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길 위에 있다
임재철 칼럼니스트
그런데 새해도 이미 시간의 과객이 되어 싹둑싹둑 가고 있다. 어느 책에서 본 ‘인생은 버스에 오른 것과 같다.’라는 구절이 스친다. 그러니까 가는 인생길에는 오르막길과 험난한 길이 있고 갑자기 도중에 차가 고장이 나기도 한다. 그 길에는 악한 사람도 있고 소중하고 귀한 사람도 있다. 길에는 날씨가 맑고 좋을 때도 있지만 폭풍우도 있다. 가는 길에는 또 즐거움과 행운도 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애니메이터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骏)는 “당신과 함께 있던 사람이 차에서 내리려 할 때, 아무리 아쉬워도 감사하며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한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우리의 인생은 단 한 번, 마치 버스가 지나가는 것처럼, 도중에 비록 좋은 풍경과 행복이 있더라도 결국 유감스럽게 작별을 고하며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진정한 의미라는 생각이다. 가는 버스가 텅텅 비어도 운전사는 차를 종점까지 몰고 갈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함께할 수 없다. 그러니 원래의 삶은 멈추지 않는 길 위의 여정이 아닌 언젠가는 모든 것과 이별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마음대로 떠난다고 해서 떠날 수 없다. 결국 우리 자신이 태연하게 그 길을 갈 뿐이다.
세상사는 길고 집념의 인생은 완벽함을 추구하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우리가 인생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도전을 다 하지만 완벽은 없고 암담한 일상이 이어지기 쉽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본분을 다하고 사는 법을 배우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간다. 그래서 새해 벽두는 언제나 새로운 목표와 도전하고픈 희망이 가득하다.
때문에 새해가 되면 누구나 과거와 작별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 위해 정신을 새롭게 무장하고 나아간다. 혹자는 말한다. 성숙한 사람은 과거를 묻지 않고, 똑똑한 사람은 지금을 묻지 않고, 아주 활발한 사람은 미래를 묻지 않으며, 지혜로운 사람은 모두 자신의 자유로운 마음속에서 산다는 것이다. 인생 살면서 지나간 일, 지금의 일, 미래의 일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제로의 강인한 마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필자로서는 쉽지 않은 공자 말씀처럼 여겨지지만, 명확한 해석보다는 일면 인간의 삶에 대한 견해로 짐작된다. 인생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겪어야 할 과거, 현재, 미래다. 그 인생의 길은 항상 가시밭길과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혼자만의 여행자인 것이다. 어떤 이는 인생의 길은 매우 길고, 미래는 별과 바다처럼 찬란하다고 하지만 어려움 없이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우리의 삶은 단 하루도 똑같은 날이 없다. 그리고 늘 삶에 물음표가 돋아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삶은 먹물의 양으로도 이뤄지지 않고 늙지 않는 청춘도 없다. 인생의 길에서 모든 사람은 항상 어렵고 쓰라리고 외로움의 풍랑 속에 머물기 일쑤다. 어쩌면 인생의 고통과 슬픔, 노력과 끈기로 이를 악물고 버티는 순간들이 우리 마음속의 가장 진실한 감정인지 모르겠다.
산다는 것은 두렵고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인생의 기복을 기꺼이 즐거움으로 마주하며, 결국 우리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 예기치 못한 모든 일을 소중히 여기고,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하고 천명을 따르면 된다. 인생에는 항상 예기치 못한 따뜻함과 끊임없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삶의 큰 흐름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은 가는 길이 있으며, 여전히 우리의 인생 여정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