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의 우리 술 바로보기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15
‘우리 술 종합 연구소’(가칭)가 필요하다
앞선 기고에서도 여러 번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와 유사한 일본의 경우 주류전체에 대한 기술연구를 하는 주류종합연구소가 1904년 동경에 설립하였으며 1997년 히로시마로 확대 이전하였다. 2001년에는 독립행정기관 형태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전환하였으며 7과(총무과, 연구기획관리과, 홍보기술지원과, 분석연구과, 품질및평가연구과, 양조기술과, 양조미생물과)에 약 46명의 직원(2016.7.10. 기준)이 양조부문 기초연구와 응용연구, 주류 감정분석, 품질평가 및 교육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에는 일본의 주류총합연구소와 유사한 형태의 정부 출연기관으로 주류 전반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곳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류 연구기관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기관과 기업과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기관으로 크게 나눌 수가 있다. 정부기관으로는 한국식품연구원과 농촌진흥청에서 우리 술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 술과 관련되어 기업에서 운영하는 연구소는 2곳의 대형 제조업체를 빼면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제품의 품질관리만 할뿐 연구를 하는 곳은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연구기관으로는 신라대학교 ‘막걸리세계화 연구소’, 전북대학교 ‘막걸리연구센터’, 한경대학교 ‘우리술연구소’ 등이 있으나 막걸리의 붐이 일 때 막걸리를 연구하기 위한 연구센터로 개소를 했으나 최근 막걸리 붐이 꺼지면서 연구 기능도 위축되었다.
현재 우리 술 산업 육성과 관련되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총괄을 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우리 술 관련 연구와 정책적인 뒷받침을 하기 위한 조직이 필요하다. 국내에 있는 주류 연구기관은 민간을 다 합치면 10곳 내외로 적지 않은 것처럼 보이나 각 기관의 업무 특성상 연구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얻기가 힘들다. 특히 기관 모두가 R&D에 대한 연구비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으며 연구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된 우리 술 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 및 정책 연구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의 ‘주류총합연구소’나 프랑스의 ‘파스퇴르연구소’처럼 발효와 양조, 미생물은 물론, 양조용 원료의 품종 개발이나 재배 육종 및 수확 후 관리 등에 대한 공익적 차원의 기초연구와 산업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양조기술 연구 그리고 주류 전체의 정책적인 부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출연기관으로 ‘우리 술 종합연구소’(가칭)를 설치 운영한다면 농림축산식품부의 우리 술 정책에 대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정책 자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연구기관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예산과 조직 등을 갖춰야 하기에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우리 술 연구를 위해서라면 ‘우리 술 종합 연구소’(가칭)의 필요성에는 다 공감을 할 것이라 본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우리 술 종합 연구소’(가칭)에 대한 문제를 고민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