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영의 唐詩 시리즈 詩聖 杜甫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14)
두보 시 33수
있는 자여! 없는 자에게 베풀 순 없을까
二 十 首
寄李十二白二十韻
이백에게 부치는 이십운
昔年有狂客, 號爾謫仙人。
筆落驚風雨, 詩成泣鬼神。
聲名從此大, 汨沒一朝伸。
文彩承殊渥, 流傳必絶倫。
龍舟移棹晩, 獸錦奪袍新。
白日來深殿, 靑雲滿後塵。
<전반부 발췌분>
일전에 광객(狂客)이란 이 있어,
당신은 하늘에서 쫓겨난 신선이라 하네요.
붓 휘둘러 비바람을 놀라게 하고,
시를 지으면 귀신도 울리셨다지요.
이로부터 명성이 크게 일어,
묻혀 있다가 하루아침에 떨쳐 일어났지요.
문장의 재주 남달라 황제의 은총을 받으니,
전해지는 글마다 필히 절륜하네요.
황제 배 띄워 놀던 황혼녘에
금수 새겨진 비단 도포 하사받아 (감회가) 새롭지요.
청천백일하에도 궁궐 깊숙이 들어가니
고관대작 무수히 그대 뒤를 따르는구려.
◇ 어휘
李十二白(이십이백) 이 씨 집안 12번째 아들 백.
二十韻(이십운) 사십 구절로 된 장편 시.
狂客(광객) 하지장(賀知章659-744) 호는 사명광객(四明狂客). 이백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爾(이) 너 이.
謫仙人(적선인) 귀양 갈 적. 하늘에서 인간 세계로 귀양 온 신선.
汨沒(골몰) 물 흐르는 소리 골. 가라앉을 몰. 매몰되다. 한 가지 일에 파묻히다.
文彩(문채) 문장의 재능.
承殊渥(승수악) 받들 승. 다를 수. 젖을 악. 특별한 은혜를 입다.
流傳(유전) 세상에 널리 퍼지다.
絶倫(절륜) 매우 두드러지게 뛰어나다.
龍舟(용주) 배 주. 용머리가 달린 임금이 타는 배.
移棹(이도) 노 도. 노를 젓다.
晩(만) 늦을 만. 황혼.
奪袍(탈포) 빼앗을 탈. 도포 포.
靑雲(청운) 높은 지위나 벼슬.
後塵(후진) 티끌 진. 사람이나 거마가 지나간 뒤에 일어나는 먼지. 남의 뒤를 따르는 말
◇ 해설
배를 타고 놀던 현종이 이백을 데려오도록 자기 배를 보냈는데 그때 이백은 술에 취해 있었으므로 황제는 이백의 술이 깰 때까지 기다렸다.
“금수(禽獸)를 수놓은 비단으로 만든 도포를 하사받아 감회가 새롭다.”
여기에서 황제가 일개 시인이 술 깰 때까지 기다려준다거나 황제 자신이 입었던 도포까지 벗어서 줄 정도로 이백은 황제까지 인정하는 중국 5천년을 대표하는 대시인이다.
그래서 두보는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추앙받는, 귀신도 울릴 천재 시인 이백을 만난 기쁨을 평소에도 감출 수가 없었다. 이러한 대시인이 영왕(永王) 사건에 휘말려 고생하고 있을 때, 우정 넘친 장시(長詩)로서 이백에 대한 존경과 신의를 드러내었다.
두 사람은 만나고 헤어지기를 세 차례나 반복하는 동안 시와 술을 나누며 의롭지 못한 것들에 대해 의분을 토로하기도 하고 한편 호기롭게 놀며 옛 자취를 회상하기도 했다. 비록 길지 않은 교유였지만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서로의 인격을 믿었고 상대의 시를 이해하고 높이 평가해 주었다. 하지장이 첫눈에 이백을 보고 천상적선인(天上謫仙人)이라 했듯이 두보도 첫눈에 호걸풍인 이백에게 호감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이백과 두보는 성품이나 예술적인 면에서는 무척 대조적이었다. 두보는 사실주의적이고, 이백은 낭만주의적이다. 두보가 현실적, 평민적, 우수적, 유교적이라면 이백은 이상적, 귀족적, 낙천적, 도교적이다. 두보는 자기의 작품을 갈고 다듬는 퇴고(推敲)형인데 반해 이백은 한 번 쓴 시는 두 번 다시 손대지 않았다고 하니 시작(詩作) 태도에서도 둘은 판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두 사람은 청렴결백하고, 정의를 사랑하고, 우국연민(憂國憐民) 하는 정에 불타고, 또한 예술과 자연을 사랑하는 면에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백 역시 석문산에서 만나면서 헤어질 때 두보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노군동석문송두이보’(魯郡東石門送杜二甫, 노군 동쪽에 있는 석문산에서 두보를 보내고)에서 잘 드러내었다. 아마 두 사람은 그 만남이 살아생전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이별주에 취한 지 벌써 몇 날인가. 여러 곳을 함께 올랐지만, 언제 석문산에서 다시 만나 금술 단지를 열 수 있으리오.
