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홍야오족 여성 발등 함부로 밟지 마라… 여자한테 잡힌다

 



홍야오족 여성 발등 함부로 밟지 마라… 여자한테 잡힌다

‘桂林山水甲天下’인 구이린 소수민족들의 전통 민속 볼만

 

 팸투어의 별미는 남들이 쉽게 가보지 못하는 곳을 가 볼 수 있다는데 있지 않을까. 비록 길이 험해서 덜커덩 거리는 도로를 달리다가 차가 진흙탕에 빠지기도 하고,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몇 끼를 거르기도 할 수 있지만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는데서 위안을 찾아 떠나는 것이 팸투어의 진정한 즐거움이다.

중국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 북동부에 있는 구이린(桂林)은 산수가 아름다워 우리나라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이다. 그래서인가 구이린 사람들은 ‘桂林山水甲天下’를 입에 달고 산다. 구이린(桂林)이란 명칭은 이곳이 예로부터 계수나무가 많은 지역으로 ‘계수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라는 뜻이다.

236,700㎢ 면적에 46,800,000(2012년)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면적은 우리의 약 1.5배지만 인구수는 엇비슷하다. 전체 면적의 80%가 산지이고 물의 면적이 10%라니까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면적은 10%밖에 되지 않는다.

구이린의 남부는 카르스트 지형의 특유한 봉우리가 곳곳에 솟아 있지만 북쪽은 우리의 산들처럼 밑밑하다.

구이린시가 지난 5월 29일 개최한 ‘2015 중국-동맹박람회관광전’참가를 계기로 한국의 미디어를 포함하여 관광업계 대표들에게 팸투어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팸투어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쉽게 볼 수 없는 소수민족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코스로 짜여 있어 흥미를 가지고 참가했다.(일반 관광객들이 자주 가는 노적암, 코끼리 바위, 이강의 야경, 왕푸성 등은 생략한다)

 

◈ 세계에서 제일 긴 머리 장발족, 홍야오족

언젠가 한번 TV에서 긴 머리를 지닌 소수민족을 본 기억이 나는데 이 소수민족이 바로 홍야오족이다.

홍야오족을 보기 위해서는 구이린시에서 동북쪽 산지앙(三江)쪽으로 2시간 정도를 달려가야 만날 수 있다. 야오족(瑶族)의 한 갈래인 홍야오족 여성들은 대대로 내려오면서 머리를 기르고 자르지 않는 풍속을 지니고 있다.

홍야오족 여성들을 보고 있으면 혹 공자의 가르침 즉,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요 불감훼상(不敢毁傷)이면 효지시야(孝之始也)라는 말이 떠오른다.몸에 난 모든 것이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이를 손상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는 말을 이들이 실천하고 있지는 않는 것일까.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내린다. 개천으로 건너는 출렁다리가 미끄럽지만 새로운 세계 속으로 빠져든다는 생각에 겁날 것이 없다.

마을 한쪽, 그들 나름대로 전통가옥처럼 꾸민 공연장은 200여명이 앉아서 관람이 가능할 만하다. 전통춤과 농사를 짓는 모습과 전통혼례 등으로 짜인 공연은 재미있다. 여자가 맘에 드는 남자를 만나면 남자의 엉덩이를 때린다. 이 때 남자도 여자가 맘에 들면 발등을 살짝 밟아주면 만사 OK.

그래서 이곳에서는 함부로 여자 발등을 밟으면 안 된다나, 그런데 관람이 끝나오고 나오는데 엉덩이를 꼬집는 여자가 있어 뒤 돌아보니 할머니가 물건을 사라며 씩 웃는다.


야오족(瑶族)은 15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태국, 베트남 및 라오스로 이주를 시작하였으나 아편전쟁(鸦片战争)이 대규모의 이주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어 베트남에는 약 46만이 거주한다.

홍야오족 여성들의 머리를 보면 기혼 여성인지 미혼여성인지 금방 구별할 수 있다. 머리를 천 같은 것으로 가리고 있으면 미혼이고 맨 머리를 보이고 있으면 기혼여성이다.

홍야오족 여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머리를 자르지 않고 기르다가 성년 즉, 결혼을 하게 되면 일생에 한번 자른다. 자른 머리도 버리지 않고 간직했다가 다시 기른 머리와 함께 머리에 이고 다닌다. 머리를 빗을 때 자연적으로 빠진 머리도 버리지 않고 잘 간수했다가 머리를 틀 때 함께 틀어서 똬리처럼 만들어 머리위에 얹고 다니는데 어떤 사람은 머리길이가 2.5m에 달하기도 하고 무게만도 2㎏이나 된다고 한다.

머리가 유난히 윤기가 흐른다. 이유인즉, 머리를 감을 때 쌀 뜨물을 발효시켜서 감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냄새는 향기롭지 못하다.

왜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머리를 자르지 않고 기르는 것일까. 이유는 이곳의 여인들은 머리카락이 복과 장수를 의미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란다.

 

◈ 남해 다랑이 논 같은 용지계단식 밭(龙脊梯田)

중국의 윈난 성 남쪽에 있는 하니족(哈尼族) 마을을 비롯해서 베트남, 타이, 네팔,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의 계단식 논(밭)은 이미 관광지 화 된지 모래다. 우리나라 남해의 다랑이 논이 관광코스로 각광 받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필리핀식 유기농법의 대명사인 계단식 논(Rice Terrace)은 세계 8대 불가사의중 하나로 선정 될 만큼 유명해서 이미 1995년에 유네스코의 세계 유산에 등록되었다.

