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02)
농산물 소비를 위한 ‘지역특산주 품평회’는 어떨까
얼마 전에 ‘지역특산주는 전통주인가?’라는 제목으로 본 지에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다. 이 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가져주시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 최근에 전통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 판매에 있어서 그 관심만큼 반영이 안 되는 듯하다. 우리 전통주가 오래 오래 지속되기 외해서는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전통주라는 이름을 받기 위해서는 국산농산물만을 사용해야하는 규정이 있다. 전통주를 생산하는 무형문화제, 식품명인 그리고 지역특산주 등의 양조장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규모나 판매가 영세한 상황이다. 그러기에 국산농산물을 사용하는 전통주 양조장들에게 많은 혜택이 가야하지만 국산소비가 활성화 될 것이다.
’09년부터 매년 우리 전통주의 명품화를 위해 전국의 전통주를 발굴하고 품질향상 도모를 위한 우리 술 품평회가 개최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술 품평회를 통해 숨어있던 술들이 발굴되고 또한 홍보를 통해 우리들에게 조금 더 가까워졌다. 우리 술 품평회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술(주종)에 대한 품평회이기에 술에 사용되는 원료의 원산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이 수입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보다 약간의 가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우리 술을 만드는데 있어 우리 농산물의 사용이 적어지는 현실에서 조금 더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 술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었으면 한다.
전통주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특산주는 현재 많은 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생산자체는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입 농산물을 사용해 만든 주류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서 자리를 잡기가 어렵다. 그러기에 많은 양조장들은 특정주류를 통한 유통을 하지만 그 물량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특산주 양조장들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지속적으로 우리 농산물 소비확대를 위해서 지역특산주를 활성화 시키려 하고 있다. 또한 농민들 또는 농업인단체 역시 자기들이 자체적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하기 위한 가공산업과 6차 산업화로 술을 많이 생각하고 있기에 지속적으로 지역특산주는 증가할 것이다. 지역특산주라는 이름은 있지만 소비자들은 지역특산주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역에서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 술은 전통주라는 이름보다는 지역특산주라는 개념이 조금 더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지 않을까 한다.
일반면허를 받고 술을 생산하는 양조장들은 영세한 곳들도 있지만 우선은 전통주 또는 지역특산주면허를 받은 곳보다는 조금은 규모가 있고 산업화가 되어 있는 술들이다. 이러한 일반면허 술들과 지역특산주들은 생산되는 술들이 여러 가지로 차이가 있다. 일반 면허 술들이 대중을 위한 대중주 형태라면 지역특산주 술들은 많은 부분에서 프리미엄 또는 약간의 중고가 제품들 형태가 많이 있다. 이러한 술들의 판매 가격 차이는 아마도 생산 원료의 가격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농산물 소비를 촉진 시키고 또한 우리 지역특산주의 활성화를 위해 별도의 ‘지역특산주 품평회’를 개최했으면 한다.
지역특산주 품평회의 목적은 하나이다.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우리 술을 제대로 평가해서 소비자체를 확대시키고자 하는 것이며 전통주보다 지역특산주라는 이름이 소비자들에게 더 많이 인지되어 어느 특정 지역에 가면 그 지역에서만 마실 수 있는 술이 있다는 것을 알렸으면 하는 것이다. ‘지역특산주 품평회’라는 것이 우리 술 품평회처럼 정부에서 운영하기는 ‘우리 술 품평회’가 있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협회차원에서는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지역특산주가 지금처럼 고급화 전략을 취하는 양조장이 많다면 고급화 전략에 맞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농산물과 함께 전통주 판매가 어렵다고 이야기 하는 이때에 다양한 시도가 필요할 것이고 이러한 시도 중에 하나로 ‘지역특산주 품평회’라는 것이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술 바로보기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개발과 농식품 가공팀)