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국내 최초로 ‘증류주 제조공방’ 문 열어

 

주당들에게 희소식

국내 최초로 ‘증류주 제조공방’ 문 열어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증류주 제조공방

떡을 해 먹고 싶을 때는 방앗간을 찾으면 된다. 그냥 사먹어도 되지만 직접 떡을 해 먹는 것도 재미있고 더 맛있게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인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DIY (Do-it-yourself)를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이들 장남감이 거의가 DIY 제품으로 되어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IT기술의 발달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양산된 완제품들을 쉽게 얻을 수 있는데, 왜 이들은 복잡한 기기들을 직접 만들려고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걸까? 만드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주당들이 증류주소주나 코냑 같은 증류주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증류주 제조공방’이 국내 최초로 문을 열어 주당들도 DIY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원적로89번 길에서 양조시설 전문업체인 브루앤드디스틸시스템(주)을 운영하고 있는 김주수 대표가 자사 공장에 작은 증류기(20ℓ짜리) 8대를 설치하고 고객이 증류기를 대여하여 직접 증류할 수 있는 공방의 문을 열었다.

체험 객들에게 김주수 대표가 증류기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증류된 소주를 여과시키고 있다.

주류판매업체에서 손쉽게 증류식 소주나 코냑을 사 먹으면 될 것을 굳이 증류주 제조공방까지 찾아가서 술을 내리려는 사람들이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져볼 수 있지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5일 오픈하면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첫 고객은 어린 딸까지 동반한 이정문(51, 경기광주시 거주)씨 가족이었다. 광주승마장에서 증류주 공방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는 이 씨는 소주 가운데 증류주를 워낙 즐겨서 자주 구입해 먹고 있었는데 직접 증류주를 내릴 수 있다는 소식에 공방을 찾았다고 했다.

김주수 대표는 이들 가족에게 막걸리를 빚어서 증류로 소주를 내리는 과정을 설명하고 간단하게 증류기 작동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공방에서는 직접 막걸리를 빚을 수 없어서 8%짜리 막걸리 1.8ℓ 11개를 구입해 놓은 상태. 동으로 제작된 상압식 증류기에 막걸리를 넣고 가열하기 시작하자 이슬 같은 증류주가 관을 타고 나오기 시작한다. 김 대표는 처음 나온 술은 80도가 넘는다며 초류(1~2%)라고 하는데 약간의 불순물이 섞여 있어 마시지는 않지만 소독용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여과를 끝내면 병입을 한다.
병입을 끝낸 술병에 ‘내가 만든 술’라벨을 붙인다. 영아주는 이날 참관한 이정문 씨의 딸 이름 ‘영아’에 주를 붙였다. 가족들에게 선물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본류를 30도에서 끊었다. 김 대표는 이 씨에게 몇도 짜리 술을 원하느냐고 묻고 ‘38도’라고 하자 방금 나온 증류주에 정제된 물을 넣어 주정계를 통해 38도에 맞추었다.

아무리 증류한 소주라고 해도 약간의 단백침전물(백탁현상)이 낮은 온도에서 생기기 마련이어서 여과기를 통해 증류주를 거르자 맑고 깨끗한 증류주가 완성되었다.

19.8ℓ를 증류한 막걸리에서는 500㎖짜리 위스키병 6개에 주입하고도 반병 이상이 남을 정도의 소주가 나왔다. 고객들이 이렇게 증류한 술은 판매는 할 수 없지만 직접 마시거나 선물은 가능하다.

술병 마개에 밀랍으로 단단히 봉한다.
출력한 라벨을 붙이면 나만의 독특한 술이 완성된다.
공방 첫 고객이 증류주를 완성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좌로부터 부인 이인섭 씨, 이정문 씨 딸 이영아.

병입을 하고 나서 술병에 오크 칩을 넣어서 숙성시키면 라이스위스키(Rice Whyskey)가 되고 또한 취향에 따라 자신만의 허브를 넣으면 좋은 향을 맡으며 마실 수 있는 나만의 술을 만들 수 있다.

공방에서는 직접 라벨을 만들어 부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라벨을 출력하여 병에 붙이면 내가 만든 멋진 나만의 증류주가 된다. 완성된 술병 마개를 밀랍으로 코팅하면 모든 공정이 완성된다. 증류를 시작하고 약 2~3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공방 이용료:20ℓ 증류기 대여료는 2만원인데 여기에 막걸리 구입가격, 병, 라벨출려, 코팅까지 합하면 대략 6만 원 정도 비용이 발생한다. 증류주로 사용하는 막걸리는 가급적이면 도수가 높은 것으로 사용하면 많은 량의 증류주를 얻을 수 있다.

▴공방 체험문의:김주수 대표(010-6349-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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