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오래된 주류도매업의 제도를 당장에 하면 전환하면 왜 곤란한 일이 커질까?

오래된 주류도매업의 제도를 당장에

하면 전환하면 왜 곤란한 일이 커질까?

조성기(아우르연구소 대표연구자/경제학박사)

 

조성기(趙聖基, Surnggie Cho) PhD. of Economics. MPH.

▴아우르연구소, 대표연구원

▴한국대학생알코올문제예방협회, 회장

▴한국할랄산업연구원, 이사

▴살림농산(한살림), 경영고문

(President, BACCHUS KoreaChief Researcher, AOUR Institute Board member of KIHI Consultant, Salimnongsan(Hansalim Co-op.)

 

□ 전체 목차

  1. 정부가 단기적 비용 절감보다 장기적 사회적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
  2. 왜 정책당국은 주류유통제도를 빨리 쉽게 변화시키려고 할까?
  3. 오래된 주류도매업의 제도를 당장에 하면 전환하면 왜 곤란한 일이 커질까?
  4. 유통면허 통폐합의 장단점도 비교·분석해 보자
  5. 알고 보면 경제관과 정책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정책변화의 선택으로 보인다.
  6. 주류유통 면허 제도를 폐지해도 되는 조건부터 철저히 조사 분석해 봐야 한다.
  7. 조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면 점진적이고 보완적인 정책을 채택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책실천이다.
  8. 가장 중요한 일은 비전과 목표의 설정이다. 주류산업 정책의 방향을 잡자.

 

그 보고서의 내용을 2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거론하는 이유는 산업 정책의 변화가 단순히 이뤄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화에 유의하고 현장의 변화를 추적하면서 심층적 검토를 지속적으로 한 후 실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공유코자 함이다.

한국주류연구원의 연구 자료가 아직도 주류산업연구의 정책참고자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규제를 풀고 시장 자유화를 하는 것이 실제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근거를 당시에 현장을 발로 뛰며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정부도 현장의 실제를 무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물론 규제당국, 특히 국세청의 추가연구와 고민, 재차 삼차 이루어진 현장 조사, 이해관계자들과의 끝없는 토의 등이 주요해서 어려운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종합주류도매업의 TO제도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면허와 관련된 제도이므로 주류도매업의 중요한 존립근거가 되기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정책의 효과성을 20여 년간 종합주류도매업 면허 자유화(티오제 폐지)이 자유화를 주장했고 한국주류연구원은 현실시장의 비대칭, 비투명, 비완전경쟁상황을 근거로 면허규제의 유지를 주장하는 차이를 보였다.

한마디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주장해 온 “종합주류도매업 면허 자유화(티오제 폐지)” 논리는 사실상 경쟁정책의 효과성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사업체 숫자를 늘린 경쟁이 시장성과를 높인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주류연구원 연구진의 검토의견은 그 논리 구조 자체가 현실시장의 비대칭, 비투명, 비완전경쟁상황이라는 시장 구조 및 시장과정과 충돌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 논지에 반대하는 논리의 근거들을 제시했었다. 보고서는 한 번이 아니라 수차례 거듭 제시된 것으로 기억한다.

두 기관의 논리는 사실상 문제의 현황과 그 원인, 그리고 대안에서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사실 이론의 뿌리가 같았던 두 기관의 근거 논리가 다를 수는 없었지만 대두된 문제의 현장정보, 현상을 보는 눈, 실재에 대한 의견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었다. 그 내용을 다시 검토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여 년간 종합주류도매업의 면허규제가 경쟁을 억제한다는 기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각과 입장을 정리해 보자.

근본적으로 종합주류도매업이 시장에서 발생시킨 문제가 적지 않다고 보았고 그 원인을 경쟁 제한적 제도인 ‘면허규제’에 두고 있다. 즉, “면허규제가 경쟁을 억제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었다. 그래서 면허규제를 풀고 면허 자유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당시 경제학, 회계학, 행정학, 정책학계 입장도 대부분 그와 같았다. 공정위의 입장에 동의했다. ‘외관상’, 시장의 현실도 대체로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외관상’이었다. 그때그때 그 현장을 종합적으로 오랫동안 직접 관찰 조사해야 변화하는 시장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핵심주장은 4가지 논리와 정책권고로 이루어진다.

