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여겨 볼만한 해외 여행지
타이완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타이난
한국관광객에겐 낯선 관광지로 각광 받을 듯
타이베이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약 3시간 거리. 고속열차로는 약 1시간 반이면 닿는 위치에 있다.
타이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며 일찍부터 개발되어 16세기에는 중국 푸젠 성(福建省)에 살던 한민족(漢民族)이 이주했다. 1624년 네덜란드인들이 건너와서 젤란디아성(城)과 프로빈시아성을 쌓고 타이완의 남부지방을 통치하는 중심지로 삼았던 도시가 타이난이다. 1661년에는 명(明)나라 부흥운동의 중심인물인 정성공(鄭成功)의 근거지였으며, 1683년 청(淸)나라가 점령한 이래 200년 동안 타이완의 중심도시였다. 지금도 역사적인 고적이 많이 남아 있다. 공업으로는 면방직이 활발하지만 주변 자난(嘉南) 평야의 농업과 관련된 파인애플․제당․알칼리 등의 공업이
타이난은 아직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잦은 편은 아니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에게는 진먼다오(金門島)만큼 덜 알려져 새로운 관광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타이난 관광의 필수코스 ‘치메이(奇美) 박물관’
타이난시에서 꼭 들러볼 곳은 ‘치메이(奇美) 박물관’이다.
대만의 대기업 치메이 그룹의 창업주 쉬원룽(許文龍)이 개인적으로 오랜 세월 수집했던 박제된 각종 동물, 총기류, 동·서양미술품, 그리고 악기류가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은 2015년 1월1일에 개관했다.
전시품은 일체 사진 촬영이 불허되어 있어 눈으로만 감상해야 되는 아쉬움이 남김 하지만 볼만하다. 박물관이 들어 선 부지도 방대하고 수준 높은 소장품만큼 어마어마하다.
박물관 외부까지는 입장료를 받지 않아 타이난 시민들도 이곳에서 쉴 겸 많이들 찾는다. 박제된 동물들을 나라와 대륙별로 나누어 전시해 두었는데 아이들이 보기 좋을 거 같다.
치메이 그룹은 플라스틱 제조 기업인데 레진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 기업 총수들도 이런 문화사업에 투자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움을 사게 하는 박물관이다.
17세기 중엽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세운 군사요새로, 원래 이름은 ‘제럴드성(城)’이었다. 현재는 보루의 대부분이 없어지고 빨간 벽돌로 된 장벽만 남아 있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방으로부터 운반해 온 것이다. 이 벽돌은 설탕물에 생석회와 벼즙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한다.당시 이곳은 네덜란드 사람들의 정부청사로 이용되었는데, 이후 명 유신의 아들인 정성공이 탈취하여 번영하였으나, 청조 때부터 황폐해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다. 성 옆에는 네덜란드로부터 성을 탈취한 정성공을 민족영웅이라고 써놓은 글귀가 있고, 성 꼭대기의 박물관 건물에는 네덜란드와 정성공의 전투에 대한 이야기와 무기, 중세 갑옷, 모형도 등을 전시해 놓았다.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전망대에서 저녁노을을 감상하거나 타이완해협에 떠 있는 고기잡이배를 바라보곤 하는데, 이 풍광이 ‘타이완 8대 미경’의 하나로 불리기도 하였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안핑은 대만 역사에서 최초로 생긴 항구다. 안핑이 개항하고 나서 외국상인들이 들어와 상사를 차리고 무역을 시작한다. 이 때 영국 사람들이 더지(德記)상사를 세우고 건물을 지었는데 그 후 일본 통치시절에 일본 상인들이 관리하면서 건물 뒤에 소금창고를 쓰던 건물을 방치 하는 바람에 롱수(榕樹) 나무의 뿌리가 벽과 지붕을 뚫고 자라 건물과 나무가 일체가 된 특이한 형상을 볼 수 있다.
마치 용수나무가 건물을 삼킨 듯 하여 한편 무섭기도 하다. 자연의 힘이란 때론 참으로 위대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츠칸러우는 17세기 네덜란드인들이 타이완을 점령하고서 건축한 건물이다. 한 때 정성공이 타이완 수복전쟁시 본부로 사용했으며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이 사용하는 등 역사를 간직한 대만 국가1급 고적이다.
<타이난에서 글·사진 김원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