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하의 취중진담
酒徒가 酒道도 모르면 술 마시지 마라
백약지장일 때는 술의 순기능이 부각되고 백독지장일 때는 역기능이 더 부각되기 때문인데 요즘은 술을 마심에 있어 순기능면 보다 역기능 면이 더 부각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하기야 매사 잘한 일에 대해 칭찬을 듣기보다는 어쩌다 한번 실수를 해서 그 동안의 공을 날려 버리는 일과도 같은 이치일 것 같다.
공자도 일찍이 말하기를 “술 마시고 취하지 않았을 때와 같이 행동하기 어렵다” 하였으니 그 먼 옛날부터 술이 과하면 많은 문제가 발생했던 것은 오늘날과 같았던 모양이다.
술을 친구로 둔 사람은 ‘내가 부를 때는 언제든지 온다. 부르지 않을 때도 가끔 찾아오기도 한다. 허락도 없이 쳐들어와도 싫은 내색 않고, 반긴다’ 고 하여 좋은 친구 연을 맺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나이 들어 ‘술친구’들이 갑자기 불어나면 서로가 ‘고주망태’가 된다. 이때쯤 되면 위아래도 몰라보고 삿대질도 하고 때론 주먹질도 한다.
술친구가 젊었을 때는 친구의 힘을 빌려서 여자 친구에게 사랑고백도 하지만 이 또한 오랜 세월 지나면 주정뱅이로 바뀌어 구박받기 십상인 것이 술이다.
현대인들이 술을 마시면서 신경 쓰는 문제는 운전이다. 현대인들에 있어 운전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술 마시고 이른바 음주운전을 한다는 것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설사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내지 않더라도 적발되어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되면 상단기간 운전을 하지 못하고 벌금 등으로 경제적 손실이 크다.
최근 주승용(여수을)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5년간 음주 운전으로 3회 이상 적발된 건수는 한 해에 4만여 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해마다 음주운전 건수는 23만여 건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2회 이상 적발된 재범률은 16년 45.1%로 2012년 41.9%에 비해 3.2%포인트 증가했다고 한다.
3회 이상 적발 비중도 2016년 19.3%로 2012년에 비해 3.3%포인트 늘었다. 첫 번째 음주 운전 적발 후 두 번째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는 데까지 걸린 기간도 평균 4년 9개월에 불과했다.
주 의원은 “현행 제도로는 음주운전에 대한 예방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음주 운전을 예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못지않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술자리에서 싸움이다.
술 마신상태에서 시비가 붙게 되면 이성을 잃게 되어 주변에 있는 흉기를 휘둘러 상대를 숨지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각종 언론에 나오는 뉴스를 접해 보면 거의 매일같이 이런 음주상해치상이 보도되고 있다.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나 동료를 흉기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일은 다반사가 되었다. 술에 취해 지나가는 행인에게 시비를 걸거나 가족, 특히 부모에게 상해를 입히는 일도 많아졌다.
이런 현상들은 주도(酒徒)들이 주도(酒道)도 모르고 술을 마시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는데도 분명히 예의범절이 있다. 옛 사람들은 술 한 잔을 마실 때도 향음주례(鄕飮酒禮) 격식에 맞춰서 술을 마셨다. 오늘날 그와 같은 격식대로 술을 마실 수는 없어도 최소한 주석에 어른이 참석 했다면 그를 중심으로 예의를 갖추고 술을 마시면 큰 탈은 면할 것이다.
꼭 장유유서(長幼有序)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선배가 있으면 선배의 리더로 아니면 선배 같은 친구가 있으면 그의 리더에 맞춰서 술을 시작하고 끝내면 최소한 술로 인한 폐해는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