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우리 술과 신세대
소주는 과일 소주이후에 과실이 첨가된 탄산 소주(주세법상 기타주류)로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고 맥주 역시 다양한 나라의 수입 맥주 및 국내 수제맥주의 열풍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스키는 저도 위스키의 바람을 타고 지속적으로 도수가 낮아지고 있으며 와인은 다양한 나라의 저가 와인 및 스파클링 와인이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고 그 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주류들인 보드카, 럼, 데낄라,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리큐르 등도 조금씩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우리 술인 막걸리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과일 외에 새로운 과일 막걸리들을 앞세워서 바람몰이를 하려고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주류의 다양성은 지금보다 더 넓어질 것이라 보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주류를 맛 볼 수 있는 기회들은 많아 질 것이다.
술은 하나의 기호품이기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이나 주종을 바꾸기는 쉽지가 않다. 우리나라의 소주나 맥주에 있어서도 맛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제품만을 찾는 고정 팬들이 많이 있다. 그렇기에 대기업 주류 회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과일과 탄산을 넣은 소주를 만들거나 기존 맥주보다 향과 맛이 진한 맥주를 만들거나 해서 새로운 소비자층을 흡수하려 한다. 그러한 새로운 소비자층 중에 많은 부분이 여성과 젊은 신세대 들일 것이다.
우리 전통주 역시 전통주를 마시던 사람들은 그 술을 지속적으로 마시지만 새로운 소비자층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 중에 젊은 세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막걸리의 이미지는 이미 올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기존 쌀 막걸리를 젊은 사람들에게 소비시키기가 쉽지 않다. 그러기에 도수는 낮추고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과실을 넣은 막걸리들을 이용해서 막걸리의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막걸리에 과실을 넣고 맛을 변화시켰다는 것만으로는 젊은 층을 끌고 오기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기존 쌀 막걸리와 다른 신세대 막걸리 시장을 만드는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 나오는 과실 막걸리들은 기존보다 도수도 낮지만 맛을 좋게 하기 위해 향과 색소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형태의 술은 주세법상 기타주류에 들어가고 막걸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술들을 막걸리라 부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막걸리가 아니라고 하기도 그렇고 약간은 이상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러게 형태를 가지는 술에 대해서 새로운 주류의 종류로 주세법상「기타 탁주」라는 이름으로 기타주류 밑에 두고 막걸리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하기는 하지만 향과 색소를 사용한 것을 일정 크기 이상으로 표기 하게 한다면 다양하게 만들어 지는 술에 대해서 막걸리의 영역 안에서 다룰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다음으로 기존과 다른 방식의 마케팅과 홍보이다. 최근에 소규모로 열리는 맥주 행사들을 보면 몇 개 업체가 참가하지 않으면서도 유동인구 또는 젊은 사람이 많은 지역에서 짧은 기간 동안 행사를 통해 홍보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막걸리 또는 전통주 역시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서 홍보를 해야 할 시기라 본다. 기존과 같이 대규모 행사를 통한 홍보는 1년에 1-2번 하는 행사가 되어야 하고 소규모의 그리고 다양한 업체들이 교차해 가면서 참가하고 이런 행사를 통해 우리 술의 다양성과 새로운 홍보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특히 기존과 같은 무료 시음 행사가 아니 유료 시음을 통해 우리 술의 가치를 스스로 되찾고 새로운 전시 방법을 지속적으로 접목해봐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방송을 통한 홍보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은 정규방송 외에 팟캐스트 또는 일인미디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유명 팟케스트는 청취자가 몇 만 명씩 듣는 경우도 있으며 특히 고정 청취자들은 열혈 팬들이기에 여기에 발맞추어 팟캐스트에 광고를 하는 중소기업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 팟캐스트는 방송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기에 주류 광고가 가능하기에 이러한 곳에 관심을 가진다면 조금은 홍보의 영역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신세대들에게 우리 술을 알리려는 방법은 그동안 많이 시도되어 왔다.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 효과가 있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것이며 우리의 전통주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신세대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장기적인 계획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젊은 사람들 사이에 한복을 입고 고궁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유행에 맞추어 외국인도 자연스럽게 한복을 입고 고궁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다. 기존에 한복을 입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한복이 매우 자연스러운 신세대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우리 전통주 역시 신세대들에게 기존과 다른 재미나 의미를 부여해 준다면 고궁에서 한복 입기처럼 새로운 소비 방법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며 그러한 붐을 만들기 위한 접근에 대해 더욱 고민해봐야 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