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주)眞露가 펴낸 <술의 세계>
술에 관해서는 하도 희한한 이야기들이 수도 없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때에 따라서는 황당하다는 느낌이 들 때도 많다. 1988년 (주)眞露가 펴낸 <술의 세계>에도 그와 같은 이야기들이 많은 것을 보면 원래 주당들은 이른바 뻥이 센 모양이다. 그렇지만 어떤 이야기들은 진실이 담겨 있기도 하다. 여기에 <술의 세계>에서 소개 했던 ‘술 주변 稀事逸聞(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희귀한 이야기)’ 을 발췌했다.<편집자 주>
▪ 술과 타이타닉 호
“뭣! 빙산이라고? 고맙지, 여봐 웨이터! 그 한 모퉁이 잘라와, 이 술에 넣게”하자 축배를 든 사람들은 “와”하고 환성을 올렸다.
타이타닉 호가 다가오는 빙산과 부딪히기 바로 직전의 장면을 한 소설가가 이렇게 쓰고 있다. 역사상 가장 큰 선박참사로 기록되는 초호화판 여객선 타이타닉 호의 최후(1912.4.15. 513명 참사)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바 있다.
▪ “독재자는 모두 금주가다”
히틀러는 육식을 하지 않았고 금주가였고 담배도 피우지 않았다. 이런 숨 막힐 듯 한 미덕에다가 금욕이라는 미덕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무솔리니는 먹는 데에는 대식가였지만 알코올은 완강히 배척했고, 이따금 혼자 포도주를 가볍게 한 잔 할 정도였다. 스탈린은 방 셋으로 된 검박한 생활을 하며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수수한 옷을 입었고, 무서울 만큼 간소한 식사를 했으며, 술은 마치 감상 가처럼 브랜디를 조금 마실 뿐이었다.
퍼키슨이라는 사람이 쓴 이 글을 임어당이 인용하고 있는데, <흐루시초프의 회고록>을 보면 스탈린은 대단한 음주가로서, 밤에 자기 집 술자리는 정치 모의의 장소였고, 술을 이겨내지 못하거나 그 곳에 불려가지 못한 사람은 숙청의 대상으로 전전긍긍해야 했다고 씌어 있다.
▪ 이런 술집
쾰른에 파리에서 온 클럽은 밤마다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는 항의를 받자 이를 계기로, 술집의 이름을 <드라큘라 클럽>으로 고치고 샨데리아를 해골로, 벽에는 데스마스크를 걸고, 웨이터는 흡혈귀 모습의 제복으로, 술은 <피와 우뢰의 칵테일> 같은 별스럽고 독하고 무시무시한 이름을 갖추고 손님을 놀라게 했는데, 오히려 전보다 번성했다고 한다. 마담의 이름도 <Bloody Mary>라 했다나.
▪ 추장의 무덤
벨지안 콩고의 한 추장 무덤은 그가 살았을 때 즐겨 마신 진의 빈병으로 무덤을 만들었다고 한다.
▪ 인스턴트 맥주
알약처럼 농축한 맥주로 물에다 넣으면 거품을 내면서 맥주가 되는 것을 미국에서 개발하였으나, 시판도 되기 전 미양조협회가 판매를 못하게 하는 물의를 빚었다고 한다. 일본의 한 회사는 어떤 종류의 술도 분말로 만들 수 있다고 하고 일부 그렇게 하여 양주껌 등을 위해 제과용으로 제품화하기도 했다.
▪ 혀로 핥는 맥주 브랜드 치약
<Beer Lollipop>이라는 캔디가 런던에서 나왔다. 혀로 핥는 랄리팦(나무 꼬치에 사탕을 달아 빨아먹도록 한) 형태로 맛과 냄새가 맥주 맛인데 다소의 거품도 인다. 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는 양주가 들어간(또는 페퍼민트 술이 들어간) 치약도 나왔다 한다.
