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의 최고의 명물 ‘금문도 고량주’
전쟁당시 군인들이 고향생각하며 마시던 술
치열했던 격전지 금문도는 푸른 낙원으로 바뀌고
포탄 탄피는 포탄 나이프로 둔갑, 금문도 명물로 재탄생
산속에 대피 로로 파논 갱도는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활용
중국과 치열한 전쟁을 치러야만 했던 타이완의 최전방 격전지이었기 때문에 군 부대시설로 삼엄할 것이란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150㎢ 면적에 동서길이는 약 20km이고, 남북길이는 5∼10km이다. 진먼다오의 크고 작은 부속 섬은 15개정도인데 현재 6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타이페이 같은 대처로 나가 이곳 역시 노인들이 많다고 했다.
진먼다오를 둘러보고 느낀 생각은 우리의 제주도와 거제도 또는 백령도를 혼합시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타이완에서는 약 200km 거리로 프로펠러 비행기로 1시간 정도 걸린다. 그렇지만 타이완해협 넘어 중국 푸젠 성(福建省)과는 불과 10여km로 선박으로 30분이면 오갈 수 있다. 물이 부족해서 논농사는 거의 할 수 없지만 목축은 가능해서 진먼다오의 소고기는 값 싸고 맛있기로 유명하다.
마치 땅콩처럼 생긴 진먼다오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야 253m의 대무 산이지만 야트막하게 생긴 구릉 같은 산들이 흐트러져 있다.
그런데 이 산들은 강도 6~7도나 되는 화강암으로 된 돌산 들이다. 중국과 혹독한 전쟁에서 진먼다오가 견디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산에 동굴을 뚫어 요새화 시켰기 때문이다.
1992년 11월부터 계엄통치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타이완 사람들도 마음대로 왕래를 할 수 없었던 이곳이 2001년부터 진먼과 푸젠 성 샤먼(廈門)간 小3通(양안간 소규모 무역, 운항, 우편 개통 허용)이 정식으로 시작되면서 지금은 중국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아직 한국 사람들의 단체 관광객은 눈에 띠지 않지만 FIT로 진먼다오를 다녀온 사람들은 많은 편이다. 때문에 金門縣政府 王中聖 관광처장은 한국관광객 유치를 위해 오는 6월 한국을 방문하여 진주처럼 아름다운 진먼다오의 관광설명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군중낙원의 촬영지 陽翟대로는 볼거리 많아
영화촬영을 위해 일부가 복원된 거리는 당시 상황을 그대로 재현 해놔서 그 당시의 모습을 엿 볼 수 있다.
군인들이 있는 지역이었기에 군 휴가지로 유명했던 陽翟대로가 831거리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당시 군 부대에서 831번을 돌리면 바로 휴가지와 연결되었기 때문이란다.
거리에는 이발소, 식당, 당구장, 상점 같은 것들이 그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유흥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색시집도 있다. 그런데 눈에 띠는 것은 아가씨들이 지켜야 할 ‘복무지침’인데 한 사람당 15분을 지키고 하루에 50명은 넘지 못하게 한것. 그리고 손님들은 사전에 물을 많이 마실 것과 사후에는 반드시 소변을 보도록 했다. 아마도 성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인 모양이다.
산은 산이데 속이 뻥뚤린 전쟁막사 같은 산
지금은 관광지로 개방돼 얼마든지 돌아 볼 수 있는 사자산(獅山) 포진지를 들어가 보자. 사자산 속으로 508m 나 되는 갱도(높이 4.6m)가 개미굴처럼 뚫려 있다. 중간 중간에는 포탄이 쌓여 있다.
1958년 8월 23일부터 10월 5일까지 중공군이 무려 47만발에 이르는 포탄을 이 섬에 쏟아 부었으나, 사자산처럼 도처에 굴을 뚫어 포탄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했다.
이 후에도 중공군의 진먼다오에 대한 포격은 1978년까지 20년간 계속되었다. 진먼다오는 국민정부의 對대륙 최전방 지역으로, 섬 전체가 요새화되었다.
푸젠 성 하문 섬과 불과 1.8km거리에 진먼다오의 최 북단 마산(馬山) 관측소가 있다. 입구에서 초소 관측소까지는 지하 터널로 이어지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 당시 이곳에서 전쟁을 하던 사람들은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군대 생활을 했을까.
포진지 말고도 바다에서 바로 산속 깊숙한 곳까지 상륙정이 진입할 수 있도록 터널도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1950년대에 만들어진 터널인데 해변에 인접한 산에 터널을 뚫어 상륙정들이 진먼다오에 보급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터널을 통해 다양한 물자들을 보급했다고 하는데 길이가 대략 1km 가까운데 ‘U’자형으로 되어 있어 보급물자를 내리고 다시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어 있다.진먼다오의 전쟁의 모든 것을 찾아 볼 수 있는 구링토우(古寧頭)전사관을 둘러보자. 이곳에는 지난 1949년 10월 25일 부 터 27일까지 진먼다오에서 벌어진 전투장면을 사진과 그림 또는 실물을 전시하고 있다. 당시 대만군은 중국군의 대규모 상륙을 저지하고 역습을 가해 전투에서 승리하게 된다. 대만 측 자료에 의하면 당시 중국군 9,000여명이 포병의 지원 아래 어선을 타고 진먼다오에 상륙했고 전투가 벌어지면서 중국군 5,000여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한다.
