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고기, 빠이주白酒 천지…마셔도, 마셔도 끝이 없네
네이멍구 자치구 팸투어기
몽골 최대축제 ‘나다무’서 몽골인의 기상 느껴
중국 7대 사막 가운데 하나인 샹샤완 가볼 만
하늘선 별이 쏟아질 듯…공기가 달다는 느낌
중국의 5개 자치구 중 하나인 네이멍구 자치구(內蒙古自治區). 그 수도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바이타(白塔) 국제공항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보름달은 휘영청 밝았다. 인천공항에서 베이징공항을 거쳐 오면 불과 3시간 거리인데 항공편 이상으로 항저우(杭州)로 돌아오다 보니 하루 종일 걸렸다. 칭기즈칸(成吉思汗)을 만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닌 모양이다.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에서 실시한 네이멍구 팸투어는 4박5일 일정이었다. 짧은 기간에 네이멍구를 돌아본다는 것은 대략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 여행을 숱하게 다녔지만 네이멍구(우리는 흔히 ‘내몽고’라 부른다)를 다녀온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또 흔히 몽고와 몽골(蒙古)을 혼동하기 십상이다. 네이멍구는 중국 땅이고, 북쪽 국경지대에 몽골∙러시아와 인접해 있다. 국경선이 4221㎞에 이른다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10배에 가깝다. 이 가운데 몽골과의 접경선이 3192㎞, 러시아와의 접경선은 약 1000㎞에 이르며, 면적만도 약 118만㎢로 중국 전국토의 11.9%를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땅 부자의 자치구다. 청(清)나라에 들어와 네이멍구 지역으로 지정됐고, 1928년 차하얼성(察哈尔省)과 쑤이위안성(绥远省) 등의 성(省)을 두었다. 1947년 5월 1일엔 중국 최초의 성(省)급 민족 자치구로서 네이멍구 자치구가 설치됐다.
몽골족의 특성은 열정적이고 손님을 좋아하며, 복장은 도포에 장화를 신고 허리띠를 즐겨 찬다. 유목민으로 쇠고기와 양고기를 즐겨 먹으며, 분해∙조립이 간편한 천막 모양의 이동식 주택 게르(빠오)에서 산다. 고대 몽골족은 샤머니즘을 신봉했지만, 원(元)나라 이후에는 라마교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해마다 7~8월이면 자치구 각지에서 민속놀이인 나다무(那達慕) 대회를 열어 물품을 교환하거나 기마, 활쏘기, 몽골씨름경기 등을 한다.
척박한 기후 탓에 감자, 귀리, 옥수수, 유채, 해바라기 같은 작물을 주로 재배하고 양, 소, 말 같은 가축을 기른다. 생각보다 엄청 넓은 밭농사도 기계의 손을 빌리지 않고 순전히 사람 손으로만 농사를 짓는다는 말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중국의 인해전술이 농사에도 적용되는 것일까?
하늘과 땅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마신다
네이멍구 음식 중 단연 최고는 양고기 바비큐다. 양고기 수육도 좋다. 통바비큐는 중국 돈으로 1000원 정도여서 일반 관광객이 호사를 부리기엔 다소 부담 가는 음식이다. 팸투어 일행들에겐 거의 점심과 만찬 때마다 양고기가 상에 올랐다.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았는데, 이 지방의 물과 오래된 요리솜씨 덕분이란다.
몽골의 전통 제단 아오바오에 휘날리는 하다를 받쳐 들고 의식을 치르듯 빠이주를 관광객에게 받치는 몽골족들. 그들은 한 때 세계를 지배했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이다.
거건타라 초원에서 펼쳐진 나다무 축제
세계 어디를 가나 소수민족은 있다. 네이멍구 내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몽골족은 그들의 시름을 덜고 단합을 하기 위해 해마다 여름이면 초원에 모여서 그들만의 축제인 나다무라는 축제를 연다. 이를 통해 그들만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몽골족 남자라면 최소한 말 타기, 씨름, 활쏘기는 기본으로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들은 벌써 6~7세가 되면 말을 탈줄 안다.