숙취가 있는 아침에 해장을 겸하기도 한 것인지, 이런 신품종들은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애용된다고 한다.
▪ 젤리 상태의 맥주
미국의 신시나티(오하이오)에서는 <젤리 상태의 맥주>를 고안해서 의견을 물은 적이 있다. 운반이나 보관은 편하겠지만 수저를 사용해 맥주를 먹는 것이 꼴사납다고 한 것이 대개의 의견이었는데, 이런 소식을 들은 일본에서는 여러 가지 술을 치약처럼 튜브에 넣은 시제품을 만들어낸 적이 있다. 알코올로서 상할 염려가 없고 더 응고시켜 남극 같은 극지에 가지고 가도 얼지 않아 미래 산업의 하나로 전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 공기 중의 알코올
심호흡만으로 취할 수 있다고 하는 스코틀랜의 노랭이 기질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공짜 마시기의 대가라는 것이다. 한 프랑스인 화학자가 공기 중에서 알코올 성분을 발견했다는 연구를 공포한 이래 스코틀랜드의 아바텐에서는 심호흡이 한 때 유행이었다고 한다.
▪ 술 먹는 쥐의 유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의학 연구실의 연구에 의하면 술을 좋아하던 쥐는 그것이 유전이 된다고 한다. 이 연구는 쥐를 물과 술이든 두 개의 컵이 있는 곳에 넣어두는 실험이었는데, 2, 3대에 걸쳐 조사한 것으로, 그 결과 아비 쥐가 술을 먹는 경우에 자식 쥐도 술을 잘 먹었다고 한다.
▪ 향수를 마시다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은 드바리 백작부인은 서민 출신 여걸로 술과 함께 사향향수를 즐겨 마시곤 했다. 프랑스 향수는 처음에 포도주의 알코올을 원료로 만들었다.
▪ 맨발의 백작부인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은 드 몽테스팡 백작부인은 호주가였다. 귀부인으로 태어났지만 궁정 창부 같은 일생을 살았다. 삼페인을 목욕하듯 주야로 마셨고, 주야로 베르사이유 접견실에서 술을 퍼마시는 그녀는 어느 때는 속옷까지 벗어버리고 맨발이 되어 술병만 안고 있는 때도 있어, 태양왕 루이 14세도 정나미가 떨어져 고개를 흔들었다고 한다.
▪ 와인
와인은 특히 프랑스인에게 사랑받거니와 때로는 약으로도 쓰였다. 프랑스 농부들은 아이들이 홍역을 앓게 될 때 와인 한 잔을 마시게 했다. 거기 꿀을 넣어 달게 하거나 때로는 후추를 쳐서 먹게도 했다.
▪ 오파트라의 진주 칵테일
로마의 저술가 플리니(Pliny, the Eledr)가 쓴 역사책을 보면 클레오파트라가 어느 날 마크 안토니를 위한 저녁 파티에 지금 돈으로 약 300만$에 상당하는 돈을 들였다고 씌어 있다.
장미 꽃잎을 마루에 깔고 금과 새깃털로 장식한 무회, 마술사와 코끼리의 곡예, 1천여 명의 하녀가 두 사람의 어떤 시중이든 드는 등 끝없이 휘황한 향연은 이루 다 설명하기 어렵다. 그들은 결국 연인이 되었고 그녀에게 사이프러스섬·페니키아·시리아·아라비아 일부, 시칠리아를 줌으로써 역사상 가장 값비싼 사랑의 보상을 한 것으로 기록된다. 그들의 첫축제 때 클레오파트라는 향초 잔으로 축배를 들며 그의 작은 왕국의 값에 해당하는 고귀한 진주 귀걸이를 하나씩 그 칵테일 컵에 넣고 마셨다. 진주는 탄산염 성분으로 초속에서 용해된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중세에 액체 금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르네상스 시대에는 이런 금칵테일로 환자를 치유한 기록도남기고 있다. 루이 11 세도 액체금의 칵테일을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 출항식의 샴페인
큰 배의 첫 명명식과 출항식 때 샴페인을 뱃머리에 부딪치는데, 처음엔 사람의 피를 썼다. 옛 바이킹과 남태평양의 종족들은 그들의 뱃머리에 사람을 희생시킨 피를 (희생자가 그 배를 이끈다고 믿음)뿌렸는데 이것이 와인으로 대체되었다가 오늘날은 샴페인으로 쓰게 되었다.
