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미국에 그랜드 캐년이 있다면 중국엔 팔천협이 있다

 

미국에 그랜드 캐년이 있다면 중국엔 팔천협이 있다

세계최고 수준의 고난이도 케이블카 ‘ㄱ’자로 꺾이기도

 

여행에서 무엇인가를 얻으려한다면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져야 한다.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1871~1922)가 한 말이다.

새로운 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생각, 새로운 마인드를 가지라는 말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늘 새로운 눈으로 새로운 것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데 있다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중국의 각지를 팸투어를 통해 많이 돌아보았다고 자처하고 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이번에 절실히 깨달았다.

버스로 고속도로를 5시간을 달려도 산이 보이지 않는 대평야 지대엔 끝 간 데 없이 밀밭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다가 눈앞에 불쑥 솟아오른 산맥이 나타난다. 중국의 근간을 이루는 태항산맥이다.

한국의 산들과는 너무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 태항산맥의 속살을 헤집고 들어간다.
 

중국 최초의 중국문자박물관

중국 허난 성 안양시에 위치한 중국문자박물관은 중국 최초의 문자 박물관이다.

중국 국무원의 허가를 받고 설립된 중국문자박물관은 문물보호, 진열전시, 과학연구 등 기능을 한 몸에 지닌 국가 급의 박물관으로 2009년 11월16일에 개관했다고 한다.

총 3만5천㎡의 부지에 5억 4천만 元(인민폐)이 투자되어 총2기 공정 중 현재 1기 공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중국 최초의 문자인 갑골문과 이후 시대별로 변형 발전되어온 중국 한자 유적 총 4,123점이 전시 되어 있으며, 그 중 갑골문(甲骨文), 금문(金文) 등 국보급 유적도 300여점이 전시 되어 있다.

총 1층부터 4층까지 이루어진 각 전시장에는, 갑골문을 비롯한, 중국 내 각 소수민족들의 언어/문자 그리고 각 시대별 서예법, 유명 서예가들의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어, 교육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시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시물엔 훈민정음으로 인쇄된 불경이 있다.

중국문자박물관의 상징적 건물의 하나인 자방(字坊)으로 지어졌다. ‘방(坊)’이란 것은 중국 고대건축의 주요형식의 하나로 ‘패방(牌)’, ‘패루(牌樓)’라고도 불리며, 경물과 랜드 마크의 성격을 지녀서 중화문화의 전형적인 표식이다. 중국문자박물관의 자방은 높이가18.8미터, 너비10미터로 갑골문(甲骨文)과 금문(金文)에서의 ‘字(자)’를 본뜬 것이다. 도철문(饕餮紋)의 그림으로 장식하여 고풍스러우면서도 위엄이 있어서 중국문자박물관의 전체 모습과 혼연일체를 이루어 중국문자박물관의 상징으로 된다. 자방의 양측에는 금빛의 구리 봉조(鳳鳥)조각이 각기 세워져 있는데 이는 상주(商周)청동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봉조문(鳳鳥紋)으로 장식되어 고귀하고 단아한 모습을 갖고 있으며,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한 기세를 갖고 있어 새로운 시기 중국 문자 문명의 새로운 비약을 상징하기도 한다.

 


◈ 동양의 그랜드 캐년으로 불리는 팔천협(八泉峽)

안양시에서 임주시까지는 약 1시간 30분정도가 소요되었다. 이번 팸투어에서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팔천협을 보기 위해서다.

미국에 그랜드 캐년이 있다면 중국에는 팔천협이 있다고 할 만큼 그 스케일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중국 사람들의 자랑이다.

미국의 그랜드 캐년은 위에서 절벽 아래로 흐르는 코로라도 강을 바라보는 관광이다. 그런데 팔천협은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는 관광으로 시작되다가 어느 순간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다는 의미에서 다양성이 있다고 보인다.

태항산 대협곡의 랜드 마크인 팔천협(八泉峡)은 풍경구를 흐르는 주요 세 갈래의 지류(支流) 모두가 숫자 8과 연관(하나의 줄기가 여덟 갈래로 갈라지기도 하고, 다시 또 여덟 개의 갈래가 한 줄기로 이어지기도 함) 이 많다 하여, 팔천협 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400km 이상 길게 뻗은 태항산맥 내 수많은 관광지와 협곡 중 최고를 자랑하는 태항산 대협곡은 그 기세가 웅장하고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최신 개발 관광지로서, 중국 산시 성(山西) 장치(长治)시 호관현(壶关) 동남부에 225,000,000m2 규모로 형성되어 있으며, 주요 관광지는 ‘팔천협’, ‘홍두협’, ‘흑룡담’, ‘청룡협’, ‘자단산’ 총 5가지 관광지로 구성 되어있다. 그 중 팔천협이 태항산 대협곡을 대표하는 가장 핵심적인 메인 관광지이다.

