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 받는 酒類업계 만들어라
김원하의 취중진담
술을 유통시키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단체가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다. 이 단체의 수장(首長)을 뽑는 선거가 얼마 전 실시됐다. 당초 예상과 달리 단독 출마한 부산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 최수옥(崔秀玉) 회장이 만장일치로 신임회장으로 추대됐다.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경남지역의 조병용 전(前) 부산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장이 업계 화합을 위해 용퇴했기 때문이다.
중앙회 제5기를 이끌어갈 최수옥 회장은 도매업계의 생존권이 달린 종합주류도매업 신규면허권 T/O제를 유지해야 하고, 제조사와 내구소비재 비용 균등부담 또는 제조회사의 내구소비재 공급 금지 규정 폐지를 유도해야 하는 등 당장 발등에 떨어진 산적한 숙제를 안고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일들은 이번 선거에서 단합된 힘을 보여주었듯이 회원사들이 힘을 합치면 결코 어렵지 않게 이뤄지리라 본다. 회장의 힘이 부치면 힘을 보태서 밀어주면 된다.
이집트의 속담에 ‘거미줄도 합치면 사자를 묶는다’는 말이 있다. 전국의 모든 주류도매업자들이 하나로 뭉치면 어떤 난관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 또 힘이 강해지면 새로운 사업도 창출해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체장을 뽑아 놓고 밑에서 흔들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단체의 습성인데, 이번 중앙회는 달라야 한다. 최수옥 회장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밀어주고, 그 결과를 같이 공유해야 한다.
도매업계의 주무부처인 국세청을 비롯한 유관기관과의 유대문제도 업계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 주류도매업자는 국가로부터 면허를 부여받은 사업자다. 때문에 무자료 주류거래를 차단하고 주류거래 투명성을 확보해 세금탈루 방지는 물론 종합주류도매업의 이미지 제고와 주류유통 정상화에 기여하도록 지도․계몽에 앞장서야 한다.
차제에 첨언하고 싶은 것은 주류업계가 사회로부터 대접받는 풍토 조성에 앞장서 달라는 것이다. 지금껏 주류업 단체는 회원사의 권익 보호와 업무의 효율성 제고에만 앞장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록 영세한 경영 여건이나 열악한 작업환경일지라도 사회운동에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그래야만 국민이 동질성을 느낄 수 있고 사랑 받는 주류업계가 될 수 있다. 이는 비단 주류도매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술을 제조하는 제조사가 앞장서고 도매업계가 적극적으로 동참하면 주류업계도 타 산업처럼 존경받고 사랑받는 업계가 될 수 있다.
주류업계는 전 국민의 70% 이상이 술을 마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일상에서 술을 구할 수 없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때문에 술을 제조하고 이를 공급하는 도매업자들은 신이 내린 선물을 공급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물장사’란 꼬리표를 달고 사는 것은 억울하지 않는가. 최수옥 회장은 이 꼬리표를 떼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매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이란 것을 꼭 기억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