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묻다’ 다사랑중앙병원 한방과 심재종 원장 (1)
국내 유일 다년간 알코올 의존증 환자를 치료한 전문 한의사
알코올 질환자는 물론 간 기능 강화에 탁월한 ‘淸肝解酒丸’ 특허
가을비 추적추적 내리는 날 대포 한 잔 생각이 나는 주당과 회식 자리 파(罷)하자는데 바짓가랑이 붙들고 한 잔만 더 하자는 주당 중 누가 알코올 중독자일까? 이 같은 우문(愚問)에 다사랑중앙병원 한방과 심재종(沈載鍾, 52세) 원장은 “후자가 십중팔구 알코올 중독자일 경우가 크다”고 했다. 전자의 경우는 물을 마시고 싶을 때 느끼는 갈망증(渴望症)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술을 좋아하는 혹자들은 술 생각만 나도 ‘알코올 중독 초기’라는 자가 진단을 내리고 술병을 고치려 든다. 술을 가리켜 예로부터 백약지장(百藥之長)이요 백독지원(百毒之源) 이라 했다. 적당하게 잘 마시면 혈액 순환에도 좋고 기분도 좋지만 너무 과음하게 되면 모든 독약(毒藥)가운데에서 가장 나쁜 독약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술을 마실 때에는 적당하게 일정한 규율을 지켜야 하는데 이것이 생각처럼 잘 안 된다. 그러다보니 사회 일각에서는 술로 인한 병폐가 날로 심해져 선한 피해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본지에서는 술로 인한 갖가지 문제점들을 전문의를 통해 처방전을 받아보는 기획 시리즈 <명의에게 묻다>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다사랑중앙병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알코올 질환 전문 병원이다. 국내 유일 양·한방 협진으로 알코올 질환을 치료하는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에서 한방과를 맡고 있는 이가 바로 심재종 원장이다.
– 우선 어떤 경우가 알코올 중독자로 볼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이에 대해 심 원장은 “알코올 중독이란 술을 마시고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직업적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술을 줄이거나 끊을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이 건강 검진 결과 술을 조금 줄이면 된다는 정도의 진단을 받았다고 했을 때 분명 신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게 맞다. 하지만 만약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 부인을 때린다거나 아이들을 괴롭히는 주사 증상이 있다면 정신적 측면의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또 신체적으로는 별 문제가 없지만 술을 계속 마시고 있거나 술만 마시면 2, 3차를 가야 직성이 풀린다거나, 또는 매번 술값을 도맡아 내고 있다면 이 때에는 경제적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직장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술을 마시려 들어 직장 생활이 어려워지게 되고 결국 직장에서도 쫓겨나는 일로 이어지게 된다. 이 때에는 직업적인 측면까지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알코올 중독 환자의 특징을 설명했다.
요약하면 술을 마시고 나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를 조절해야 되는데,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고 계속 술을 마시게 되는 사람을 알코올 중독자라고 보면 된다. 술을 많이 마시고 적게 마시는 것보다는 술을 마시다가 “이제 그만”이라는 소리에 술잔을 내려놓고 ‘STOP’을 할 수 있어야 알코올 중독자 소리를 듣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심 원장은 “알코올 중독은 단지 습관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닌 알코올로 인한 뇌 기능의 이상에서 생기는 뇌질환”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장기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다사랑중앙병원에는 약 250여명의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입원해 있다. 평균적으로 3개월 정도 입원하는데 첫 달은 관리병동에 입원하여 알코올 해독을 중심으로 신체적, 심리적 회복을 위한 치료에 집중한다. 이 때에는 외출이 엄격히 금지되는데, 이후 차도를 보고 개방병동을 거쳐 재활병동에서 회복하는 코스를 택하고 있다.
제 발로 알코올 중독을 자인하고 치료를 위해 입원하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고, 배우자나 부모 등 가족이 타의로 입원시키는 경우가 많다. 심 원장은 “처음 치료를 위해 병원에 온 환자들은 절대로 자신이 알코올 중독 환자임을 인정하지 않는데, 이게 바로 알코올 중독의 전형적인 특징”이라면서 “전문의 상담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알코올 중독을 스스로 인정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회복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환자들은 정신건강의학과, 내과, 한방과 치료를 통합적으로 받게 된다. 내과에서는 알코올에 의한 신체적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상담과 교육, 한방과에서는 단주를 돕는 한방 치료를 시행한다. 알코올 해독은 체질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하므로 환자 개개인의 체질을 분석한 뒤 양방과 한방 치료를 병행할 때 치료 효과가 높다.
