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詩)로 대륙 중국을 헤아려보자(4)
중국 李白 詩 해설집 ‘그대여! 보지 못했는가?’
필자가 당시를 접하게 된 계기
이렇게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중국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당시에 있음을 필자는 깨우치게 된다. 어차피 3년 동안 국가의 녹을 받으면서 대한민국 관광을 중국 현지인들에게 소개해야 할 입장이라 적극적인 만남을 필요로 했는데 이들의 자존심을 세워주면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이때부터 필자의 당시 300수에 대한 도전은 시작됐다. 틈만 나면 외우고 또 외워서 현지인들과의 모임이 있을 때마다 그 분위기에 맞게 몇 수를 목청껏 뽐내며 박수갈채를 받았고, 흡족해 즐거운 마음으로 당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다. 확실히 칭찬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칭찬하는데 과연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특히 공식적인 자리에서 가장 즐겨 읊었던 시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등관작루(登鸛雀樓)
– 왕지환 –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황하는 바다로 흘러가는구나
만약 천릿길을 보고 싶으면
한층 더 올라가세
이 시는 한중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더 멀리 더 높게 내다보자고 중국 시진 핑 주석이 지난 2013년 6월 한중관계를 역설하면서 선물했던 시다. 한·중 관계를 이것저것 말할 필요 없이 이 한마디로 대변했던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중국 쓰촨 성 여유국이나 시정부등 관광관련 공식적인 모임에서 양국 간 관광교류 발전의 미래를 내다보자고 하면서 왕지환 시를 자주 읊조렸다. 바로 당신들 국가주석이 가장 애창하는 시라고 강조하면서.
우리에게도 인간관계나 직무는 물론이고 무슨 일을 하든지 미래지향적으로 더 멀리, 더 높이 내다 볼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청뚜 무후사(成都 武侯祠)에 가면 제갈공명을 뜻하는 어구가 실려 있다. ‘명량천고(明良千古:현명하고 어진 자는 천 년이나 오래 간다)’인데, 명(明) 자의 날 일(日)이 눈 목(目)으로 바꿔 쓰여 있다. 바로 혜안인 것이다. 이렇게 혜안은 멀리 있지 않고 늘 가까이에 있음을 직시하고 이 책을 함께 펼쳐보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 다음호부터는 본격적으로 이태백 시를 소개한다.
<다음호 계속>
*편집자 주:본지는 저자의 양해를 받아 ‘그대여! 보지 못했는가?’ 중에서 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표시를 연제한다. 삽화및 관련 사진은 청어사가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