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1천 년 맥을 이어온 술도가 추성고을 梁宰彰 부사장

1천 년 맥을 이어온 술도가 추성고을 梁宰彰 부사장

세계 주류업계가 인정하는 추성고을 타미앙스

대나무의 청량함이 술잔에서 피어난다…대통대잎술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던고/ 굽을 절(節)이면 눈 속에 푸를쏘냐/ 아마도 세한고절(歲寒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고려 말기의 충신 원천석의 시조다. 대나무는 사군자(四君子) 중 하나로 꿋꿋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시조다.

추성고을 양재창 부사장

인구 4만5천여 명이 살고 있는 담양에는 3가지 자랑거리가 있다, 첫째는 한국 가사(歌辭) 문학의 거장 송강 정철이 이곳에서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 등을 써서 가사 문학의 산실이란 것과 두 번째는 한국 정자문화의 꽃을 피운 ‘소쇄원’이 있어 한국 정자문화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고장이라는 것. 세 번째는 대나무의 고장이라는 것이다. 담양은 전국 대나무밭의 1/4 면적을 차지하고 있고,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1. 양대수 명인의 전수자이자 추성고을 부사장 양재창 씨가 ‘추성고을’이 걸어온 내력을 설명하고 있다.

2014년 3월에 개관한 호남기후변화체험관에서는 신석정(辛夕汀) 시인의 『대숲에 서서』의 시를 만날 수 있다.

“대숲으로 간다/ 대숲으로 간다/한사코 성근 대숲으로 간다/ 자욱한 밤안개에 버레소리 젖어 흐르고/ 버레소리에 푸른 달빛이 배어 흐르고/ 대숲은 좋드라/ 성글어 좋드라/ 한사코 서러워 대숲은 좋드라/ 꽃가루 날리듯 흥근히 드는 달빛에/ 기척 없이 서서 나도 대같이 살거나”

 

양 부사장은 상당한 노하우의 경력을 지닌 양조인

신석정은 대나무를 그냥 좋은 것으로만 보았지만 담양에서 나고 자란 양대수(梁大洙,71: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2호) 명인은 대나무에 술을 넣을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를 상품으로 개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술이 ‘대잎술’이다. 대나무를 모티브로 개발한 술이 좋아 1990년 추성고을이란 양조장까지 차리게 되었다. ‘추성(秋成)’이라고 회사 이름을 지은 것은 담양의 옛 이름이 추성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추성고을은 민속주 국가지정을 받아 오늘에 이른다.

양대수 명인의 대를 이어 ‘추성고을’을 이끌고 있는 이가 양재창(梁宰彰 44) 부사장이다. 양재창 부사장은 양대수 명인의 아들이다. 양 부사장의 입을 통해 추성고을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국 사회에서 가업을 잇는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가업을 물려줄 만한 것이 있어야 하고 물려받을 사람이 이를 이어받을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두 조건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아 가업을 접는 업체가 생각보다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전국에는 1천여 개가 넘는 양조장들이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는 2세들이 양조장 일이 힘들다고 거들떠보지 않아 양도되거니 문을 닫는 업체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추성고을에는 아름다운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는데 주류 전시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의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

그런데 추성고을의 경우는 두 조건이 잘 맞은 것 같다. 소위 케미가 맞은 것은 현재 양재창 부사장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술 빚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며 자랐다고 한다. 어렸을 적부터 술을 가까이하고 자랐지만, 술은 안 마신단다.

“중학교 때로 생각납니다. 어느 날 술독에서 소리가 심하게 나더라고요, 마치 소나기가 퍼붓는 소리 같아서 뛰어가 보니 술독 안에서 술들이 용솟음치고 치고 있더라고요, 참으로 신기 했습니다. 분명 쌀과 누룩, 물밖에 넣은 것이 없는데 저런 소리를 내다니… 그때부터 술 빚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때문인가 대학에서도 식품영양학과에서 식품에 관한 공부를 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술빚기만 전문으로 교육하는 학과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질적으로 추성고을에 입사(?)해서 양조업무를 시작한 것은 2008년이지만 따지고 보면 그 이전부터 양조장 일을 한 셈이어서 상당한 노하우의 경력을 지닌 양조인 이라고 할 수 있다.

타미앙스

세계 유명 주류품평회서 수상한 타미앙스

추성고을의 대표인 양대수 명인은 농협에서 24년간 근무하고 나서 한때는 지자체에서 정치인의 활동도 했던 경력의 소유자다. 그러나 가업을 이으라는 부친의 유언에 따라 술 제조자가 되기로 하여 오늘에 이른다.

양 명인은 우리나라 전통주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2000년, 42세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식품명인 22호로 지정됐고, 2013년엔 정부가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철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추성고을’이 개발한 주품 가운데는 2013년 대한민국주류품평회에서 ‘타미앙스’로 일반증류주 부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2014년에는 세계 3대 주류품평회인 미국샌프란스코

SWSC에서 DOUBLE GOLD, 벨기에몽드셀렉션에서 GRAND GOLD를 수상하여 2관왕의 영광을 누린 술이 바로 타미앙스다.