진먼다오의 3대 명물 고량주, 꽁탕, 포탄 나이프
첫째는 진먼다오 고량주. 둘째는 이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땅콩으로 만든 꽁탕이라는 과자. 셋째는 포탄의 잔해로 만든 나이프다.
金門高粱酒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수로 만들고 있는데 전쟁 시 군인들이 주로 마신 술이었다고 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번 마시고 나서 자꾸 찾게 되는 것이 금문고량주인것 같다.
섬에서 자란 수수를 엄선하여 제조하였으며 고량주 중의 으뜸 이라 할 정도로 뛰어나다. 그래서 타이완을 대표할 수 있는 특급 고량주다.
금문고량주는 독특한 향과 맛이 일품이고 다음날 전혀 머리가 아프거나 하는 숙취가 없는 것이 특색이다.
30도에서 66도까지 생산되는 금문고량주는 인공가미를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5년간 숙성시킨 후 출고시키고 있는데 현재 숙성되고 있는 고량주만도 500만 리터에 달한다고 한다.
일반인들에게 인기 있는 고량주는 58도짜리. 이 술은 국내에도 수입 돼서 시판되고 있다.
두 번째 특산물인 땅콩은 이 섬의 지질과도 밀접하다. 비오는 날이 적어 땅에 습기가 적은 탓에 타 지역 땅콩보다 맛있다. 이 땅콩으로 만든 과자는 명물이 되었다.
세 번째는 중국이 날린 47만발의 폭격 포탄의 잔해로 만들고 있는 포탄나이프이다. 칼공장(金合利鋼刀廠)을 운영하고 있는 오증동(吳增棟, 69세) 사장은 “모택동 준 선물(포탄)로 먹고 산다”며 포탄을 잘라서 금방 칼 한 자루를 만들어 보이는 시연을 했다. 포탄은 좋은 쇄로 만들어져서 훌륭한 칼을 만들 수 있는데 전시실에는 칼들을 보니 세상의 칼은 못 만드는 것이 없는 모양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에버리치 면세점 오픈
지난 해 4월 동남아 최대 규모의 면세점이 이곳에 세워졌다. 중국 관광객들의 유입을 고려해서 에버리치(everrich)가 세운 면세점이다. 이곳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형 면세점을 유치한 縣정부의 의지가 남다르다고나 할까.
선편으로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중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면세점에는 호텔도 겸하고 있고 각종 식당이며 카페도 운영하고 있어 관광 인프라 면에서 매우 훌륭한 발상이다.
면세점 측은 현 정부와 면세점 측은 중국인에게 적용되는 면세율도 높고, 한도도 높아 곧 홍콩이나 중국 타 지역 면세점보다 훨씬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진먼다오는 면적이 제주보다 1/10 밖에 되지 않고 관광관련 인프라가 전무했던 섬에 면세점이 들어서자 ‘중산층 이상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진먼다오현 자치정부는 반공요새였던 지역특색을 활용해 중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지하 대피소 등 볼거리와 함께 면세사업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대만 정부는 보다 많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 본토와 진먼다오를 잇는 대교를 건설 중이며, 섬 전체를 면세 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옹진군에서도 시찰단 파견, 배우고 갔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옹진군은 서해5도 주민 대피시설 신축 추진에 참고하기 위해 시찰단을 꾸려 진먼다오의 요새를 둘러본 적이 있었다.
지하에는 폭 1m, 높이 2m의 지하통로가 2㎞ 가량 이어진 민간 대피소 12곳이 건설돼 있고 각 대피소 길이를 연결하면 무려 10㎞나 되는 갱도가 도시 곳곳으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지하 2층 규모의 도시처럼 건설된 이곳은 주민 6만여 명 전체가 대피해 생활할 수 있는 모든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견학 가치는 충분 했었다는 것이 후일담이다.
1958년 마오쩌둥의 인민해방군이 44일간 포탄 47만발을 퍼부었으나 완강하게 버텨낸 이후 지하요새를 구축하기 시작해 1992년까지 공사가 이뤄졌다.
옹진군은 연평도 포격 사태 직후 국비 530억여 원을 확보하고 연평도와 대청도, 백령도 등 서해 5도에 42개 대피시설 신설을 추진 중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튼튼하기로 이름난 진먼다오 지하 요새 시찰 결과를 토대로 만일의 사태에도 서해5도 주민 전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대피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먼다오 현지에서 김원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