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고급스럽게, 막걸리는 맛난 것만, 안주는 푸짐하게
‘칵테일 막걸리 빠’에 가보셨나요, 한 번 빠져 보세요
서울 압구정동 부근의 ‘칵테일 막걸리 빠’는 지역에 맞게 타깃과 분위기가 명확하다. 30~50대의 중장년층이 럭셔리한 분위기에서 편하게 즐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손품 발품 팔며 막걸리 바 구상
집에 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썩 괜찮은 경험이었다. 내가 마실 정도면 누가 마셔도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곧 “이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성공을 직감(直感)한 것이다. 그는 이미 액세서리 무역으로 꽤 성공한 사업가다. 그간 실패의 경험도 없었다. 그런 자신감도 한몫 단단히 했다.
그때부터 막걸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이나 인터넷 등으로 손품을 팔았고, 그와 동시에 발품 팔며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막걸리 바를 구상하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하나둘씩 준비해 나갔다. 작년 5월, 칵테일 막걸리 빠는 그렇게 탄생했다.
“압구정동을 비롯해 홍대, 건대 등의 막걸리 바나 막걸리가게를 죄다 훑었어요. 몇몇 막걸리 동호회에도 가입해 적극적으로 참석했죠. 그러는 와중에 정말 많이 공부했어요. 그러면서 막걸리 바의 밑그림을 완성했죠.”
트위터 ‘막소당’ 당주로 활동
‘오늘의 추천 막걸리’ 눈길
6시쯤 방문해 촬영하던 중 생각보다 일찍부터 손님이 들기 시작했다. 찾은 날이 월요일이어서 비교적 한산한 듯 했지만 그래도 손님은 계속 이어졌다. 이곳을 찾는 손님 중 거의 반 정도는 예약을 하고 온다. 목요일과 금요일이 가장 피크다. 테이블 치우느라 정신없을 정도다.
앞서 말했듯이 이 바는 30대부터 50대까지의 중장년층이 타깃이지만 젊은 유학생부터 중후한 신사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 젊은 층은 밝고 깨끗한 분위기가 맘에 들어서인 듯하고, 중장년층은 무엇보다 막걸리와 음식 맛 때문인 듯하다.
이곳에선 전국의 여러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이 사장은 정말 맛있는 막걸리만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싶어 한다. 가끔 한 손님이 “어느 지방에 갔더니 ○○막걸리가 괜찮더라”는 말을 하면 그 즉시 알아내 주문한다. 맛이 좋아 선택한 막걸리라도 품질에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가차 없이 폐기시킨다. 이곳에서 눈에 띄는 건 ‘오늘의 추천 막걸리’. 그날그날 막걸리 코스를 정해놓고 보드에 적어놓으면 손님들은 이를 참고한다. 예를 들어, 하얀연꽃-미담-입장-배다리 막걸리(A코스) 순으로, 또는 춘향-월향-소백산-알밤 막걸리(B코스) 순으로 마셔보길 권하는 식이다. 칵테일로는 바나나․딸기․블루베리 칵테일막걸리가 인기다. 누군가 이곳에서 바나나칵테일막걸리를 마셔보곤 또 다른 막걸리 바를 꿈꿀지도 모를 일이다.
사족을 달자면, 이 바에서 얻어진 수입금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적자(赤字)를 본 달에는 이 사장이 보태서라도 기부를 건너뛰지 않는다. 그는 매주 일요일이면 양로원이나 보육원에 가서 자원봉사를 한다. 그래서 매주 일요일에 이곳은 영업하지 않는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3-28 B1 ☎02․546․5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