▪ 칵테일의 유래
중세 영국에서는 아침식사에 맥주가 일반적으로 나왔다. ‘칵테일은 색과 향과 맛의 심포니이다(뉴욕아스토리아 호텔 메뉴에서, 1925)’라고 했는데, 이 Cocktail이라는 말은 뉴욕의 엘름스포드의 한 여급인 B.플래나간(B.Flangan)이 닭털로 자기 물건들을 장식했는데 어느 날 한 사람이 그 닭털 하나를 달라고 해서 그 것을 술잔에 붙여 서브한 데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고도 한다.
▪ 금주와 예언
1700년대에 이태리의 구아스틸라를 지배한 안토니오 페르디난도 백작은 한 예언자로부터 알코올이 그를 죽게 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놀란 백작은 그 후 술을 끊었다. 금주를 지키던 1749년 4월에 백작은 사냥을 다녀와 근육통에 알코올로 문지르다 불이 나서 그만 타 죽어 버리게 되었다. 결국 예언은 맞은 셈이다.
▪ 이상적인 결혼 상대자
미국인 음주 습관을 조사한 보고서는 20~30대 남성에게 음주 보급률이 가장 높고 이들은 ‘교육정도가 높고, 대도시에 살며 미혼이고 고소득자로서 상류계급에 속한 사람들’이라고 보고 했다. 여성의 이상적인 결혼상대자로 적합한 사람들이기도 하리라. “술을 마시던 남편이 술을 끊으면 부인의 건강상태가 안 좋아진다.”는 영국왕립보건협의회의 보고도 있었다.
활동적인 남편을 보호하고 싶은 타입의 여성은 특히 술 마신 남편을 보살피는 일에도 보람을 느끼는 것인데, 술을 끊을 때 이에 따르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이다.
▪ 술과 수분
같은 몸무게의 남녀가 같은 양의 알코올을 마셨는데 남자보다 여자가 더 잘 취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말, 이것은 여자는 몸의 60%가 남자는 70%가 수분으로 되어 있어 남자가 여자보다 조금 더 술기운을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미녀의 신발에 샴페인을
생화학 교수이며 <냄새의 일반적인 후각>을 저술한 러셀 C. 엘브는 아름다운 여성의 신발에 술을 따라 마시는 것은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엘브 박사의 이 주장은 단지 페티시즘에서 나온 의견이 아니라 과학적인 은견을 고려한 것이었다. ‘대단히 논리적인 이유로 신발의 가죽은 질소의 화학성분이 있어, 그 음료의 방향(芳香)을 강화한다’고 그는 말했다.
▪ 술의 효과
‘술 취한 운전전수를 심히 다루는 것만이 교통안전이 아니다’라고 이태리의 피에트로 박사가 주장했는데, 그에 의하면 한 잔의 가벼운 술은 오히려 운전을 부드럽게 하고, 운전자의 지각을 예민하게 해 반응이 빠르게 되는 효과가 있으나 피곤해 있을 때는 역효과를 준다고 덧붙였다.
‘뼈 골절에는 위스키가 회복을 빠르게 한다’고 미국 유타대학의 페르치아 박사가 말했다. 골절된 후 1주 동안 4시간 마다 위스키 한 잔씩을 마시게 하니 혈액순환이 원활하고, 지방성 응혈이 방지되고 환자의 기분이 안정되어 회복이 촉진되었다고 덧붙였다.
