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우리 술에 맞는 소규모 제조설비가 필요하다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술 바로보기(104)

 

우리 술에 맞는 소규모 제조설비가 필요하다

 

 

더운 여름이 다가올수록 맥주와 관련된 행사들이 많아지고 관심을 가지는 분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수제맥주의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 대부분의 소비층이 젊은 층이라는 게 수제 맥주시장이 계속 확장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듯하다.

우리 술도 여름 기간에 판매가 잘되었으면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우리에게도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우리 술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일 것이다. 최근에 막걸리가 저도수화 되고 여기에 젊은 세대에 맞는 다양한 과일 맛 나는 술들이 생산되면서 젊은 세대가 좋아할 스토리만 만들어 진다면 우리 술도 여름에 지금보다는 더 좋은 판매가 가능할 것이다.

최근에 하우스막걸리(소규모주류제조자)를 생산하는 식당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아직은 기대했던 만큼의 성장세는 아니지만 조금 더 저변이 확대되고 설립 방법이 서로 공유된다면 지금보다는 성장 곡선이 빨라 질 것이다.

하우스막걸리에 대한 문의를 받을 때마다 가장 크게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는 생산 규모와 함께 시설에 대한 문의이다. 하지만 1 kL의 규모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가양주 형태로 술을 만들던 분들에게는 매우 큰 규모가 아닐까 싶으며 생각보다 많은 설비들이 필요하다.

또한 술의 제조에 있어서 소량 제조일 때는 설비의 도움이 없이도 가능할지 몰라서 대량으로 넘어 갈수록 제조방법에서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쌀을 불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찌는 것 그리고 찐 쌀을 다시 식히는 것까지 그 모든 게 소량 제조와 대량 제조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조금 더 오래 유통을 하고 싶거나 조금 더 투명한 약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전통주 제조법과는 다른 현재 양조기법과 함께 설비들이 투입되어야지만 우리가 아는 시중 제품형태를 만들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양조 설비에 있어서는 양조를 하시는 분들이 큰 관심을 안 가지는 듯해서 간략이라도 글을 써보려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양조장 제조설비를 하는 곳들은 큰 업체들이 많이 있다. 한때 막걸리 붐이 불 때 가장 큰 혜택을 본 곳이 제조설비 업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꽤 많은 업체들이 자신들 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들 모두 기존에 있던 설비를 비슷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외국의 양조 설비들을 카피하는 수준이지 우리 술에 맞는 형태의 설비를 연구하는 곳은 없는 듯하다. 또한 많은 곳에서 외국 제품을 완제품 형태로 수입을 해서 우리나라의 제조장에 판매를 하기에 맥주나 와인 설비를 통해서는 좋은 우리 술을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고 우리에게 현재 하우스막걸리를 생산하기 위한 제도나 규정은 있지만 그러한 하우스막걸리를 생산하기위한 소규모의 제조설비들을 생산하는 곳은 많지가 않다. 우선 작은 규모에 맞는 발효조가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그 양조장의 상황과 공간에 따라 둘레가 넓어 질수도 높이가 높아질 수도 있지만 이러한 것을 정확하게 판단해주는 설비 업자도 없는 게 현실이다. 이밖에 약주를 생산하기 위한 여과기에 있어서도 소량의 술을 여과해주는 제품이 있지만 대부분이 외국의 와인을 여과하는 형태여서 우리의 약주에는 잘 맞지 않는 게 현실이며 특히 장기간의 제품 유통을 위한 소규모 살균기는 찾기가 어려우며 주문제작은 가격이 매우 고가이다.

현재 지역특산주를 통해 조금이라도 좋은 술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지만 그 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제조 과정 중에 여과와 살균 부분이다. 오랜 기간 유통을 하기위해서 살균을 해야 하지만 살균기의 가격과 용량 문제로 결국은 생약주 형태로 판매를 하고 있기에 기존 제품들과의 경쟁력을 가지기가 어렵다.

몇몇 뜻이 있는 업체들이 우리 술에 맞는 설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투자비용이 높기에 쉽지 않은 일에 도전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부분은 정부에서도움이 필요하며 외부기관에 우리 술에 맞는 소규모 제조설비 용역을 주어서 소규모 여과기나 살균기 제조도면을 만들고 그 결과를 오픈한다면 우리 술을 소규모로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술의 발전을 위해 소규모 제조시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면 그것을 양조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 보다 그 기반이 되는 설비연구에 지원을 해줌으로써 그 기반을 다졌으면 한다.

이러한 것이 산업논리로 본다면 필요한 곳에서 설비를 연구하고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지만 우리 술 산업의 규모로 본다면 지금 당장에 이러한 발전을 바라기는 어렵기에 기초를 다지는 방안으로 제조설비에 대한 연구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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