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77)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개발과 농식품 가공팀)
우리 술 기초 연구가 필요한 때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 동안 약간은 등한시 했던 연구자의 입장에서 글을 써보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최근 모든 연구 분야에 있어서 기초 학문에 대한 지원이 매우 약하다. 모든 연구에 있어서 제한 요청서(RFP)를 보면 실용기술 개발 즉, 기술이전 및 특허 등 기초 학문을 해서는 이룰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연구자 들이 기초 학문을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 술에 있어서도 몇 년 동안 판매가 증가되면서 연구 분야에 대한 많은 지원이 있었다. 그 연구 결과 중에 일부는 우리 술 판매에 큰 도움이 된 결과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연구 내용을 보자면 우리 술 연구 분야도 일반적인 연구 분야와 비슷한 것처럼 기초 학문에 대한 지원보다는 실용기술 개발 지원이 강하다는 것이다. 자주 언급을 하는 일본의 경우 주류총합연구소에서 일본의 많은 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는 단순히 사케나 소주가 아닌 와인 및 위스키까지 특정주류에 억매이지 않고 모든 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이곳의 연구 내용을 보면 실용기술 개발 측면 보다는 일반 사람들이 연구하기 힘든 기초 학문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사케를 만드는데 있어서 중요한 누룩의 경우는 누룩곰팡이의 분류뿐만 아니라 돌연변이를 통한 우수한 누룩곰팡이의 개발까지 그 분야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효모와 함께 양조에 적합한 쌀 품종에 관한 연구도 진행을 할 만큼 그 연구 분야에 있어 기초가 매우 튼튼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구 분야에서는 기초학문을 중요시 하기는 하지만 적은 예산에서 많은 연구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 있다 보니 기초 학문에 투자를 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리 술의 문제점들은 많이 있다. 이것은 단순히 최근에 있던 문제라기보다는 술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본 연구에 대한 뒷받침이 안 되고 있다 보니 일본의 연구 결과를 우리 술의 연구 결과에 접목을 해서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반성을 해야 하는 부분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술에 있어서 쌀 품종이나 누룩, 효모 등에 연구에 있어서 그 동안 큰 발전이 없다는 것은 어찌 보면 연구비에 대한 부분과 함께 기초 학문에 대한 연구 및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토론 할 수 없는 공간(학회 및 단체)이 없다는 것도 문제 중에 하나일 것이다.
우리 술에 대한 연구는 당장에 어떠한 결과를 얻기보다는 중장기 발전 방향으로 생각을 하면서 투자를 해나가야 할 것이고 이러한 기초결과들이 모여서 좀 더 우수하고 좋은 술들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 술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좀 더 많아 져서 우리 술에 대한 다양한 부분의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한쪽에서는 우리 술에 어울리는 쌀을 다른 쪽에서는 누룩이나 효모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면 다른 쪽에서는 약주나 증류주 등 우리에게 맞는 우리 술 연구가 진행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술을 연구하는 것은 당연히 돈이 필요하다. 이러한 술 연구를 현재 할 수 있는 곳은 일반 기업체가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기에 정부의 오랜 투자가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히 단기 사업이 아닌 중장기 최소한 10년 이상의 꾸준한 투자를 해야지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2015년은 우리 술에 있어서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막걸리의 소비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재도약이 되지 않으면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식약처의 위생관련 유해기간도 마무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많은 어려움이 있는 우리 술에 있어서 중장기적인 새로운 돌파구를 연구 분야에서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