가을의 사수 물결이 잔잔하니, 그 강물 조래산을 밝게 비추네. 바람에 날리는 마른 쑥처럼 서로 멀어지니 우선 수중의 잔이나 비우세.
-노군동석문송두이-
◇ 명구
筆落驚風雨, 詩成泣鬼神
중국의 4대 강(江)
◈ 중국의 4대 강(江)
중국은 세계에서 하천의 유량이 풍부한 나라 중 하나이다. 빗물이 모일 수 있는 유역 면적 1,000km2 이상인 강이 1,500여 개가 있으며, 크고 작은 강의 총 길이는 43만 km에 달한다.
주요 강은 대부분 칭짱고원에서 시작되며, 중국의 특징인 서고동저(西高東低)의 계단식 지형을 따라 바다로 유입되기 때문에 강물의 낙차가 큰 편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수력자원은 매우 풍부하여 수력 발전량이 6.8억kW에 달해 세계 1위의 생산을 자랑한다.
◇ 창장(长江, 장강, 양쯔강)
장강은 양쯔강이라는 이름으로도 익숙한데, 중국에서 가장 긴 강으로 전체 길이가 6,211km이며 나일강과 아마존강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칭짱고원의 탕구라 산맥에서 발원하여 총 국토면적의 1/3에 해당하는 11개의 성, 시, 자치구를 거쳐 최종적으로 동해로 흘러든다.
창장 중하류 지역은 온난 다습하고 토지가 비옥하여 일찍부터 경제가 발달하여 상하이와 같은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가 많다. 이곳에는 중국이 자랑하는 삼협댐이 자리하고 있는데, 국토면적이 넓은 중국은 이 창장을 통해 대규모 물류수송을 위한 항구가 발달하였다.
◇ 황허(黃河, 황하)
세계 4대 문명의 발생지로 익숙한 황허(황하)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긴 강으로 총 길이는 5,464km에 달하며, 칭하이 성 바옌카라 산에서 발원하여 총 9개의 성과 지역을 거쳐 발해로 유입된다.
황허의 특징은 여름과 가을에 연간 경류랑의 70~80%가 집중되어 있어, 역사적으로도 홍수에 따른 재해가 빈번하다. 지난 2천 년 동안 무려 1,500회 이상 제방이 무너졌으며 유로가 26번이나 바뀌었다. 황허의 물은 황토 고원의 진흙이 강물에 유입되어 누런 황토 빛깔을 띠
고 있고, 강물에 침식되어 쓸려 내려간 토사가 하류 지역에 퇴적되어 비옥한 토지를 형성하였다.
◇ 헤이룽장(黑龙江, 아무르강)
중국 가장 북부에 있는 세 번째로 긴 강으로 총 길이는 4,370km이며, 중국 경내에서만의 길이도 3,422km이다.
멍구(몽고) 북부와 중국 네멍구자치구의 다싱안링에서 발원하여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이 되고 있다. 이곳은 특히 부식질이 많아서 강물이 흑색을 띠고 있으며, 러시아에서는 ‘아무르Amur강’이라고 부른다.
◇ 주장(珠江, 주장강)
중국 남부에 위치한, 네 번째로 긴 강으로 총 길이가 2,214km이며, 남해로 유입된다.
주장은 본래 서장(西江)과 북장(北江), 동장(東江)이 모여 형성된 강인데, 그 중 서장이 가장 길고 주된 곳이다. 이곳은 강수량이 풍부하여 총 유량이 창장 다음으로 많은데, 토지가 비옥하여 역대로 쌀을 비롯한 각종 농산물이 많이 생산되던 중요한 산지였다.
*편집자주:본지는 저자의 양해를 받아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 중에서 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표시를 연제한다. 삽화및 관련 사진은 밥북사가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