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술

1970년대 막걸리의 소비 감소는 왜 이뤄 났을까?(1)

우리 술 그것이 궁금하다(3)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06)

 

1970년대 막걸리의 소비 감소는 왜 이뤄 났을까?(1)

 

온고지신(溫故知新) – 옛 것을 익히고 나아가서 새것을 앎

최근 큰 규모의 전통주 및 막걸리 행사가 없는 것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과거의 추억에 빠져 보기도 한다. 막걸리 붐이 한참 불던 2009-11년만 해도 막걸리 엑스포, 막걸리 트랜스포머전, 16강 막걸리 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있었고 그 행사를 통해 많은 술들을 쉽게 접하는 기회가 있었다. 물론 비슷비슷한 행사가 발전 없이 진행되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문제점도 있었고 우리 술의 발전 모습이 적었기에 지금의 행사 빈곤기가 오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침제기가 왜 왔는지에 대한 의견은 많이 있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의 반한감정, 국내외의 주류 환경 변화, 엔화 감소에 의한 문제 등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하나의 정답이 있지는 않을 것 같고 많은 이유들이 모여서 지금의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처럼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에 대한 원인을 잘 분석하고 나면 해결책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며 다시는 그러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게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 막걸리의 소비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74년으로 1,686,177 kL로 전체 출고량의 74.2%를 차지할 정도로 지금의 맥주, 소주를 더해야만 하는 점유율을 가지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1975년부터 서서히 점유율이 줄어들면서 1988년에는 막걸리 출고량이 맥주 출고량에 추월당하고 현재는 약 10% 정도만을 차지 할 정도로 감소했다. 그렇다면 어떠한 이유로 한 시대를 주름 잡던 주류가 쇠퇴했는가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막연히 소비자의 기호도의 변화나 카바이드 막걸리라는 불량 막걸리의 유통으로 인해 감소되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감소의 이유를 살펴보고 다음에는 이러한 결과를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적어 보려 한다.

 

지면 관계상 자세한 내용을 다루지는 못하기에 관심 있는 분들은 ‘1970-80년대 막걸리 소비 퇴조에 관한 민속학적 연구(허정구)’ 논문을 읽어 보기를 바란다. 이 논문에서 제시한 이유들은 상당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이기에 정리해서 여기에 옮겨 보려 한다.

1960년대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로 인해 전체 술 생산량이 증가하였으며 이때 막걸리의 소비량도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1975년 이후 크게 4번의 감소 시기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1975년으로 8.3%의 출고량이 감소하였다. 이때의 감소 원인은 막걸리 원료의 잦은 변동으로 인한 품질의 저하와 소주의 가격 및 도수의 감소를 이유로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1978년으로 9.3%가 감소하였으며 이때는 밀가루 막걸리에서 다시 쌀 막걸리로 원료가 변했던 시기이다. 세 번째는 1983년으로 12.4%가 감소하였는데 이때는 막걸리의 도수가 6도에서 8도로 바뀌는 시기였다. 네 번째는 1986년 이후 외국 술 수입 장벽이 낮아지는 시기와 함께 맥주가 대중주로 자리잡아가는 사이에 막걸리는 카바이드를 넣고 물을 타고 맛이 불완전 하다는 소문에 이미지가 추락하던 때이다.

이처럼 우리의 막걸리는 대외적인 이유도 있지만 스스로의 잘못된 변화에 의해 소비감소가 이루어 진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는 먼저 원료의 문제가 되었던 1,2차 감소에 대해서 살펴보려한다.

막걸리에서 멥쌀의 사용이 금지 되었던 것은 1966년의 일이며 밀가루, 옥수수, 고구마, 보리쌀 등의 사용을 권장하면서 농산물의 수급 조절 창고로 양조산업을 이용하였다. 이후 밀가루를 막걸리 원료로 사용해오다 1차 감소시기였던 1974-75년에는 4차례의 원료 변화가 있었다. 1974년 1월 에는 밀가루 50%, 보리쌀 50% 이상 사용, 같은 해 6월에는 밀가루 70%, 옥수수가루 30% 이상 사용, 1975년 1월에는 다시 밀가루 60%, 옥수수가루 30%이상 사용, 11월에는 밀가루 70%, 30%사용 등을 사용하게 했으며 이때 술맛이 들쭉날쭉해졌으며 맛이 거칠어지자 막걸리에 대한 소비 수요는 위축되었다. 이것은 원료의 변화가 양조장의 기술개발이나,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에 맞춰 이뤄진 것이 아닌 외부조건과 정책에 의해 바뀌다보니 양조장들의 기술력이 따라가지 못했고 그로인해 술 품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막걸리에게 타격을 준 것은 1977년 쌀 막걸리가 부활하면서다. 정부는 풍년이 되고 쌀이 남아돌자 쌀 막걸리를 허용하면서 소비자들이 크게 환영을 받고 기대를 했지만 쌀 원료가 밀가루에 비해 비싸서 가격이 50%이상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에게는 막걸리의 이미지가 ‘값싸고 맛좋은 술 막걸리’라는 이미지가 깨진 것이다. 또한, 밀 막걸리에 오랜 기간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쌀 막걸리는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볍고 싱겁다는 평을 하고, 이유가 쌀 막걸리에 물을 더 탔기 때문이라 의심하면서 전체적으로 제품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서 쌀 막걸리가 출시된 다음해에 전년대비 9.3%가 줄어들게 되었다.

이처럼 막걸리의 소비 감소의 영향을 딱 몇 가지의 이유로 이야기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시장에서의 요구를 반영한 원료의 변화가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한 변화에 의해서 우리 막걸리의 시장은 크게 변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다음호에서는 나머지 두 가지의 막걸리 감소 원인과 그에 따른 지금의 우리 모습을 살펴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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