계단식 논밭을 일구는 그들의 터전은 대부분 문명의 손길이 닿기 힘든 오지에 있다. 강자에 쫓겨서 숨어들어간 소수민족들이 먹고 살기위해 일구원 논밭이다. 다랑이 논이나 밭을 보고 있노라면 소수민족들이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역사를 엿볼 수 있어 마음이 짠하다.

그런데 이 같은 계단식 논 관광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고 나탄 곳이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 롱성 현(龙胜县) 남동부의 허핑향(和平乡) 경내 핑안춘(平安村)에 위치 해 있는 계단식 밭(일부는 논) ‘롱지티뎬(龙脊梯田, 용척제전)’이다.

롱지티텐은 지금으로부터 600여 년 전 원(元)나라 때 개간을 시작하여 청(清)나라 초기에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해발 1,680m에서 1,900m에 이르는 능선을 이루고 있는 산자락 밑 300~1,100m 사이 구간에 펼쳐진 롱지티텐은 2012년 케이블카가 설치되기 전만 해도 걸어 올라가야 구경을 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120元(왕복)만 내면 1,600m 거리를 단 20분 만에 오를 수 있다. 이곳 케이블카도 설치 할 때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다고 했다. 이유는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포터 일을 할 수 없기 때문. 그래서 케이블카 요금 120元 중 10元은 주민들에게 지원해준단다.

현재 200가구에 약 800명이 거주 하고 있다. 이곳 다락 밭(논 포함)은 자그마치 16,535개에 이르고 있는데 면적은 70.1㎢에 달하고, 소출된 곡식은 거의 주민들이 소화해서 외부에 반출되는 것은 없다고 했다.

정상에서 룽지티뎬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인간의 의지가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또한 눈부신 절경이 아름답다.

롱지티뎬은 2002년 도로가 개설되기 전만 해도 외지에서 들어가려면 결코 쉽지 않아서 탐험가들이나 가 봤던 지역이다. 지금은 비록 도로 사정은 좋지 않아도 자동차 길이 열려 있어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가볼 수 있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관광자원 풍부한 동족(侗族)자치구…백가연 일품

세계에서 금문교, 타워브리지, 브루클린 다리 다음으로 알아주는 다리가 중국 남부에 위치한 청양펑위차오(程阳风雨桥)다. 소수 민족인 동족(侗族)에 의해 건설되었다. 강이 많은 저지대와 골짜기에 터를 잡고 살기 때문에, 다리를 건설하는 데 뛰어난 기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여 년 전 잡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16년간이나 지었다는 정양풍우교는 지붕 있는 다리로 못을 사용하지 않고 건설한 것이 특색. 때문일까 현재 전 세계 10대 명물다리 가운데 4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청양펑위차오는 용지차오(永济桥), 또는 판룽차오(盘龙桥)라고도 불리는 이 다리에는 지붕이 있는 관계로 노점상들이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팔기도 하고 쉬어갈 수도 있어 편리하게 이용한다.

이웃해 있는 마을 한 가운데에는 동족들이 관광객을 상대로 민속공연을 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은 관샤오촌(冠小村)에서 펼치는 민속공연과 바이쟈엔(百家宴). 관샤오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약간의 의식이 필요하다.

자치구 입구에서 이곳 사람들은 긴 대나무를 들고 손님을 맞이한다.(요즘은 관광객이지만) 손님이 어느 정도 당도하면 여자들은 노래로 남자들은 대나무로 남든 악기로 연주한다. 그러면 손님들도 노래를 해야 한다. 이렇게 두 번 정도 주고받으면 그 때 비로소 대나무를 치우고 손님을 맞이한다. 광장에 다다르면 유차(油茶)를 대접한다.

그리고 나서 동네 주민들은 갖가지 춤사위로 전통공연을 펼친다. 뜻은 잘 모르겠지만 흥겹고 정겹다. 공연이 끝나면 백가연 잔치가 벌어진다.

옛날에 아주 귀한 분이 이 마을을 방문했다. 서로 이 분을 모시고 식사를 할 것을 바랬지만 공평하지 못하다 하여 마을 사람들은 각자 자기 집에서 반찬을 만들어오자고 제안하여 식사를 한데서 유래되었다는 백가연은 실제로 음식 가짓수가 100가지가 넘는 듯했다.

그 많은 음식을 한 상에 찰리 수가 없어서 각자 만들어 온 음식을 차려 놓으면 손님들은 접시를 들고 이상 저상을 찾아다니며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맛보게 된다. 자연스러운 축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 마을 부근에서 생산되는 각종 나물과 두부, 훈제된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메뚜기와 개구리 구이도 상에 올라온다. 또한 제철 과일도 풍성하고 집집에서 담군 술도 나오는데 술을 거의 강제로 권한다.

식사가 끝나면 주민들과 참석했던 손님이 손에 손잡고 각 상을 돌며 춤을 추고 마지막 흥을 돋운다. 손님들이 자리를 뜨면 처음 손님을 마지 하던 데까지 배웅 나오며 작별을 고한다.

돌아오는 발길에 그들의 정성이 가득 묻어 있다는 생각이 나쁜 만은 아닌 듯하다.

구이린 현지에서 글·사진 김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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