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11)
우리 술 연구는 확대되어야 한다
이러한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의 인터뷰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효모 연구자이므로 술을 좋아한다”고 농담을 하곤 했다는 것이다. 또한 2008년에 아사히 상을 받았을 때는 동료 연구자에게 답례품으로 특별 주문한 위스키에 ‘효모로부터의 가르침’이라는 문구를 써서 주기도 한 일화도 있다고 한다. 아마 술을 연구하거나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기사를 읽으면서 빙그레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술 연구에 있어서 우선시 되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먼저 생각해 볼 것이 미생물과 관련된 것이 기초 연구로써 중요하다는 것이다. 막걸리 붐이 불 때 우리도 외국에서 도입된 균주 외에 우리에게 맞는 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전국의 누룩으로부터 유용 곰팡이와 효모를 찾는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고 그 결과로 2015년도부터 연구 개발된 균주를 주류 업체에 양조용 효모, 씨 누룩 등으로 만들어 분양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우리 전통누룩에서 유래한 토종 전통주 효모 4종의 유전체 지도를 완성하였으며 전통누룩으로부터 우수한 향미를 지닌 토종 효모 균주를 분리하여 새로운 약주 개발을 완료함으로써 토종 효모의 산업적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동한 우리 술과 관련된 활발한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최근에 우리 술과 관련된 연구비 지원은 줄어든 듯하다. 연구자들에게는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과제 계획을 세우고 연구비를 지원 받아서 연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우리 술 연구는 많이 침체되어 있는 듯하다. 과거에도 기사화 했지만 일본의 주류 연구 기관 중 대표적인 곳은 ‘주류종합연구소’(www.nrib.go.jp)이며 이곳에서는 양조에 적합한 품종과 쌀누룩의 개발, 청조효모의 특성 규명 및 육종, 술의 생리기능성 검토, 주류의 안전성 확보, 주류의 품질평가법의 체계화, 주류 제조업의 개량 및 신제품 개발, 미생물을 활용한 폐수처리와 환경보전에 관한 연구 등 일본 술과 관련된 기초부터 활용까지 다양한 연구를 몇 십년동안 지속적으로 진행 하고 있다. 특히 장기 증류주 숙성 연구 등은 100년을 계획하고 진행할 정도로 술 연구에 있어 부러운 부분이 많이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우리도 술에 대한 연구가 많은 곳의 지원을 통해 진행되어 왔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우리 술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과제로 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구기간이나 연구비 규모, 내용을 보면 일본에 비해 부족한 것이 많아 보인다. 많은 기업이나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R&D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부인을 하지 않지만 연구 투자에 대해서는 인색한 경우를 많이 봐왔다. 하지만 실제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 지기위해서는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고 그러기에 더욱더 R&D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술의 신제품 개발에 있어서도 새로운 균주의 연구 또는 새로운 발효 기술 등 R&D는 중요성은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 일 것이다.
조금은 달라 보이는 우리 술 미생물 유전체 연구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전통주 맛의 비밀을 밝힐 중요한 열쇠로 사용될 수 있으며 전통주를 세계적인 주류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중요한 연구이다. 아직까지 우리 술은 각 주류별 기초 연구가 매우 많이 부족하다. 막걸리뿐만 아니라 약주, 증류식 소주 등에 대한 기초 연구가 필요하며 특히 주종별 유용한 균주뿐만 아니라 발효법, 증류법외에 생리기능성, 품질평가법 등 아직 연구자들이 연구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결국 우리 술의 연구 투자만이 해결할 수 있기에 우리 술의 연구는 지속적으로 그리고 지금보다 확대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