다면 그 동안 정부미를 이용해서 싼 가격으로 마셔온 막걸리의 할인 혜택은 끝이 난 것이고 이제 정찰 가격을 지불하면서 막걸리를 마신다고 생각했으면 한다. 좋은 막걸리를 만드는 것은 생산자의 부분이기도 하지만 좋은 막걸리를 알아주는 제 값을 내고 마시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