첫째 논리는 1990년대부터 국세청 중심으로 종합주류도매업의 면허 숫자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T/O제도로 운영하면서, 도매상들의 신규 진입이 막혀 주류 도매 단계의 경쟁이 크게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면허장수가 줄었지 늘지 않았으니 ‘외관상’ 그 현상은 인정하지 않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경쟁이 줄고 사라지고 있다”라는 것인가? 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공정위의 두 번째 논리는 그 경쟁의 부족으로 인해 도매–소매 단계의 가격 담합을 부추기게 되고, 담합으로 소비자가 술을 사 마시는 식당의 소비자 가격 인상이 유인된다는 것이다. 이른바 나비효과 문제다.

통상 소매식당에서는 도매단계에서 받은 가격의 3배 정도로 소매가격을 책정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에 도매단계에서 소액이 오르더라도 소매가격은 크게 상승해 버리게 된다. 현실이 그러하고 소매가격 결정이 도매 소매 간의 선거래 제도로 움직이고 있어 담합이라는 해석은 당연시되고 식당 레스토랑 호텔 바 등지의 주류가격은 불공정한 거래 관계를 경로로 하여 자동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진실이 된다.

 

도매의 가격상승 유발 원인제공 논리가 생겨나는 경로설명이다. 물론 종합주류도매상의 가격 문제는 업소용 주류에 대한 문제이며 가정용 주류와는 별개의 일이다. 업소용 주류가 줄고 있지만 그 규모가 크고 민생과 직결되어 물가당국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그런데 소비자 가격은 기본 수준과 변화를 쪼개 볼 필요는 없을까? 가격구조와 변화를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격수준의 원인제공자와 가격변화의 원인제공자를 나눠서 보면 시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도매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자유화를 하면 주류공급자 간의 경쟁이 커지고 유통의 효율성이 증가하며 결국 소비자들의 후생이 증가하게 될 것인가?

 

공정위 주장의 세 번째 근거는 효율성 논리다. 시장 진입 자유화를 하면 주류공급자 간의 경쟁이 커지고 유통의 효율성이 증가하며 결국 소비자들의 후생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넷째는 불공정거래가 자유화를 통해 개선된다는 것이다. 이미 주류도매업계에 고착된 선거래제(사전 납품)나 거래처 독점은 면허 제한 구조 때문에 고착된 행태라는 것이다. 면허를 늘리면 시장에서 경쟁이 늘어나 거래처 고착 등으로 인한 불공정 거래행위는 자동적으로 사라지게 된다는 논리다.

 

그러한 논리들을 바탕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종합주류도매업의 면허 수 제한을 폐지하고, 신규 도매상들의 자유로운 시장진입을 허용하고, 불공정거래를 더 치밀하게 감독하고 거래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정책을 권고하게 된다.

물론 아직도 이 권고는 국세청과 기재부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20년 동안 꾸준히 지속되는 권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면허규제가 경쟁을 막는 비효율의 원인”이자 주류도매업의 대부분의 문제의 원인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이는 “자유화가 가격, 후생, 공정성 등을 모두 개선한다”는 주류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교과서적 언명과 일치한다.

 

정부의 규제자유화 정책은 완전경쟁의 신화, 가격자율조정의 효능, 소비자 중심의 효용극대화, 정부의 정책실패에 대한 믿음 등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 논리들은 이론적 기반이 실제로 매우 탄탄하다. 지난 100년에 가깝게 서구 주류 경제학에서 발전시켜온 논리다.

완전경쟁이 자유와 민주를 낳고, 자율가격조정이 소비자 중심의 효용극대화를 달성하며,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실패할 공산이 크다는 믿음 등에서 시작된 것이다. 규제의 자유화로 소비자가 이익을 보고 비효율이 제거되어 초과 과잉이윤이 사라지고 가격이 균형가격을 찾아 간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해석이 실제 현실과 괴리되어 있게 될 때 발생한다.

실제로 그 믿음이 실제상황에서 현실이 되려면 가격신호에만 맡기고 방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관리를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하면서 경쟁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치밀한 정책관리 작업을 일관성 있게 주도면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놔두면 섞는다. 정부는 시장의 생명윤리를 살리는 정원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호 계속>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