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햅쌀로 빚는 술, ‘신도주’에 담긴 풍성한 감사의 마음”
한 해의 풍요로움을 함께 나누는 추석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명절은 단순한 가족 모임을 넘어, 햅쌀로 장만한 음식과 함께 새로 거둔 첫 벼로 기름처럼 빚은 술까지 상에 오르며 수확의 기쁨을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 술이 있으니, 바로 신도주(新稻酒)입니다.
신도주 즉, ‘햅쌀술’은 한 해의 첫 수확물로 빚은 술을 의미합니다. 순우리말 표현 그대로 ‘햅쌀술’이라 불리기도 했으며, 일부 지역이나 문헌에서는 ‘신곡주’ 또는 ‘백주’로도 언급됩니다. 이러한 명칭은 모두 ‘새 곡식으로 빚은 술’이라는 공통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신도주는 추석에 반드시 등장했던 제의적 술이었습니다. 조선 후기의 요리·양조 관련 문헌인『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과, 1837년 전라도 지역의 양조 비법서 『양주방』에서는 햅쌀 술을 만드는 방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양주방』에서는 햅쌀가루 떡과 누룩을 이용해 밑술과 덧술을 거쳐 맑게 숙성하는 과정을 전해주며, 이 술이 단순한 음료를 넘어 한 해의 감사와 소통을 담은 전통문화였음을 보여줍니다.
추석 차례 상에 이 술을 올리는 전통은 수확에 대한 감사, 조상에 대한 공경, 이웃과의 나눔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모두 담고 있었습니다. 조선 후기 문헌에도 “차례 상에는 맑은 술을 올리고, 나머지 탁한 술은 이웃과 나눴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신도주는 제주(祭酒)이자 잔치술이었습니다.
오늘날 신도주 문화는 다소 사라졌지만, 현대에도 그 의미는 충분히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 해의 결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고, 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누는 풍성한 자리에 햅쌀로 빚은 전통주를 더한다면 더욱 특별한 추석이 될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을 현대적으로 복원한 양조장들도 늘어나고 있어,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새로운 경험으로 확장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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