국가삼림공원, 국가지질공원, 중국10대협곡, 국가 4A급 풍경구 등 다양한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호수/계곡/기암괴석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천혜의 관광자원이 모두 함축되어 있어, 장가계(张家界)를 뛰어넘는 관광지로 발전 될 수 있을 만한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 이라는 것이 팸투어 참가자들의 의견이다.

 


◈ ‘ㄱ’자로 꺾이는 세계최고 수준의 고난이도 케이블카

태항산 대협곡 관광센터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높이 208m에 달하는 엘리베이터에 앞도 당한다.

이 엘리베이터는 하산 길에 타고 내려오게 되는데 90도로 깎인 절벽에 이런 엘리베이터를 설치 한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팔천협 관광은 셔틀버스로 시작 한다. 셔틀버스로 한참을 오르면 팔천협 물줄기를 댐으로 막았는데 여기가 선착장이다.

태항산 대협곡 관광지 중 가장 기세가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형태를 띠고 있는 팔천협은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이 연출 되어,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할 정도다.

진 초록빛 물빛이 깎아지른 절별과 조화를 이룬다. 저 절벽에도 푸르게 나무들이 자란다. 강한 생명력 때문일까.

현재 팔천협을 오가는 유람선은 아쉽게도 디젤엔진을 단 밴데 디젤엔진 소리도 냄새도 약간은 역겹다. 금명간 최신식 배로 교체한다니 다행이다.

유람선에서 내리면 계곡 따라 트래킹코스가 이어진다. 길은 험하지 않지만 비 오는 날은 몹시 미끄럽다.

트래킹 코스 주변은 온통 맑은 물이 흐른다. 운 좋으면 팔뚝만한 송어 떼도 만난다. 참취가 윤기 나게 푸르다. 갑자기 참취나물이 먹고 싶어진다.

태항산 정상은 해발이 약 1,700m에 달하고, 계곡의 가장 낮은 지역(600m)과는 약1,100m 정도의 표고차를 보인다고 했다. 총 13km의 길이, 300여 샘원에서 흘러나와 형성된 에메랄드 빛 컬러의 아름다운 협곡은,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영롱함을 자랑한다. 쓰촨 성 구채부 물빛처럼 깨끗하다.

한 시간여의 가벼운 협곡 트레킹을 끝내면 지난 4월에 개장된 케이블카를 탈수 있다. 이 케이블카는 세계적 기술이 적용된 길이가 3km에 달하는데 케이블카를 타고 능선과 능선을 넘으며, 하늘에서 태항산 대협곡의 장엄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ㄱ자’로 꺾이는 세계최고 수준의 고난이도 케이블카는 태항산 대협곡–팔천협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독보적인 관광코스이자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현존하는 지상최고의 작품이라 말할 수 있다.

 

◈ 현공투명관광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 208m 엘리베이터

이날 막상 케이블카를 탈무렵무터 짙은 안개가 몰려와 케이블카를 타고 장엄한 아름다움은 감상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비록, 자욱하게 낀 운무로 인하여, 모든 진경(珍景)을 눈앞에서 바라 볼 수는 없었지만, 북천문(北天门)을 지나, 천공지성(天空之城-208m 높이의 엘리베이터)까지의 트레킹 코스에서 운무를 피해 조금씩 드러나는 팔천협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팔천협 코스에서 제일 난코스는 케이블카에서 내려 북천문(北天门)까지 400여m에 이르는 가파른 계단.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즐겁지 못한 코스가 될 것 같다.

얼마를 더 내려가면 팔천협 관광센터에서 바라보던 즉, 천공지성(天空之城-208m 높이의 엘리베이터)을 만난다.

4000만 元을 투자해서 설치 한 엘리베이터는 반 오픈식으로 밖을 훤하게 내다 볼 수 있어서 관광용으로는 최상급이다.

3대의 엘리베이터는 각각 21명을 태우고 4m/초 속도로 오르내린다. 특히 3층에는 현공투명관광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재미를 더 한다.

“산위에서 놓고, 하늘위에서 구경하고, 구름위에서 걸어 다닐 수 있다”는 느낌이랄까.

팔천협곡-혈유삼척-비천분옥-옥황각-중천문-천공지성에 이르는 팔천협 관광코스는 유람선, 케이블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코스로 여행상품으로는 손색이 없어 보인다.

 

여행의 재미는 첫째는 풍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것이고, 둘째는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본 것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팔천협 관광은 부러운 관광지다. 우리 땅에도 이런 천혜의 자연을 선사해 주지 않은 조물주를 탓해야 할까.

글·사진 김원하 기자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