이에 심 원장은 이들 알코올 중독 환자들에게 단주 침인 이침법(耳鍼法)과 단주탕(청간해주탕)을 처방해 빠르고 근본적인 치료를 도모하고 있다. 이침법은 귀의 일정한 부위에 침을 놓아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고, 청간해주탕은 간 기능 향상에 좋은 산청목을 비롯해 감피, 매실, 포공영, 황금, 갈근, 갈화 등 총 21가지 한약재가 들어간 탕이다. 심 원장은 “단주침은 술에 대한 갈망감과 금단 현상을 해소하며 단주탕은 신체 기능 회복과 동반 질환의 치료, 영양 보급 및 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국내에서 10년 이상 알코올 중독 환자를 치료해 온 유일한 한의사인 심 원장은 그동안 축적한 임상자료들을 연구 발표하기도 했고, 알코올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간 기능 강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2013년 9월에는 청간해주탕을 ‘청간해주환(淸肝解酒丸)’으로 만들어 특허를 받아내기도 했다. 이 환을 꾸준히 먹게 되면 알코올 중독 환자가 아니더라도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이 완화되고 두통, 속쓰림, 메스꺼움, 복통, 설사 등 숙취 해소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술을 마시지 않아도 평소 피로감을 많이 느끼는 사람에게도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 주변에는 정말 술을 끊고 싶어도 안 된다는 사람도 많다. 이에 대한 처방은?
이에 대해 심 원장은 “정말 술을 끊고 싶다면 주위에 금주를 선언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것은 알코올 전문병원을 통해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은 뒤 본인에게 맞는 기간을 정해 제대로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 원장은 “절주나 단주를 위해서는 가족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본원에서 3개월 동안 치료를 잘 받은 환자가 퇴원하자 가족들이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축하주 한 잔 하자’고 술을 먹인 것이 화근이 되어 재차 입원한 경우도 있다”면서 “알코올 중독은 치료 후 술을 단 한 잔만 마셔도 재발한 것으로 본다. 때문에 환자가 평생 단주를 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가족의 지지와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다사랑중앙병원에서는 가족들을 위한 별도의 가족 교육을 실시하여 가족들이 알코올 중독 환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지원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다.
이외에도 알코올 의존증 환자 및 퇴원자, 사회적 음주자와 문제 음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외래 치료 시스템, 절주 및 단주를 위한 해주클리닉 등이 상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해주클리닉 프로그램은 뇌와 간을 보호하고 알코올을 해독시켜주는 양․한방 프로그램으로, 외국인 환자를 위한 다사랑 글로벌 알코올 클리닉이 함께 운영 중에 있다. 참고로 다사랑중앙병원 한방과는 알코올 질환 외에 일반적 질환의 한방 진료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문의) 031-340-5003
◇ 이런 증상 있는 사람들:▴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애주가▴숙취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사람▴스트레스로 음주가 늘어가는 주부▴피할 수 없는 술자리 때문에 건강이 염려되는 직장인▴과음으로 원기 부족 및 피로감에 시달리는 직장인▴건강한 생활을 목표로 술을 조절하고자 하는 사람.
◇ 효과:▴필름 끊김(블랙아웃) 완화▴음주 후 두통, 속쓰림, 메스꺼움, 복통, 설사, 숙취 해소▴간 손상 예방▴잦은 음주로 인한 고지혈증 개선▴스트레스 완화▴술에 대한 욕구(갈망감) 감소▴과도한 음주로 인한 피로 회복 및 양기 증진.◇ 복용법: 술을 안 마시는 사람도 좋고, 성인 1회 1환, 1일 2회 식후 30분 씹어서 복용하거나 온수에 개어서 복용하면 된다. 단, 음주 시에는 음주 전 10분, 음주 시작 후 30분 단위로 1환씩 복용하면 좋다.
◈ 심재종 원장
◇프로필:▴한의사▴(현) 다사랑중앙병원 한방과 원장▴다사랑한의원 원장▴기자협회보 자문의사
◇저서: ▴보건복지부 우수건강도서 – 술:사람이 선택한 술, 술이 선택한 사람(2009.느낌이 있는 책) ▴알코올의존 환자와 가족을 위한 회복교실(2007. 하나의학사)
◇논문:▴淸肝解酒丸의 알코올 유도 뇌신경세포 손상에 대한 보호 효과(대한본초학회지 제26권 제3호 (2011.9) pp.75-82)
◇포스터:▴단주침의 항갈망 효과와 금단현상 저하 효과(제28회 알코올의존증연구협회(RSA, The Research Society On Alcoholism) 학술대회 초록에 소개(2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