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화이트와인 생산지, 알자스
알자스 포도주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주 중 하나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알자스(Alsace). 프랑스의 다른 포도원과 마찬가지로 알자스는 수 세기에 걸쳐 많은 변화를 겪었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지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유명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알자스 여행 중 처음 와인에 빠졌다고 한다. 특유의 길고 홀쭉한 저먼플루트(Germanflute)형의 와인병과 튤립형 글라스 역시 이색적인 매력을 준다.
알자스 포도원 역시 주변 다른 프랑스 지방과 마찬가지로 수세기에 걸쳐 많은 변화를 겪었다. 로마와 독일 영향권의 교차로에 위치한 알자스의 지리적 위치가 알자스 와인의 역사를 잘 말해주고 있다. 서기 1세기 초부터 로마 군단이 알자스 지역에 포도 재배기술을 전파한 것을 시작으로 메로빙거 왕조와 카롤링거 왕조를 거치면서 더욱 활기를 띠게 된다. 특히 이 때 힘을 솟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알자스 포도주가 다량 소비됐다.
10세기 말에는 160여개 마을에서 포도를 재배했고, 중세에는 알자스 포도주가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주 중 하나로 손꼽혔다.
알자스 지방의 포도재배는 16세기에 이르러 절정을 맞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30년 전쟁’으로 인해 번영의 맥이 갑작스럽게 끊겼다. 곳곳이 황폐화되고 약탈과 전염병이 창궐해 인구 감소는 물론 모든 상업 활동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후 포도재배업자들이 지방 고유의 품종으로 빚어낸 포도주만을 생산하는 엄격한 품질 관리 정책을 채택하면서 알자스 와인산업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1945년부터는 재배 지역을 제한하고 포도주 생산 및 양조에 대하여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는 등 제품 품질 관리 정책을 강화한다.
마침내 1926년에 아펠라시옹 알자스(Appellation d’Origine Controlée Alsace), 1975년에는 알자스 그랑 크뤼(Alsace Grand Cru)와 1976년 크레망 달자스(Crémant d’Alsace)라는 원산지 통제명칭(AOC)을 차례로 획득했다.
현재는 알자스와인생산자협회(CIVA․Conseil Interprofessionnel des Vins d’Alsace)를 중심으로 생산자와 네고시앙이 모여 전 세계에 알자스 포도주를 알리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 알자스 테루아의 특성
◇ 알자스 와인 가도(街道)
◇ 1000가지 향을 만들어내는 7개의 포도품종
알자스의 와인 이름은 주로 포도 품종에서 따온다. 알자스의 와인은 애호가들에게 가장 드라이하고 가벼운 와인에서부터 풍만하고 향긋한 와인에 이르기까지 맛의 황홀경을 선사해준다. 이 같은 다양성 덕분에 알자스 와인은 어느 때나 잘 어울린다. 축제나 간단한 식사 초대, 혹은 일상적으로 마시기에도 좋다. 식전주로 마시거나 혹은 리셉션에서, 샐러드, 해산물, 흰살 고기류 등등 전세계 요리, 치즈와 함께 또는 디저트로… 그 어느 상황이나 요리에도 그 향이 어울리는 알자스 와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① 알자스 실바네르 : 신선하고 가벼운 실바네르 품종은 살짝 과일 향 또는 꽃 향기가 느껴지는데 주로 감귤, 흰 꽃, 또는 지금 막 자른 풀 향기의 부케 향을 선사한다. 해산물이나 생선, 돼지고기와 잘 어울린다.
② 알자스 삐노 블랑 : 옅은 꽃 향기와 과수원의 과일을 떠올리게 하는 섬세한 과일향 품종이다. 부드럽고 섬세하며 신선함과 유연성을 결합한 품종으로 대부분의 요리와 잘 어울린다. 특히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 뷔페, 해산물과 조화를 이룬다.
③ 알자스 리슬링 : 드라이하고 우아하며 약한 과일 향이 느껴지는 이 품종은 감귤 향과 꽃 향기 또는 미네랄 성분이 아주 섬세한 부케향을 선사한다. 이 전형적인 식도락을 위한 와인은 생선이나 갑각류, 흰 살 고기, 그리고 사우어크라우트(양배추 절임)와 아주 잘 어울린다.
④ 알자스 뮈스꺄 : 신선한 포도의 부케 향을 퍼트리는 이 품종은 종종 꽃향기도 섬세하게 느껴진다. 프랑스 남부의 뮈스꺄 품종과 달리, 드라이하고, 포도를 한 입 크게 배어 문듯한 느낌을 준다. 식전 주로도 좋고, 아스파라거스와 곁들여도 좋다.
⑤ 알자스 삐노 그리 : 풍만하고 풍부한 맛을 지녔다. 구조가 잘 잡혔고, 원만하며, 여운이 오래가는 이 품종은 복합적인 초목향과 옅은 스모크 향도 느껴진다. 푸아그라, 사냥고기, 흰살 고기, 구운 고기, 내장류(간, 콩팥)와 잘 어울린다.
⑥ 알자스 게부르츠트라미네르 : 매우 다양한 아로마향을 자랑한다. 바디감과 구조가 잘 잡힌 이 품종은 과일, 꽃 향신료의 아로마향이 풍부하다. 강렬하고 풍만하며, 대체로 달콤하다. 식전 주로 완벽하며 이국적인 요리나 향료가 많이 든 맛이 진한 요리, 진한 치즈, 디저트와도 궁합이 좋다.
