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닭의 힘찬 울음소리에 깬 것은 어디 인간뿐이랴! 새벽의 고요를 즐기던 꾀꼬리도 산비둘기도 그리고 찌르레기도 기지개를 켜고 합창을 시작하는 죽녹원(竹綠苑)의 아침은 그렇게 시작한다.
잠자리가 다소 불편하더라도 대나무들의 속삭임을 엿들을 수도 있고, 새벽을 알리는 장닭의 힘찬 소리며 새들의 합창을 듣는 것만으로도 보상이 된다. 죽녹원
담양이 대나무로 유명한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죽녹원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 이번에 죽녹원 한옥체험관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나 할까.
전국에는 유명한 산책로도 많고 산림욕장도 많지만 죽림욕은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고 한다. 대나무에서는 많은 음이온이 발산되는데 음이온은 혈액을 맑게 해주고 저항력도 증진시켜준다고 한다.
대나무가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대나무를 대하면 명상과 같은 편안한 상태가 된다. 이는 뇌파의 활동이 완화되고 알파파가 폭발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대나무에서는 여느 나무보다 산소 발생량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해소 하는 데도 탁월하다고 하니 지난 밤 편한 잠을 잤던 것도 이 때문이었나.
우리의 선조들은 동양화의 4군자 중의 하나로 대나무를 꼽고 있다. 곧고 바른 선비의 기질을 닮았다하여 성정이 곧은 이를 대쪽 같다고 하지 않는가.
대숲사이로 불어오는 청아한 바람이 한기를 느끼게 할 만큼 상큼한 새벽의 대나무 숲길이 바로 힐링 그 자체다. 새벽 창가에서 울어대던 찌르레기가 앞장서며 길 안내를 자청하고 나선다.
대도시 사람들이 대나무 숲길을 걸어 본 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전국에는 이름난 산책로 많지만 대나무 산책로를 걷는 다는 것은 평생에 몇 번이나 될까. 이번 담양 방문에서 대나무 숲길은 걸어 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귀한 기회였다. 대나무 숲속에서는 죽순도 만나고 재수 좋은 날은 그물망버섯도 볼 수 있다.
특히 죽녹원안에서 생활하는 이는 박인수 훈장이 유일하다. 아침잠을 깨원준 장닭의 울음소리는 바로 박 훈장이 키우고 있는 장닭이었던 것.
죽녹원에는 호남에서 유명한 건물들을 본떠서 지은 식영정을 비롯해서 소쇄원 광풍각, 송강정, 명옥현, 우송당 등이 있어 이채롭다.
담양에서 김원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