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단옷날 풍류는 살아있다

단옷날 풍류는 살아있다

‘단오선 어진 바람’ 5월 5일 단옷날 내외주가에서 풍류

  
삼월 삼짇날 첫 번째에 이어 단옷날(음력 5월 5일) ‘내외주가’에서 두 번째 풍류행사를 가졌습니다. 일 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단오는 큰 명절로 여겨왔습니다.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고마운 지인들과 제자 그리고 전통주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격식 없는 자리를 갖고자 함입니다.

단옷날의 다른 말이 수릿날입니다. 수리의 우리말이 수레이며 높다, 위, 신이란 뜻을 갖고 있어 ‘높은 날’, ‘신을 모시는 날’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날의 풍속으로 창포에 머리감기, 쑥과 익모초 뜯기, 대추나무 시집보내기와 함께 활쏘기 등의 민속놀이도 즐겼습니다.

평일 오후 삼삼오오 내외주가를 찾는 이들을 반기고자 ‘윤진철 명창’ 임께서 흥을 돋는 자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마침 ‘연엽양 청주’로 목을 축일 수 있었지요.

특별히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강사반의 졸업 작품인 동시에 물이 들어가지 않아 빚기도 힘들고 청주양도 많지 않은 귀한 술로써 귀한 손님을 대접한다는 의미를 담았지요. 단맛이 강하지만 진한 연잎의 향가와 식욕을 돋우는 싱그러운 산미가 이른 더위로 지친 몸을 깨웠을 것입니다. 더불어 명창님의 아름다운 제자들의 소리가 정신까지 힐링하게 해 주었습니다.

단옷날 먹었던 앵두화채 대신 다홍빛 앵두와 당일 이른 아침 직접 산에 올라가 쑥을 뜯어 준비하신 윤옥희 선생님의 쑥떡은 봄의 마지막 향기까지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한복려 선생님의 증편은 어떻고요. 작은 꽃잎과 석이버섯으로 작은 꽃을 만들어 한 폭의 수채화도 같은 증편은 손을 대기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삼키는 맛이 알싸한 것 같기도 한 창포주와 김연지 선생님의 순채만두가 참 좋았고요. 박양숙 선생님의 쑥떡은 솜사탕처럼 녹는 맛이었습니다.

내외주가 앞뜰의 이름 모를 작은 꽃들과 반가운 이들이 동화되어 아름다운 배경으로 남을 때에 윤해린 선생님이 연주하는 나직하고 담백한 거문고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와 함께 곁들인 청원 신선주(청주 무형문화재, 전수자 박준미) 한잔은 신선이 된 듯 한 착각을 들게 했지요.

단옷날에는 단오선이라 하여 임금이 신하에게 부채를 하사하고 민간에서도 부채를 서로 주고받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신평 김기상 선생님께서 단오선 위에 아름답게 글씨로 수놓아 주시고 ‘단오선에서 불어오는 어진 바람’으로 위안 받고 애틋하고 정겨운 마음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한복려선생님, 윤옥희 선생님 이하 여 명인님 김윤식 시흥시장 내외분, 방경환 회장님, 이인우 기자님, 문원식 쉐프님, 이미영 쉐프님, 박준미 전수자님 그 외 다 열거하지 못하지만 끝가지 함께해주신 여러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고생해 준 사랑스런 제자들께 인사드립니다. 특히, 김기상 선생님, 우송헌 김영삼 선생님, 윤진철 명창, 윤해린 거문고 명인, 송명숙 가야금명인님께 좋은 추억을 갖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조태경 실장<한국전통주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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