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축제라는 의미를 되새겨 본다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개발과 농식품 가공팀)
전통주의 기초를 다지는 여러 가지 중에서도 다양한 행사들이 우리 술을 대중들에게 알리는데 큰 일조를 했을 것이다. 그 중에서 매년 꾸준히 열리는 행사는 ‘우리 술 대축제’, ‘막걸리의 날 행사’, ‘고양 막걸리 축제’, ‘북촌 한옥마을 전통주 행사’, ‘경기도 주인(酒人) 선발대회’, ‘전주 국(麯) 선생 선발대회’ 등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행사들은 아마도 전통주의 대중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며 더욱 더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행사에 만족이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준비하고 고민을 하겠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항상 아쉬운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 세계 3대 축제라고 하는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다녀오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때 축제(페스티벌)라는 개념이 나에게는 새롭게 심어진 것 같다.
여기에서는 우리나라 우리 술 축제와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비교 하면서 우리가 변화 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 해 보려 한다. 물론 두 나라의 문화나 현재 상황이 다르기에 비교를 하는 것이 무의미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우리가 보고 배울 수 있을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 글을 써 본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전통주 관련 축제나 페스티벌은 기본적으로 부스를 무료나 나누어 주거나 싼 값에 임대를 해주고 판매를 본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자신의 술을 홍보하고 시음을 위주로 하는 행사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는 달랐다. 기본적으로 텐트나 행사장을 업체들이 직접 세우고 그곳에서 시음이 아닌 소비자가 마시는 맥주를 판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판매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이익을 위해 어떻게 하면 행사장에서 많은 술을 판매할지를 고민하고 그에 맞춰 행사들이 진행된다. 하지만 부스를 무료로 임차하고 시음위주의 행사들은 자신들의 술을 홍보하는 것이 다 일뿐 그 이상 새로운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기에 행사장을 가도 항상 비슷한 포맷에 비슷한 시음 행사뿐이다.
다음으로 옥토버페스트 행사장 자체는 외부와 차단된 실내 행사라는 점이다. 물론 대형 공원에서 이루어지고 일부는 외부에서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술을 마시는 행위는 텐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행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도 크게 제약을 받지 않고 있으며 사람들을 관리하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우리의 행사장은 대부분이 외부의 시음행사 위주이기 때문에 사람을 통제하기도 어렵고 시음행사에 대해 사람들의 시선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행사를 하기가 어렵다.
또한 옥토버페스트 행사장은 항상 어느 장소에서 하는지 정해져 있어서 2주간 정해진 곳을 가면 항상 그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행사들은 아직 어느 한 장소를 정하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행사장이 정해지지 않다보니 사람들의 인식에서도 행사가 깊이 뿌리박히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행사 자체가 민간이 운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행사들은 대부분이 관련 단체들이 주관을 하고 있지만 그 자금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관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관련 단체들이 원하는 행사를 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행사는 관련 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이루어 져야지만 좀 더 자유롭고 창의적인 행사가 이루어 질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들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그 동안 이야기 되었던 부분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행동으로 옮겼던 적은 한 번도 없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제는 단체들이 뜻을 모아 새로운 축제 개념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행사나 축제들은 자금만 투입될 뿐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발전이 없는 행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오늘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