양대수 명인이 개발한 “타미앙스는 100% 국내산 쌀과 누룩으로 빚은 발효주를 2번의 증류 과정을 거쳐 구기자, 갈근, 솔잎 등 13가지 한약재를 첨가하여 대나무 통에서 10년 이상 숙성시켜 생산하는 술”이다. 알코올 도수가 40%인 술인데도 향은 물론 목 넘김이 부드러워 주당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서 잠깐, 그런데 주명(酒名)을 구태여 불어로 지은 까닭은? ‘타미앙스’는 불어 발음 맞고요, ‘담양’을 불어로 하면 ‘타미앙스’가 됩니다.

양재창 부사장이 개발한 프루즈.

양 부사장이 개발한 딸기리큐르 프루즈는 마시기 좋은 술

양대수 명인의 전수자는 양재창 부사장이다. 양대수 명인에게 정성과 철학을 담아 전통주 제조법을 전수하고 있다고 했다.

양 부사장은 가업을 잇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버지가 이룩한 각종 술 개발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에 양 부사장이 개발하여 MZ세대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술이 ‘프루즈(15도)다. 딸기를 주정에 담가 우려낸 리큐르 주인데 하이볼로 마시기에 적당하다고 한다.

프루즈는 2024년 7월에 첫 출시를 했는데 소문을 듣고 젊은 층들로부터 꾸준한 주문이 들어 온다고 양 부사장은 말했다.

술병에 살금이가 그려진 것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양재창 부사장.

살금이를 아시나요?

추성주는 ‘살금이(살쾡이, 또는 삵)’를 캐릭터로 사용하고 있어 거의 모든 주병에는 ‘살금이’그림이 그려져 있다. 하고 많은 동물 중에 살금이를 캐릭터로 사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양 부사장은 “신선이 되고 싶은 살쾡이가 그 술을 훔쳐 마시고 사람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데 추성주의 유래인 전설 속 살쾡이를 모티브로 추성고을 양조장의 캐릭터로 ‘살금이’가 탄생했다고 했다.

때는 고려 초 추월산 자락의 천년고찰 연동사의 스님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빚어 마시던 곡차(술)의 맛이 어찌나 좋았던지 마시면 신선이 된다고 해서 ‘제세팔선주(濟世八仙酒)’라고 했다고 한다.

설화에 의하면 어느 날 신선이 되고 싶은 한 살쾡이가 그 술을 훔쳐 마시고 사람이 되었다는 전설이 널리 알려져 지금의 추성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것. 살금이는 추성을 양조장의 관심과 열정으로, 귀엽지만 품격 있는 술 도둑 ‘살금이’로 탄생하여 세상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살금이가 현재 추성고을에서 생산하고 있는 술을 마시면 사람이 아닌 신선이 되지 않을까.

 

‘1천년 맥을 이어온 술도가 추성고을’은 담양의 전통 증류주 ‘추성주’와 이를 생산·복원한 양대수 명인 및 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5대째인 양재창 부사장의 노력으로 전통주 양조장 ‘추성고을’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추성고을을 대표하고 있는 주품은 다음과 같다.

 

추성주:추성주는 누룩과 쌀, 구기자, 오미자 등 한약재 10여 종을 활용해 정성껏 빚은 뒤 25~30℃에서 10~12일간 발효하고, 숙성․ 여과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일반적인 전통주와 달리 6~7%만의 누룩을 사용하고, 엿기름을 넣어 발효하는 것이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 25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 어우러져 독하지 않다.

추성고을의 전통주 가운데 으뜸은 역시 대잎술. 은은한 대나무 향에 취한다.

대잎술/ 대통대잎술:대통대잎술에는 멥쌀과 주재료로 솔잎, 구기자, 진피, 오미자 등 6가지의 한약재가 들어가 저온 숙성하여 술을 빚고 있다. 달짝지근한 맛과 함께 각종 한약재가 조화롭게 맛을 내는 대통대잎술은 마치 약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12도의 약주로 대나무의 싱그러움과 청량함을 가득 채운 약주로 2021년에는 청와대 추석 선물로 선정된 약주다.

▴​타미앙스:타미앙스는 쌀을 기본으로 구기자, 오미자, 산약 등의 10여 가지 한약재로 빚어 여러 가지 약재가 들어가는 어원 그대로의 약주(藥酒)다. 발효주를 2번의 증류 과정을 거쳐 대나무와 함께 수년간 숙성되어 영롱하고 은은한 황금색 빛깔을 띠며 한약재의 향과 맛이 자연대나무와의 숙성 과정에서 순화되어 목 넘김이 부드럽다.

죽력고

죽력고:죽력고는 대나무의 고장, 담양의 대나무를 국내 최초로 추성고을에서 특허받은 기술로 추출한 죽력(竹瀝)과 생강, 석창포, 계피 등을 넣고 숙성한 증류주이다. 술 이름에 붙는 ‘고(膏:살찔고)’는 최고급 약소주에만 붙일 수 있는 술의 극존칭으로 그 명성이 뛰어나다.

일반증류주로 알코올도수 25도(300)와 40도(500㎖)짜리가 있다. 대나무의 향과 상쾌한 끝 맛을 가지고 있다.

글·사진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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