▪ 술로 인한 사망
해마다의 4일간의 리오 카니발에서는 대개 80여명의 사망자가 나오는데, 과음·자동차 사고·심장장애, 또 한편은 살해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의 한 술집에서는 ‘1달러에 당신이 마실 수 있는 만큼’ 제공하기로 해서 글랜 무어라는 사람은 2갤런의 술을 4시간 정도 마시다가 죽어버렸다고 한다.
▪ 교회의 창
포도주 잔 안에 무색의 글리세린의 선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독일인은 <교회의 창(Kirch Feuster)>이라고 부른다.
이 선의 흐름이 꼭 고딕식 창이 있는 교회 건물의 아취와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 스카치 원료
스카치위스키는 대개 보리(Barley)로 만들어지는데 보리의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캐나다· 인도·아프리카에서 스코틀랜드에 수입되어진다.
▪ 술 구매 최소 연령
미국에서 술종류(포도주·맥주)를 살 수 있는 최소 연령은 법적으로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하와이·루이지애나가 18세, 아이다호·몬태나·와이오밍에서는 19세, 그 외의 모든 주에서는 21세이다.
▪ 체포된 사람
미국에서 과음으로 체포된 사람의 숫자는 연간 96만 4800명(85년), 이 중 18세 이하 남녀가 약 2만3천 명에 이른다.
▪ 자동차 면허판
<드렁키(DRUNKY):술 취한)>는 미국의 술꾼이며 배우였던 딘 마틴의 자동차 면허판의 표시이다.
▪ “Drink to me”
이 말은 파블로 피카소가 임종 때 한 마지막 말인데, 후에 <폴 메카트니와 윙> 그룹의 노래 제목이 되었다. 이 곡은 영화배우 더스틴 호프만이 메카트니에게 피카소의 죽음에 대한 노래를 하나 지어달라고 부탁해서 만들어진 노래이다.
“아! 술맛이 좋아. 고마워!”는 독일 고전음악의 대가 요하네스 브람스가 임종에서 술 한 컵을 들이켜고 한 말이다.
▪ 술 취한 물고기
스코틀랜드 앤트릭 강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들은 어느 날 상류로부터 산 물고기들이 비실거리며 무수히 떠내려 와 크게 놀랐다.
그들은 낚싯대를 던져 버리고 손으로 고기를 잡았는데 고기는 완전히 취해 있어 술 냄새가 나는 것이었다. 상류에 있는 위스키 공장의 실수로 위스키의 원액을 다량 강으로 흘리게 된 것이 원인이었다. 사람들은 많은 물고기를 잡아서 기뻤지만 정당치 못하다고 생각하여 깨끗한 물에서 취기를 씻어 준 뒤 다시 강으로 돌려보내 주었다고 한다. 술꾼을 대접하는 스코틀랜드의 한 풍경이다.
▪ 바다에 쏟아버린 맥주
아프리카 리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의 항구에서 1만6천8백병이나 되는 미제 맥주를 바다에 콸콸 부어 버린 일이 있었다고 한다. 경위는 어느 수입업자가 이 맥주를 수입했는데 그때 새로운 관세법이 실시되어 관청에 1년 특혜를 청원했지만 안 되자, 많은 사람들이 보은 앞에서 바다에 쏟아 붓고 빈병만을 현지 공장에 팔았다는 것이다.
▪ 어떤 노인
북이태리 꼬데고로에 사는 지노 쥬리아노라는 할아버지는 술집까지의 900m거리를 꼭 기차를 타고 간다. 그는 구식 기차를 즐기는 사람인데, 1913년형 기관차를 샀고 술집까지 관청의 허가를 얻어 레일을 깔았다. 그 증기 기관차에 불을 붙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그는 꼭 자가용 증기 기관차를 이용 술집까지 달린다. 그런데 안전운행을 위해서인지 술은 안마시고 그 곳에서 떠드는 것만을 즐긴다고 한다.
▪ 묘비명
삼페인의 창조자 돈 페리농의 묘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그는 가난한 자를 사랑하였고, 그리고 좋은 포도주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