이날 펼쳐진 나다무 축제의 개막도 거침없이 달리는 말 위에서 펼쳐진 진기한 묘기였다. 말을 타보지 않아 저런 묘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는 잘 모르지만, 일단은 박진감이 넘친다. 그들에겐 일상화된 말 타기이겠지만 타국 멀리서 건너온 이방인들은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펼치는 축제에 괜히 신이난다.
몽골족 최대 축제인 나다무는 ‘오락’, ‘유희’라는 몽골말이라고 한다. 유희들의 아름다운 춤사위와 노래 등 식전 행사가 끝나고 오후에는 본격적으로 나다무 축제가 전개됐는데, 우람한 체격의 씨름선수들이 갑옷 같은 웃옷을 입고 펼치는 씨름은 우리의 씨름과는 사뭇 다르다. 일본 스모와 유도가 혼재된 느낌이 든다.
이 나다무 축제를 보기 위해 해외에서도 관광객이 몰려든다. 올해로 21회째를 맞고 있는데 내년에는 상설경기장이 마련된다고 한다.
거건타라는 몽고말로, 한자로 표기하면 피서성지(避暑城地)다. 문자 그대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완만한 구릉과 끝없이 펼쳐진 초원이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드넓은 초원에선 살찐 양떼와 말들이 목동을 따라 풀을 뜯으며 지평선을 넘어간다. 해발 1000m 고원에 자리한 초원, 한 자리에서 360도를 돌아도 지평선이 이어진다. 정말로 광활한 평야다. 7월의 기온은 35℃를 가리키지만 워낙 건조한 날씨라 땀이 나지 않는다. 양산 밑에만 들어가도 시원할 정도다.
좌로 세 번 돌려라… 몽고 빠오 문 열기
요즘은 유목민들 중에서도 일부만 여름철에 빠오에서 산다. 겨울엔 너무 춥기 때문이다. 축제장 옆에 빠오를 형상화한 빠오호텔이 있다. 그 안에는 화장실도 만들어져 있고, 침대도 들여놓았다.
문제는 독립식으로 지은 빠오가 여름철에만 운영되다보니 관리가 부실하다. 방 배정을 받고 한참을 걸어서 방 앞에 도착해 문을 여는데, 안 열린다. 서울과 여는 방식이 다른 것을 몰랐다. 습관적으로 오른쪽으로 돌리니 문이 열리지 않는다. 좌로 세 번을 돌리니 그제야 문이 열린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그 흔한 선풍기도 없다. 그래도 별로 덥지 않다. 새벽 3시에 잠이 깨 밖으로 나가보니 하늘에선 금방이라도 별이 쏟아질 것처럼 영롱하다. 이는 대기가 그만큼 깨끗하다는 의미다. 참으로 공기가 달다.
라마교 우당쟈오(五當召)
거건타라 초원에서 하룻밤을 보낸 일행은 네이멍구 제2의 도시인 바오토우(包頭)로 향했다. 바오토우에서 북쪽 54㎞ 대청산 산속 오지에 티베트의 사원양식을 그대로 본떠 세워진 라마교사원을 보기 위해서다. 이 사원의 역사는 250여 년에 이르며, 본래의 이름은 광각사(廣覺寺)다. 1749년에 중건돼 지금까지 그 모습을 잘 보전하고 있다. 1200여 명의 승려가 이곳에 체재하면서 불교이론을 학습하고 있다.
우당쟈오는 원래 티베트어로 ‘하얀 연꽃’을 뜻한다. 현재의 우당쟈오는 몽골어로 ‘버드나무’를 뜻한다.
이곳에는 박물관도 있는데 몽골인들의 역사와 전통생활양식을 알 수 있는 생활도구와 장식용품, 전통악기와 의상, 무기류들이 전시돼 있다.
