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Village 안덕마을
자연에너지로 건강과 치유 돕는 ‘힐링 체험마을’
대한민국 최초로 마을 전체를 건강, 힐링 체험장으로 만든 곳이 있다. 바로 전북 완주군 구이면에 있는 안덕마을이다. 산중 깊숙이 자리 잡은 마을에는 토속한증막을 비롯해 건강쑥뜸, 전통혼례 및 다례체험, 천연비누만들기, 도자기만들기, 전통서예 체험, 노래와 웃음치유 교실, 효소만들기, 건강산책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Healing Village의 문을 열기위해 지금부터 안덕마을 유영배 촌장의 안내로 당일 체험을 시작해 보자.
“서전주 톨게이트로 빠져나와서 내비에 주소를 찍어야 헤매지 않고 올 수 있습니다.”
마을입구 주차장에 주차를 시키고 밖으로 나오자 촌장이 밝은 표정으로 반겨 주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설들을 둘러보았다. 평일 주중이라 방문객이 많지 않아서 마을은 조금 한산한 풍경이었다. 촌장님을 따라 천천히 걷던 중 힐링마을이 조성된 경위가 궁금했다.
“2008년부터 미치, 장파, 신기, 원안덕 등 안덕리 4개 마을 주민 300여명이 모여 만든 공동체마을이지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 회삽니다. 주민 73명이 이곳에서 근무하며 나머지 180여명은 작목반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까요. 평균연령 70세를 훨씬 웃도는 고령화 마을이지만 여기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촌장의 말을 요약하면 마을이 법인회사다. 숲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시골에 직원 300여명이 근무하는 법인회사가 있는 것이다. 그것도 직원 대부분이 70세 이상이다. 신기하다 못해 이상해진다. 어떻게 가능할까?
고택의 기품과 향기가 살아 있는 ‘요촌당’
촌장이 두 번째로 안내한 곳은 1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꽤 넓은 노래연습장이다. 안에서는 이미 노래연습이 무르익었다. 대부분 60대 이상이었지만 강사의 선창에 따라 큰 목소리로 노래하는 모습은 10대 소녀들 같았다. 노래 중간 중간에 웃음치유도 함께 진행되었는데 모든 참석자들이 웃음으로 하나 되는 분위기다.
직접 재배한 유기농식품으로 차린 ‘자연밥상’
노래교실 촬영이 끝나자 출출해진 배를 달래기 위해 웰빙식당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지난 탓에 식당 안에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식사는 ‘한식 뷔페’로 기본 상차림이 되어 있었고 옻닭 등은 인원수에 맞춰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 쌀과 채소 등 대부분의 식자재들이 안덕마을에서 재배한 유기농 식품이다.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심고 가꾼 채소로 반찬을 만들고 유기농 무농약 텃밭에서 키운 배추를 죽염으로 절인 김치는 할머니의 손맛이 그대로 배어 있습니다.”
심신회복과 에너지 충전하는 ‘토속한증막’
뿐만 아니다. 한증막은 얼음방처럼 시원한 폐 금광굴과 연결되어 있어 토속한증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고 동굴체험, 오감체험을 보너스로 즐길 수 있다.
도시생활자의 몸안 독소를 해독하는 ‘황토방’
이렇게 한증막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난 후 촌장의 안내를 받아 돌담길 너머 황토기와집 마당에 들어섰다. 숙박동 역할을 하는 황토방이다. 8평 2동, 10평 4동이 원룸 형태라 아기자기하다. 저마다 현관문 옆에 ‘미치’ ‘신기’ 등의 마을 이름을 하나씩 적어 놓았다. 방 안에는 황토로 물들인 이부자리가 폭신히 깔려있다. 동별로 작은 마당도 있다. 여름에는 어린시절로 돌아가 야외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노닥거리는 낭만도 누릴 수 있다.
“황토방은 도시에서 중금속과 각종 오염물질로 찌든 몸을 해독하는 작업을 합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지어 투박하지만 95%이상 황토로 지어졌고 내부에 화장실 등 여러 편의시설을 갖춰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습니다.”
촌장의 말을 듣고 당장 황토방체험을 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어서 황토방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다. 안덕마을 체험의 마지막 코스는 효소와 죽염 간장, 된장을 보관하는 곳이다.
안덕마을의 보물 ‘죽염 간장과 감효소’
촌장은 황토방 펜션을 보여 준 후 다시 오던 길을 내려오다 우측 길로 방향을 바꿨다. 도착한 곳에는 건물과 넓은 마당이 있다. 마당에 놓인 장독대 수백기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 냈다. 작목반 이현자 반장이 수십 년 된 간장을 보여 주었다. 독 안 테두리에는 하얀 소금 결정체가 형성되어 있었다.
“보세요. 이렇게 소금결정이 있잖아요. 하얀 테두리는 간장을 오래 담아두면 자연스럽게 생기거든요.”
간장독을 덮고 이번에는 귀한 보물을 보여주겠다며 건물 안으로 안내했다. 굳게 닫힌 문이 열리자 밖에서 봤던 독들이 열병식을 기다리듯 가득 서 있었다.
안덕마을 소개책자에 나와 있는 감효소와 죽염 간장, 된장이 바로 이 곳 작목반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취재를 마치고 유영배 촌장에게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자연이 준 힐링 프로그램으로 ‘특화’
“처음엔 오지마을에 불과했어요. 주민들은 70대 이상 된 농부들이 대부분이고 특별한 게 없었어요. 그러다 2008년에 힐링을 통한 힘 있는 마을을 생각했고 커뮤니티소사이어티를 구성하게 된 것입니다.”
유 촌장은 주민들의 소득창출이 최우선 과제였기에 외부자본이 아닌 주민 50여명이 모아준 1억 3천만 원을 종자돈으로 삼고 영농법인 안덕마을을 만들었다.
이제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마을 공동체로서 다양한 힐링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만 가지고 독일과 프랑스의 공동체 마을을 견학하면서 안덕마을의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2008년부터 마을 건립을 시작해 2009년 완성했어요.”
갑자기 마을에 대한 홍보는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했다.
“처음엔 좀 막연했어요. 하지만 안덕마을만의 특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이곳의 자연을 최대한 살린 프로그램을 만드니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군에서도 적극 홍보와 마케팅을 해주었고 저도 SNS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 처음 5천명도 안되던 방문객이 해마다 늘어서 올해는 5만 명을 바라본다고 한다. 불과 5년만의 결과다. 수익도 비례해 1인당 최소 2만원을 지출할 경우 10억의 매출이 발생한다.
1주에 단 하루만 제대로 쉬어도 ‘힐링’
“이 곳의 단골 중 한 분이 박원순 서울시장 이세요. 당선되기 전 홀로 이곳에 내려와 약 한 달 동안 머물다 가셨는데 그 후에 당선되셨더군요. 박 시장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여기 오셔서 며칠씩 쉬고 가세요. 특히, 스트레스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은 큰 효과를 보십니다.”
끝으로 유 촌장에게 힐링하는 법을 물어보니 의외의 답이 나왔다.
“모든 병의 90%는 본인이 만드는데 1주일 중 단 하루만 제대로 쉬어도 우리 몸은 힐링된다고 생각합니다. 거리나 시간 때문에 오시기 힘들면 가까운 곳에 있는 조용한 장소에서 다 잊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세요.”
전화 : 063-227-1000 (사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