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방’ 3년을 돌아보며
(사)한국전통주진흥협회장 김홍우
우리술방! 새롭게 디자인된 전통주를 다시 본다
트랜디한 전통주브랜드 편집샵 ‘우리술방’
그렇다면 그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입이 닳게 외치는 전통주에
우선 규모의 문제를 떠나 몇몇 품목을 제외하고 전통주는 일반 소비자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멀리 있는 개념상의 존재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유통라인에서 자본과 규모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일반 대중주와 달리 접근성 부분에서 우선 상대가 되지 않는다. 수 천억 원대의 홍보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 일반주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통주마케팅 비용은 아이들 용돈수준에 불과하다. 그리하여 낮은 인지도 → 낮은 수요 → 낮은 생산력 → 낮은 소득 → 낮은 인지도로 이어지는 소위 빈곤의 악순환이 제대로 된 전통주가 세상에 선을 보이기 시작한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이후 거의 30년간을 지속해오고 있다.
작은 것들이 큰 것들 속에서 생존하기위해 보여 지는 자연생태계가 그러하듯 영세 소규모의 제조장들이 합심하여 공동의 협력관계를 만들어 내지 못한 책임 또한 작지 않다.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적응하기 보다는 나름 지역유지로서의 권위와 현실안주적 개인주의가 지속된 탓이 크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은 현상 속에서 전통주를 잠에서 깨운 것이, 그래서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면서 그들의 기호에 맞도록 하는 첫걸음이 영세제조장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전통주공동주병’ 사업이었고, 공동주병의 효과를 극대화 하도록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우리술방’이다.
왜일까. 지혜로운 소비자들이 눈치를 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렇게 다양한 우리 술들이 있었네”
“가격은 다소 비싸더라도 순수 국산원료만을 사용하니 안심이 되고 숙취부담도 적다면 어디 한번….”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통주공동주병’에서 출발하여 ‘우리술방’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이라도 생산자는 협업과 공동의 의미와 그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다시 해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을 각자의 특색을 살려가면서 제대로 만들어 내야한다. 소비자는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자랑스러운 우리문화의 꽃입네! 등의 현란한 공치사를 빼고서도 그저 입맛에 맞고 안심하고 마실 수 있고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가격이 비싸더라도 제각각 취향에 맞는 좋아하는 전통주 하나쯤 가져보는 것이 그리 큰 문제일까. 사케에 대한 젊은 층의 식지 않는 열정(?)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점이 그렇다.
제대로 된 통계하나 없으면서도 전통주진흥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전통주의 미래를 내다보며 한정된 재원을 활용하여 전통주 산업의 기초적인 인프라구축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생산설비, 교육과 연구개발, 규제완화와 함께 통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 생산적인 마케팅에 대한 지원 등이 정부의 몫이 아닐까.
‘우리술방’을 바라본다. 그리고 전통주의 미래를 생각해본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관련주체들이 힘을 합하면 분명 전통주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민국의 매력적인 또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매김 될 수 있다.
결국, 전통주의 미래는 다른 주체들이 아닌 “우리하기에 달려있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술방’이 국내외 활발히 진출하여 전통주산업활성화의 롤모델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