쿠부치사막, 샹샤완(向沙灣)에서 낙타를 타다
중국 7대 사막 가운데 하나다. 샹샤완은 사막에서 강한 바람이 불 때 ‘웽~, 웽~, 웽~’하며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향사만(向沙灣)이라 불린다. 사막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가 볼만한 곳이다. 샹샤완 사막은 면적만도 1.6만㎢나 된다.
사막 주차장에서 사막으로 연결되는 케이블카를 타면 발아래 물이 흐르지 않는 내(川)가 있는데 이 내가 황하의 물줄기가 된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빨강, 파랑, 노랑으로 알록달록한 큼직한 버선을 신발 위에 신겨준다. 그래야만 모래가 신발 사이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사막의 첫 체험은 낙타 타기다. 봉이 두 개인 아랍산 낙타 500여 마리를 들여다가 관광객을 태운다. 이들 낙타는 물병만 보면 그야말로 미친다. 그래서 물병 주의를 당부하지만 가방에서 삐죽하게 물병이 나오면 여지없이 낙타한테 빼앗긴다.
낙타에서 내리면 2㎞쯤 달리는 기차를 탄다. 그리고 모래차를 탄다. 사막의 하이라이트는 모래썰매타기. 100여 m에 달하는 가파른 모래 언덕을 타고 내리면 노소불문 신난다. 양손을 뒤로 젖혀서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 하는데 모래가 엄청 뜨겁다. 피부가 약한 사람은 모래 열기에 손에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사막을 이제 사람이 일부러 찾아가 즐긴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막 여행에 카메라를 가지고 갈 경우, 미세 모래의 침범을 방지하는 비닐 랩 등을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칭기즈칸(成吉思汗) 능
황제 식사에 오르는 술 ‘河套礼品酒’
布赫(포혁∙뿌허∙Bu he, 몽고족, 연안대학민족학원 졸업, 내몽고 출신 중국공산당원)은 허타오(河套)주에 대해 “향기로움이 만리장성 안팎으로 가득하고, 그 맛은 천리 평원으로 넘친다”라고 평했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허타오 술창고’는 허타오주의 농후한 향기를 대표하고, ‘허타오 잔치술’은 잔잔한 잔향을 대표하며, ‘황제 식사에 오르는 술’은 술의 보양 능력을 대표하는 등 세 가지 시리즈로 형성하며 발전돼 왔다.
등급 또한 상, 중, 하 세 단계로 나누고, 술 종류만 400여 가지나 된다.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중국 전역 20개 이상의 성(省)∙시∙자치구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2006년 1월 허타오 브랜드의 ‘허타오왕’, ‘허타오 술창고’, ‘황제 식사에 오르는 술’ 세 가지 시리즈는 중국술문화전업위원회(中国酒文化专业委员会)에 의해 ‘중국문화명주’로 공식 인정 됐으며, ‘허타오 문화’를 전파시키는데 중요한 작용을 했다.
허타오주는 ‘타오냥(套酿)’으로도 불렸다. 양조공예가(술 제조하는 사람)는 술창고의 우아한 향, 감칠맛을 내며 서로 조화를 이루는 깔끔한 맛, 은은하게 오래 퍼지는 향 등 허타오주의 독특한 품격을 살리며 중국 북방지역 술의 전형적인 특징을 표현해낸다.
허타오주업회사(河套酒业公司)가 술을 빚을 때 사용하는 물은 쥐라기 말기(지금으로부터 약 1억3500년 전)에 형성된 것이다. 독특한 지질환경에 매장돼 있어서 수질이 부드럽고, 셀레늄 같은 인체에 유익한 성분들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타오냥의 농후한 향기와 부드러운 감칠맛은 이로부터 나온 것이다.
선물용으로는 주로 ‘허타오왕’, ‘허타오 술창고의 10년 된 향긋한 술’, ‘황제 식사에 오르는 술’ 등의 백주와 젖술(奶酒)이 있다. 포장과 휴대 면에서도 중국 명술 중 으뜸으로 꼽히며, 내몽고를 찾는 여행객들이 선물용으로 가장 많이 찾는 것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