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막걸리 축제…“축제는 즐기는 것이다”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술 바로보기(96)

 

막걸리 축제…“축제는 즐기는 것이다”

 

요 며칠 날씨가 추워지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니 천고마비의 계절이니 해도 누가 뭐래도 축제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지자체에게 크고 작은 축제가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계속해서 개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축제 개수가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공식 발표한 것이 555개 이며, 작은 규모의 지역 축제를 합치면 2,000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가 가을에 집중되다 보니 가을은 축제를 계획하는 측에서는 축제날짜 잡는 것 자체가 하나의 큰일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축제들은 지역별로 비슷한 축제가 많이 있다. 인근 지역에서 성공한축제가 있으면 비슷한 축제가 바로 생겨나기도 하고 타 지역에서도 비슷한 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축제는 많지만 비슷비슷한 인상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한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콘텐츠 역시 비슷비슷하기에 몇 개의 축제를 가고 나면 이후에는 별 차별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축제들을 보면 모두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축제들이 대부분이며 그 안에서의 자신들만의 색깔도 뚜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전통주와 관련되어 많은 축제들이 있었다. 그 많은 행사들을 빠짐없이 다니면서 느낀 점이 많았고 그 것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좋은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우리나라의 술 축제 중 가장 큰 행사라고 하면 ‘우리 술 대축제’와 ‘막걸리의 날’ 행사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행사가 막걸리가 유행일 때는 큰 행사였지만 최근에는 다른 행사들에 묻혀서 큰 빛을 내고 있지는 못한다. 행사가 커지지 못하는 이유는 전통주의 감소와도 연관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행사 자체의 목적이 불분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술 대축제는 우리 전통주와 일반 술 들을 다 같이 홍보하고 우수성을 알리는 행사라고 하지만 실제 행사장에서는 시음과 판매가 섞여있을 뿐만 아니라 무료 시음이 너무 많아서 소비자들도 술을 무상으로 마시는 일에만 치중을 해서 몇 잔 마시고 나면 별 생각 없이 술을 마시게 된다. 이처럼 행사장에 나온 업체도 재미가 없고, 행사를 즐기는 소비자도 재미가 없는 그저 술을 마시고 간 행사로만 기억하다보니 추억과 경험이 없기에 행사가 진행될수록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술 축제는 어떨까? 이미 여러 번 이야기 했지만 독일의 옥토버페스티벌은 맥주 하나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세계 3대 축제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즐거움이 있다. 술과 음악을 통해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는 너무나도 원초적인 행사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사케 축제는 재미는 떨어질지 모르지만 행사에 있는 다양한 술들을 통해 술을 마시는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각 나라의 술 행사는 각 나라의 장단점을 살린 행사로 정착을 해나가고 있다.

10월 29일이면 2015 막걸리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개인적으로 이 행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막걸리 축제의 가장 큰 목적은 찾아오는 방문객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위해 막걸리는 도구가 되는 것이고 나머지 모든 것은 즐거움을 증가시키기 위한 행위 일뿐이다. 가장 먼저 옥토버페스티발과 비슷하게 텐트 안에서 막걸리와 안주를 사먹고 음악을 즐기는 것이다. 아마도 기존과 다른 형태로 소비자에게 즐길 거리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외부에서도 막걸리를 판매하면서 소비자가 마실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놀이와 즐기는 행사를 통해 재미를 줄 것이다. 이밖에 나머지 행사는 기존에 해왔던 소소한 행사들이고 그러한 행사들은 이 막걸리 페스티발에서는 그저 들러리일 뿐이다.

이번 막걸리 페스티벌은 기존 전통주 축제와 완전히 다른 형태의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목적은 하나이다. 소비자는 즐겁고 양조장은 판매를 통해 이익을 내는 것이다. 이번이 1회 대회가 되어 많은 어려움도 있고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처음행사이니 조금은 인내를 하고 참석해서 행사 자체를 즐겨주었으면 한다. 이번 막걸리 페스티벌이 성공해서 새로운 우리만의 술 축제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개발과 농식품가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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