⑦ 알자스 삐노 누아르 : 체리, 산딸기, 커런트 열매와 같은 붉은 과일향과 약간의 나무향이 어우러져 있다. 나무통에 숙성시키면 훨씬 더 구조가 잘 잡힌 복합적인 와인이 된다. 붉은살 고기, 사냥고기, 돼지고기, 염소젖 치즈나 그뤼에르 치즈에 곁들이면 좋다.
◇ 알자스 포도주 보관 및 서빙법
가장 이상적인 서빙 온도: 알자스와 알자스 그랑 크뤼(8-10도), 크레망 달자스(5-7도)
② 알자스 포도주의 우아한 빛깔과 부케, 그리고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스템이 긴 튤립형 잔에 마셔야하며, 크레망 달자스의 경우는 가늘고 긴 모양의 크리스탈 플루트(flûte) 잔에 마신다. ③ 잔을 가득 채우지 않아야 더욱 우수한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④ 알자스 포도주가 지닌 최고의 가치를 맛보기 위해서 여러 해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6개월에서 5년이면 알자스 포도주의 풍부한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⑤ 그랑 밀레짐(최고의 포도 수확이 있던 해의 와인), 그랑 크뤼(Grand Cru), 방당쥬 따르디브(Vendanges Tardives, ‘늦은 수확’이란 뜻으로 포도의 당도가 높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늦게 수확해서 향이 풍부한 독특한 스타일의 알자스산 백포도주), 셀렉씨옹 드 그랭 노블(Sélection de Grains Nobles, ‘귀부화된 포도송이 모음’이란 의미로 귀부화된 포도송이를 조심스럽게 수확하여 만든 고급 포도주)은 오래 보관할 수 있는데, 잘 숙성된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너무 건조하지도 습하지도 않은 적당한 습도의 저장고에서 보관해야 한다.
⑥ 한편, 몇몇 품종들은 포도 품종 특유의 맛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하여 오크통에 오래 저장하지 않고 일찍 병입을 하는 방식으로 양조하므로 톡 쏘는 시원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⑦ 어떤 포도주든지 알자스산 포도주는 온도 10-15도에서 뉘여서 보관해야 한다.
⑧ 가끔 병 밑바닥에 침전물(주석)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연적인 현상이며 오히려 그 포도주가 얼마나 섬세한지 말해주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 아펠라시옹 & 표시
① AOC 알자스 : 이 아뺄라씨옹은 알자스 지방 떼루아르에 대한 신뢰성과 알자스 와인 생산자들의 노하우를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7개의 포도 품종에서 이름을 딴 와인과 브랜드 명이나 에델즈빅케르 (Edelzwicker)나 쟝띠(Gentil)라는 명칭이 표시된 블렌딩 와인으로 구분된다.
② 방당쥬 따르디브(Vendanges Tardives) : ‘늦은 수확’이라는 뜻으로 그랑 크뤼 포도주를 만드는데 쓰이는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포도가 농익었을 때를 기다렸다가 느지막이 수확하는데, 보통 공식 포도 수확일보다 몇 주씩 늦게 수확한다. 아로마가 훌륭한 품종으로 빚을 뿐만 아니라, 늦게 수확하므로 농도가 짙고 귀부 포도(보트리티스 씨네레아, Botrytis cinerea라는 곰팡이가 핀 포도)로 만들기 때문에 향의 농도와 감미가 빼어나다.
③ AOC 알자스 그랑 크뤼 : 이 아뺄라씨옹은 매우 엄격한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는 고품질 와인에 부여된다. 특정 지역명으로 제한된 51개의 특별한 떼루아르에서 만들어진다. 지리적, 기후적 특성과 생산에 대한 엄격한 통제 덕분에 알자스 그랑 크뤼 와인은 탁월하고 섬세하면서 복합적이고, 장기 숙성에 적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우아하고 진실된 와인은 그 향과 구조를 통해 떼루아르의 특징을 온전히 표현해내고 있다. 알자스 그랑 크뤼 와인 양조에는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 리슬링, 뮈스꺄, 삐노 그리, 게부르츠트라미네르 4개의 품종만 사용할 수 있다.
④ AOC 크레망 달자스 : 이 청량감 있고 섬세한 알자스의 스파클링 와인은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주로 삐노 블랑을 위주로, 삐노 그리, 리슬링, 샤르도네 또는 삐노 누아르(크레망 로제)를 이용하며 만든다. 알자스의 크레망 와인은 현재 프랑스 크레망 와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식전 주로 혹은 식사 중에나, 모든 상황에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⑤ 셀렉씨옹 드 그랭 노블(Sélection de Grains Nobles) : ‘귀부화된 포도송이 모음’이라는 뜻으로 보트리티스 씨네레아 곰팡이가 핀 포도알을 하나하나 계속적으로 선별 작업하여 만든다. 짙은 농도로 인해 해당 품종의 특성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으며 강하면서도 복합적이고 입 안에 감도는 긴 여운이 일품이다. 셀렉씨옹 드 그랭 노블이야말로 진정한 명품이라 칭할 수 있는 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