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철의 와인교실(46)
알 카포네(Alphonse Gabriel Capone, 1899-1947)
김준철 원장 (김준철 와인스쿨)
◇ 미국 금주법의 최대 수혜자
스무 살 때 시카고 갱단의 중심 세력으로 자리 잡고, 1925년에는 시카고에서 갱의 제1인자가 된 알 카포네는 매춘과 밀주, 밀수, 도박장 등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1927년에는 1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의 사업은 금주 시대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이룬 것으로 그는 ‘금주법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14세 때 여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퇴학당하고, 어렸을 때부터 뉴욕의 파이브 포인트 갱단(Five Point Gangs)에 들어가 활동하였으며, 금주법이 발효된 1920년 21세 때부터 무대를 시카고로 옮겨, 시카고 아웃핏(Chicago Outfit)의 두목인 ‘조니 토리오(Johnny Torrio)’의 보디가드로 출발하여, 1925년에 토리오가 암살 위협을 겪은 후 은퇴하자, 그의 후계자가 되어 수많은 부하를 거느리며 시카고에서 ‘밤의 대통령’ 노릇을 했다.
◇ 성 발렌타인데이 대학살
엄청난 밀주와 밀수의 이권을 놓고 마피아들 사이에선 주도권 다툼이 자주 벌어졌는데, 당시 시카고의 암흑가에서는 ‘벅스 모런(Bugs Moran)’이 이끄는 아일랜드계 갱단에 알 카포네의 이탈리아계 갱단이 도전하는 형태였다. 1926년 9월 26일 아일랜드계 갱단이 알 카포네 측에 톰슨 기관총을 난사(Drive by Shooting)하였고, 이윽고 1929년 2월 14일 알 카포네가 이끈 갱단은 경찰로 분장하고 아지트에 쳐들어가 벅스 모런 휘하 갱단 7명을 살해하고 암흑가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알 카포네 갱단은 이렇게 수많은 사람을 살해했지만, 그는 항상 건재했다. 검찰과 경찰 심지어는 시카고 시장까지 그의 영향력 아래 있었고, 치밀하게 근거를 남기지 않고 항상 배후에서 범죄를 지휘하였기 때문에 뚜렷한 구속 사유가 없었다.
이때 시카고는 연방정부에 마피아를 소탕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그 후 국세청의 ‘엘리엇 네스(Eliot Ness)’가 나타나는데, 그가 꾸린 팀은 매수가 통하지 않아 ‘언터처블’이라 불렀다. 결국 알 카포네는 엘리엇 네스에게 체포되는데, 알 카포네가 기소된 죄명은 살인죄나 밀주, 밀수가 아니고 우습게도 ‘연방소득세법 위반’이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카포네가 구속된 1931년에만 전년의 두 배가 넘는 체납 세금이 들어왔다는 점이다. 탈세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에 놀란 범죄자와 시민이 체납된 세금을 납부하기 시작한 것인데, 이를 가리켜 ‘알 카포네 효과’라고 한다.
그는 이 혐의로 1931년 기소되어 8년간 옥살이(알카트레즈)를 하다가 석방되었고, 그 후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서 은둔 생활을 하다가 암살에 대한 공포와 매독으로 시달리다가 사망한다.
◇ 밤의 대통령
그러나 그는 부모나 형제, 아내에 대한 생각이 지극했고, 무료 급식소를 차려 하루 세끼의 식사를 제공하였는데 하루에 약 3,500명이 이용했다고 한다. 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파티도 열어주고, 병원비도 내주는 등 자선사업도 많이 하였다. 그래서 일반 시민들은 그를 현대판 ‘로빈 후드’라고 별명을 붙이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폭력이 난무하고 정부를 믿지 못하는 시대라서, 오히려 알 카포네 갱단에게 보호를 요청하여 안전을 지키는 사례도 많았다. 그리고 알 카포네는 그의 친척 중 한 명이 유효기한이 지난 우유를 마셔서 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하고, 우유병에 유통기한 또는 “판매기한”을 표시하기 위해 힘을 쓰기도 했다.
공직자들이 직분에 충실하지 않을 때에 범죄조직이 설치고, 무능하고 부패한 국가조직은 오히려 경제적 기생충이 된다. 실제로 미국의 금주법 시기는 국가가 ‘밤의 대통령’에게 사회적 역할을 맡겨 왔다고 볼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마피아조직이 그 지역을 다스릴 때는 힘없는 사람이라도 거리에서 강도를 당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알 카포네는 이런 점을 익히 알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상류사회란 사회적 지위를 잃지 않고, 이익을 만끽하려는 뻔뻔한 놈들로 이 ‘훌륭한 사람들’은 합법적인 공갈을 일삼고 있다. 나는 시민이 바라는 것을 공급했을 뿐이다. 내가 범죄자라면 선량한 시카고 시민들 역시 유죄다.” 현재도 감옥에 있는 범죄자는 대부분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서 도덕적 관념이 없고, 참을성이 없어서 섣부르게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고, 더 큰 범죄자들은 저 위에서 국가를 위해서 일한답시고 군림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 알 카포네 밀매점 수칙
술을 판매하는 불법 주점인 ‘스피크이지(Speakeasies)’는 1920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의 금주시대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은 알 카포네의 스피크이지 수칙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와 닿는 점이 있다.
◇ 카포네의 스피크이지(Capone’s Speakeasy)
– 술 마시러 오는 사람 대 환영. 다음 사항을 지키면 오케이. 지키지 않으면 바로 퇴출 –
* 외상 사절. 현찰 없으면 술 없음.
* 보스 테이블이나 소파 근처에 얼씬 거리지 말 것.
* 밀주 매장에서는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말 것.
* 정중하게 행동할 것. 주먹싸움은 금물.
* 모든 총기류는 도어맨에게 맡길 것.
* 주류 밀매자는 환영, 밀고자는 사절.
* 정치, 종교, 사회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지 말 것.
* 매춘부를 제외한 여자에게는 수작 걸지 말 것. 다른 남자의 여자는 가까이 하지 말 것.
* 경찰이 급습할 때는 술을 급히 마셔버릴 것.
* 술고래는 퇴출.
* 술을 갖고 나가지 말 것. 마셔버리거나 그대로 둘 것.
* 소매치기, 도박꾼, 사기꾼은 출입 불가.
필자:▴김준철와인스쿨(원장)▴한국와인협회(회장)▴고려대학교 농화학과, 동 대학원 발효화학전공(농학석사),▴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프레즈노캠퍼스 와인양조학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